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기수 수석논설위원 |
도가 이처럼 조폐공사와 손잡고 전용 앱을 구축하는 것은 지역 화폐의 안정적 정착과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서일 게다.한데 내년 지역 화폐 국비 지원액이 크게 줄어 이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다.여야 정치권은 논란끝에 지난 23일 지역 화폐 예산 3525억원을 편성키로 합의했다.정부는 ‘선심성 퍼주기’라면서 애초 관련 예산 6050억원 전액을 삭감키로 했으나 야당의 노력으로 절반을 살려냈다. 재정 기반이 열악한 전남지역 많은 지자체들이 지역 화폐 운용에 어려움이 예상된다.소비자에 적용되는 할인율(5~10%)과 가맹점주에게 적용되는 수수료 면제 등과 같은 인센티브가 국비와 지자체 예산으로 충당되기 때문이다. 국비가 줄어든 만큼 지자체 예산이 늘게 되는 구조다.지역화폐는 특정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발행해 특정 지역 내에서만 유통시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입됐다. 지금은 지역 화폐가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엄밀히 말하면 정부의 공식명칭은 ‘지역사랑상품권’이다.2020년 7월 2일 시행된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에 지역사랑상품권을 “지역상품권, 지역화폐 등 그 명칭 또는 형태와 관계 없이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일정한 금액이나 물품 또는 용역의 수량을 기재한 유가증권”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지역통화(시스템)은 1983년 캐나다 벤쿠버 코목스밸리에서 마이클 리튼이 창안한 레츠시스템이 효시로 , 국내에서는 1996년 화천군과 괴산군을 시작으로 일부 지자체에서 발행이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소비 진작을 위해 정부가 지역 화폐 예산(2021년 1조522억원)을 크게 늘린 영향으로 발행중인 전국 지자체는 229곳(2020년 기준)에 달하고 있다. 전남 22개 시군 모두 현재 지역상품권을 발행하고 있으며,지난해 광주·전남 지역화폐 사용액이 각각 1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는 국비가 반토막났지만 내년 발행 규모를 1조원으로 잡고 할인율 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지역화폐 발행을 위한 지방비 831억원을 편성한 전남도의 경우 내년 국비 지원액이 절반으로 줄어든 만큼 재정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게 됐다.
본격 유통된지 27년째를 맞고 있는 지역 화폐가 그간 골목상권 부활과 지역 경제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순기능이 있지만 다양한 손실과 비용을 초래하고 포퓰리즘 논란이 이는 등 역기능도 제기되고 있는 현실에서 엄밀한 경제적 효과 분석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된다. 전국 지자체 대부분이 지역 화폐를 발행하고 있어 지역 경제 선순환 구조 기여라는 당초 지역 화폐 운영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없는 점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이기수 수석논설위원 kisoo.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