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수 부장 |
달토끼는 사람처럼 두발로 서서 절구공이로 무언가를 찧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약초를 짓이겨 선단(仙丹, 무병장수를 누릴 수 있는 약)으로 만들기 위한 약방아이다. 인간들이 감히 손댈 수 없는 영역, 즉 달에서 불사(不死)의 약을 만들어야 안심할 수 있다고 생각한 신선들이 토끼를 달로 올려보낸 게 아닐까 싶다.
토끼 이야기는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수궁가', ' 별주부전' 등에서도 토끼는 의롭고 꾀 많은 동물로 상징된다.
실제로 달 표면에는 토끼가 방아를 찧는 모습이 보인다. 달토끼 무늬의 정체는 달의 낮고 어두운 지대인 '달의 바다' 때문이다. 달의 바다는 지대가 낮고 편평하며 어두운 현무암 재질의 지대로, 햇빛을 잘 반사시키지 못해 지구에서 어둡게 보인다. 반면 밝은 부분인 '달의 고원'은 밝은 재질의 사장석으로 이뤄지면서 밝게 보인다. 달의 바다 어두운 면이 마치 토끼를 연상케 한다.
달 토끼는 늘 지구를 바라본다. 달의 공전주기와 자전주기가 같아 달의 한쪽 면으로만 지구를 쳐다보며 돌고 있다고 한다.
재밌는 사실은 달의 무늬는 세계 어디서든 똑같이 보이지만 모든 나라에서 토끼로 보이는 건 아니다.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 등은 토끼로 보지만 미국에선 '책을 읽는 여인', 스페인은 '귀여운 당나귀', 유럽에선 '집게발을 든 게', 아프리카와 페루에선 '움츠린 두꺼비'로 본다고 한다. 같은 무늬라도 나라와 문화에 따라 다르게 해석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우리나라 첫 번째 달 궤도선 '다누리'가 지난 17일 달 궤도 진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올 8월 5일 미국에서 스페이스X 팰컨9 발사체로 발사된 지 135일 만이다.
다누리는 1~5차 달 진입 기동을 거쳐 최종적으로 오는 29일 달 임무 궤도 안착 성공 여부가 결정된다고 항우연 측은 내다봤다.
'인류 최초로 달에 발을 디뎠다' 닐 암스트롱은 "개인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one small step for man), 전 인류에게는 커다란 도약이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2023년 계묘년(癸卯年) 흑토끼 해를 앞두고 대한민국의 '달 탐사' 성공 소식과 함께 하루빨리 달에 첫 발을 내딛고 달토끼와 마주하는 벅찬 감동이 전해지길 기원해 본다.
김성수 기자 sskim@jnilbo.com seongsu.kim@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