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용환 논설실장 |
디지털 시대 와이파이는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카메라나 스마트워치, 프린터 등 주변기기는 물론이고 에어컨과 냉장고, 청소기 등 가전제품에 사용되면서 평범한 가전제품을 때로는 장난감으로, 때로는 혁신의 아이콘으로 만들어준다. 스마트폰과 주변기기를 물리적으로 연결하는 블루투스도 와이파이가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이어폰과 헤드셋, 무선 키보드 등을 와이파이로 연결해 스마트폰의 기능을 한단계 높여줬던 블루투스는 지금은 자율주행자동차나 로봇 등으로 영역이 늘어났다. “눈에 보이지 않는 와이파이와 블루투스 기술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 디지털 세상을 바꾸는 힘”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기술적 진보도 눈부시다. 1997년 첫 출시 당시 초당 2글자를 쓸 정도인 0.25메가바이트에 머물렀던 와이파이 전송 속도는 1999년 3세대에 들어서면서 54메가바이트로 늘어났고, 2024년 7세대에는 46기가바이트를 돌파했다. 불과 30여 년 사이에 2만 3000배 늘어난 셈이다. 초기 단순한 웹 브라우징도 힘들었던 통신 환경도 2024년 8K 영상 스트리밍과 원격근무, 자율주행 통신까지 감당할 수 있게 확장됐다. ‘단순한 속도를 넘어 네트워크 환경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주파수 대역도 초기 2.4GHz에서 지금은 5GHz와 6GHz까지 확장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와이파이의 속도와 보안성을 높인 차세대 초고속 데이터 통신 ‘라이파이’(Li-Fi)를 개발했다. ‘빛’(Light)과 ‘와이파이’(Wi-Fi)의 합성어인 라이파이는 빛의 가시광선을 활용한 무선통신 기술로, 지금의 와이파이보다 최대 100배 빠른 224Gbps급 속도를 낼 수 있다. 정보를 빛으로 바꿔 보안도 한층 강화됐다. 와이파이는 일부 계층의 특권이 아닌 모든 국민이 공평하게 접근해야 할 기본 권리가 됐다. 단순한 인터넷 연결을 넘어 디지털 격차 해소에 중요한 역할을 해줄 한국형 K-라이파이, 그 혁신의 성과가 ‘더 빨리, 더 안전하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다. 이용환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