[전남일보]서석대>인류의 도태(淘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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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석대
[전남일보]서석대>인류의 도태(淘汰)
김성수 논설위원
  • 입력 : 2023. 12.05(화) 16:51
김성수 논설위원
‘도태(淘汰)’. 淘(도)는 ‘쌀을 흔들어서 쓸 것과 못 쓰는 것을 가려낸다’, 汰(태)도 ‘흔들어서 걸러내다’는 뜻이다.

자연이 걸러내다. 외부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자연계의 생물 개체가 점차 사라진다는 의미다.

지구는 많은 생명체들의 보고다. 대자연속에 인류를 비롯해 동식물들이 서식하고 있다. 그중 인간은 생태계의 최상위에 자리하며 많은 생명체의 도태에 영향을 끼쳤다.

지구 생태계의 최상위층인 인류도 ‘도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과학계는 인류를 종말로 치닫게하는 위협요소 10가지를 선정했다. 스웨덴의 비영리단체 글러벌챌린지재단(GCF)은 올해 세계인구의 10%이상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위협요소로 핵전쟁·생화학전을 꼽았다. 핵과학자단체가 핵 전쟁 위기를 경고하기 위해 설정한 ‘운명의 날 시계’는 현재 23시57분30초를 가르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이후 30초가 앞당겨졌다.

개발과 산업발달에 따른 기후변화와 생태계 붕괴도 인간을 재앙으로 내몰수 있다고 봤다. 인류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지구온도는 이미 1도 높아졌다. 인간의 등쌀에 1970년대 이후 척추동물 개체수는 무려 58%로 감소했다. 이밖에도 전염병, 소행성 출동, 화산 대폭발, 태양 지구공학, 인공지능, 아직 등장하지 않은 잠재적 위험 등이 선정됐다.

하지만 인류에 닥칠 위기는 과학계의 전망을 한참 빚나갔다. 인류가 다름 아닌 저출산이라는 뜻밖의 원인으로 ‘소멸’에 직면해 있다.

특히 대한민국은 전세계에서 저출산율 1위다. 우리나라의 합계 출산율은 0.7명으로 소멸 수준에 가깝다. 우리나라는 2030년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소멸할 것으로 예측된다. 2050년부턴 한국 경제는 역성장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영화 ‘어벤져스’에 등장하는 악당 타노스는 자원·식량 고갈에 직면한 우주를 위해 생명체의 절반이 죽어야 모두가 행복하다고 믿었다. 영국 경제학자인 토마스 맬서스가 내세운 ‘인구론’ 역시 인구는 늘지만 식량 부족으로 인류에 비극이 찾아올 것으로 봤다.

하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인류는 과학발전을 통해 자원 고갈, 식량 부족 등을 해쳐나가며 맬서스의 주장이 틀렸다는 걸 증명했다.

그럼에도 인류는 저출산이라는 ‘자연 도태’의 길로 빠져들고 있다. 인류의 행복, 이젠 인구를 늘리는게 국가 생존의 필수요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