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일보]아침을 열며·이건철> 무안국제공항이 살아야 전라권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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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아침을 열며·이건철> 무안국제공항이 살아야 전라권이 산다
이건철 전 전남관광재단 대표이사
  • 입력 : 2023. 08.02(수) 12:19
이건철 전 대표이사
무안국제공항에 명암이 겹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도지사가 직접 방콕과 나트랑 등지를 방문, 협약과 모객을 촉진하는 등의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17개 시·도 중 유일하게 전남만 외국관광객을 위한 전세기가 떴다. 연초 3월까지 태국 방콕에서 8항차 1500여명이 입항했고, 올해 중 베트남에서 1만여명이 입항할 예정이다. 동시에 일본과 필리핀, 싱가포르 등지에서도 전남을 찾을 계획이다.

주목할 점은 유사 이래 처음으로 전남도만을 대상으로 하는 글로벌관광상품이 출시돼 무안국제공항이 엔데믹 상징 공항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반면, 광주민간공항과 무안공항 통합은 계속 미뤄지고 있고, 광주군공항 이전사업도 무안군의 결사반대로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 그 와중에 함평이 이전 움직임을 보이고, 그 과정에서 일부 지도급 인사들의 섣부른 언행으로 지역사회의 갈등만 야기되고 있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이에 연구원 시절부터 무안국제공항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필자의 입장에서 무안국제공항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면서 공항의 정확한 건설 경위와 경쟁상대인 청주공항의 활성화 사례를 소개한다.

●무안공항의 건설 경위

1. 1988년(노태우 정부) ‘서해안시대의 개막’과 함께 국토 3각축인 수도권, 영남권, 서남권에 각각 1개의 거점 국제공항을 건설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중앙과 지방에서 형성됐다.(우리가 먼저 제기하지 않았음)

2. 이에 따라 1990년 1월 동·서해안 신국제공항 개발 타당성 조사가 시작되고, ‘공항개발중장기기본계획(1994)’과 ‘기본설계 및 호남권 신공항(무안)기본계획(1998)’이 수립됐다.

3. 이를 토대로 1999년 12월 공사가 시작되고, 공사 시작 8년 만인 2007년 11월(노무현 정부)에 서남권 거점공항으로 당당히 개항됐다.

4. 그러나 공항 개항과 함께 이전 통합하기로 한 광주 민간공항과 군공항은 광주시 반대로 통합되지 못했다.

5. 2009년 전남 경제단체를 중심으로 광주공항을 무안공항으로 통합하자고 제안했으나 광주시가 ‘광주 같은 대도시에는 공항이 자리 잡아야 한다’며 민간공항 이전을 반대했다.

6. 같은 해 국방부 ‘광주 군공항 이전 타당성 용역’에서 군공항을 분리해 건설하는 것보다 기존 공항과 묶어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이전 최적지로 무안공항을 제시했다.

7. 무안군 일부에서 민간공항만 수용하고, 군사공항은 수용하지 않겠다는 의견도 도출됐지만, 무안공항 활성화를 명분으로 설득됐다.

8. 2010년 12월 호남고속철도 착공 일정(2015)이 확정되자 전남도가 2015년 이후에는 광주공항 이용객이 급감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무안공항과의 통합을 재차 제안했다. 광주시는 ‘2015년 이후 논의하자’며 거절했다.

9. 2013년 군공항이전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광주시 자체적으로 군공항 이전을 추진했으나, 이전지역 주민의 과반수 동의 조항 때문에 시·도 권한 밖으로 밀려난 상태가 됐다.

10. 그럼에도 광주시가 민선 6기 후반부터 일방적으로 추진해 왔지만, 무안군의 결사반대로 진척이 없이 논쟁만 계속되고 있다.

11. 함평군이 유치전에 뛰어들고 단체장들의 섣부른 언행으로 지역사회의 혼란만 가중되자 도지사가 직접 나서 서남권 거점공항으로서의 무안공항 활성화를 호소했다.

●대전·충북·충남이 협력해 활성화시킨 청주공항 사례

1. 대전시청과 청주공항 간 거리는 55km로 광주시청과 무안국제공항 간 거리(40km)를 상회함에도 대전시가 2007년부터 ‘청주공항이 살아야 충청권이 산다’며 청주공항 활성화를 주도했다.

2. 충북은 물론, 대전·충남도 청주공항에 국제노선을 신규 개설하는 항공사에 결손금을 보전해 주는 ‘신규국제노선 개설 항공사업자 재정지원 조례’를 제정했다.(2007)

3. 대전시 중심 학계·재계·시민단체·언론계 등 각계인사로 구성된 ‘청주국제공항 살리기 협의회’를 구성했다.(2008)

4. 2014년 충청권 공동으로 청주공항을 72시간 ‘환승관광 무비자 입국공항’으로 지정받았고, 동년 충북도는 신규 노선 개발 사업자에 재정지원을 위한 재정지원조례를 개정했다.

5. 이후 청주공항 이용객은 무안공항의 10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소개한 2가지 사례 속에 광주 민간공항과 군공항의 해법은 나와있다. 이제 민간공항과 군공항 가지고 옥신각신할 때가 아니라 한반도 3각축의 하나인 서남권의 거점공항이자 동북아에 동남아까지 포함한 동아시아의 관문공항인 무안국제공항의 활성화를 위해 전라권 각계각층이 나서야 할 시점이다.

2025년 우리나라 공항 가운데 유일하게 KTX기 진입하는 것을 계기로 항공기정비지원센터(MRO)와 항공특화산업단지 조성을 통해 시너지효과 창출 방안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자칫 무안공항이 활성화되지 못해 일각에서 거론된 바 있는 인천공항과 가덕도공항의 2원 체계에 동조해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도지사가 큰절한 이유를 인식해야 한다. 무안공항이 살아야 전라권이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