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이건희가 21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울산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34라운드 홈경기에서 후반 42분 선제골이자 결승골을 터트린 뒤 포효하고 있다. 광주FC 제공 |
광주FC는 21일 광주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울산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34라운드 홈경기에서 1-0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파이널라운드 첫 경기를 승리로 출발한 광주는 16승 9무 9패(승점 57)로 전날 무승부를 거둔 2위 포항스틸러스(승점 59)와 격차를 2점으로 줄였다.
또 광주는 이날 승리로 2010년 창단, 2011년 리그 참가 이후 처음으로 울산을 상대로 홈에서 승리를 거뒀다. 광주는 홈에서 울산에 4무 7패를 기록했고, 통산 전적 2승 6무 16패 중 두 차례 승리가 모두 원정이었다.
이정효 감독은 이번 경기 역시 4-4-2 포메이션을 활용했다. 토마스와 허율 투톱이 가동됐고 엄지성과 이강현, 정호연, 김한길이 허리를 이뤘다. 이순민과 김승우, 아론, 두현석이 포백을 구축했고 이준이 골문을 지켰다.
휴식기 훈련 도중 이상기와 이민기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이순민을 레프트백으로 활용한 이정효 감독의 복안이었다. 또 모처럼 제 전력이 가동된 중원의 힘을 바탕으로 상위에 있는 두 팀을 압박해 보겠다는 구상도 엿보였다.
광주는 전반 초반부터 거센 공세를 몰아쳤다. 전반 2분 토마스가 중거리슛으로 포문을 열었고, 5분 뒤에는 김한길이 날카로운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으나 두 차례 모두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이 나왔다.
이어 전반 18분에는 김한길이 중원에서 상대 공격을 끊어낸 후 정호연에게 연결했고, 허율이 이 공을 받아 먼 거리에서 슈팅까지 시도했으나 다시 한번 조현우 골키퍼가 선방했다.
전반 중반까지 유효슈팅은 물론 슈팅마저 한 개도 만들어내지 못한 울산은 일찌감치 교체 카드를 꺼냈다. 전반 24분 만에 22세 이하 카드인 강윤구와 장시영을 불러들이고 바코와 엄원상을 투입했다.
하지만 광주는 흐름을 이어갔다. 전반 28분 두현석의 프리킥을 아론이 헤더로 연결한 것이 조현우 골키퍼의 슈퍼세이브에 막혔고, 이 공이 허율의 허벅지에 맞고 크로스바 위를 넘어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광주는 전반 종반에서야 첫 유효슈팅을 허용했다. 전반 33분 이청용의 중거리슛이 나왔으나 이준 골키퍼가 펀칭했고, 44분에는 두현석이 흘러나온 공을 잡아 침투하는 토마스를 향해 띄워 넣은 뒤 하프발리슛까지 이어졌으나 옆그물을 때렸다.
또 전반 추가시간 종료 직전 토마스가 측면으로 벌려준 공을 받은 엄지성이 치고 들어오며 인사이드 슈팅으로 이어갔으나 뜨면서 균형을 깨진 못했다.
광주는 전반의 기세를 후반 들어서도 그대로 이어갔다. 후반 5분 토마스가 끊어낸 공을 이강현이 한 번 잡아놓고 침투 패스로 이어갔고, 엄지성이 밀고 들어가며 슈팅했으나 조현우 골키퍼의 선방이 나왔다.
이어 후반 12분에는 김영권이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공을 받아 중거리슛을 때렸으나 이준 골키퍼가 펀칭하며 위기를 넘겼고, 이 직후 이강현과 허율 대신 이희균과 이건희를 투입하며 공세를 강화했다.
광주는 승리를 향한 투지를 불태웠다. 후반 24분 울산의 코너킥 상황에서 김기희의 헤더가 이준 골키퍼의 펀칭에도 불구하고 골문 구석으로 향했지만 골라인 통과 직전 엄지성이 오버헤드킥으로 걷어내며 위기를 넘겼다.
이어 후반 34분에는 바코의 슈팅이 이준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곳으로 향했으나 아론이 몸을 날려 걷어냈고, 바코가 다시 공을 잡아 슈팅했으나 이준 골키퍼가 선방한 뒤 아론이 클리어링했다.
두 차례 위기를 넘긴 광주는 한 번의 기회를 마무리했다. 후반 42분 이희균의 침투 패스를 받은 이건희가 조현우 골키퍼의 발이 닿을 수 없는 곳으로 공을 넘기며 1-0으로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정효 감독은 경기 후 “경기를 준비하면서 한 주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경기장에 오신 팬분들과 경기를 정말 잘 준비한 선수들 덕분에 날려버렸다”며 “선수들에게 많은 칭찬을 해줘야 할 것 같고, 구단도 선수들에게 환경 문제와 대우 등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것 같다. 감회가 정말 새로운 승리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오늘의 경기가 K리그에서는 아주 보기 좋은 예시라고 생각한다”며 “서로 치고받고 기회를 만들기 위해 만들어가고 뺏고 뺏기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좋은 성장을 할 것 같다. 저한테도 기분이 좋았던 경기다”고 부연했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