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 기능경기대회 의상디자인 부문에 출전한 김재곤(77)씨가 9일 광주공업고등학교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이번 기능경기대회는 산업용드론제어 등 37개 직종에 지역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직업훈련기관, 대학, 일반인 등 300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올해 전국기능경기대회는 9월 20일부터 26일까지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 등에서 열린다. 김양배 기자 |
이번 대회에는 의상, 금형, 자동차, 기계설계, 모바일 로보틱스 등 다양한 산업 분야의 37개 직종에 324명의 선수가 참가해 실력을 겨뤘다.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하지만 기능경기대회는 기술인들에게는 명예와 미래를 건 엄청난 싸움터다. 남다른 열정을 뽐내고 있는 이색 출전자 2명을 만나봤다.
●“건강 허락하는 한 계속 도전”
“회사에는 정년이 있지만, 기술자에게는 정년이 없습니다. 내년에도 다시 도전해보고 싶어요.”
이번 대회 의상디자인 부문에 출전한 김재곤(77)씨. 김씨는 2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기능경기대회에 꾸준히 참석해왔다. 평생 양봉업에 종사하다 의상 제작에 매료돼 자격증을 취득한 그는, 지역 기능경기대회에서 만 총 4차례 수상한 이력을 가진 베테랑으로 거듭났다.
아쉽게도 이번 대회에서는 수상하지 못했지만, 그의 열정은 여전하다.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도전하겠다는 김씨의 다음 목표는 내년 기능경기대회 수상이다.
김씨는 “젊었을 때부터 옷 만드는 것을 좋아해 꾸준히 공부하며 검정고시와 자격증 시험 등을 치렀고, 지금까지 목표를 향해 달려왔다”면서 “이번 대회는 그간의 노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신문을 보니 93세 한국인이 미국에서 의상 일을 하고 있고, 해남에서는 80대 할머니가 옷을 만들며, 일본의 103세 노인이 이발소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저도 그분들처럼 힘이 닿는 데까지 계속 옷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 인문계 고교생의 도전 ‘눈길’
의상디자인 부문에 참가한 인문계 고등학교인 전남고에 재학 중인 고교 3학년 곽승우(19) 군도 주목을 받고 있다. 또래들은 3년 내내 특성화고에서 기술을 배워온 반면 곽 군은 학원에서 옷 만드는 법을 배웠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는 두번째 참가다.
이번 대회 참가자 중 광주 직업계고 학생은 236명, 일반인은 88명이다.
곽 군은 “어릴 적부터 옷에 관심이 많았다. 기능올림픽이라는 대회를 알게 된 후 흥미가 생겼지만 적합한 학교를 찾지 못해 일반고에 진학했다”며 “이후 학원 등을 통해 꿈을 키워나갔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를 위해 하루에 12시간씩 옷만 만들었다는 곽군은 1등인 금메달을 수상해 오는 9월 광주에서 열릴 전국기능대회 출전이 확정됐다. 곽군은 “앞으로 기능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제 이름을 건 브랜드 회사를 만들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 “끊임없이 배우는 모습 감동”
참가자들의 뜨거운 열정 때문인지 심사위원들의 자세도 경건하다.
6년째 심사위원을 맡고 있는 대한민국 명장 제586호 전병원 명장은 “심사를 하면서도 참가자들에게 많은 것을 배운다”고 말했다.
전 명장은 “어르신과 어린 학생 등 특별한 참가자들이 유독 눈에 띄었고, 끝까지 배움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감동했다”며 “비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꿈을 위해 끊임없이 배우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가능하다면 손이 닿는 범위 내에서 돕고 싶다”고 전했다.
전 명장은 이어 “이번 대회 참가자들처럼 각 분야에 관심 있는 분들이 많이 도전해주셨으면 좋겠다. 저 역시 대한민국 의상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회 수상자에게는 오는 9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제60회 전국기능경기대회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산업용 드론 제어 등 51개 직종에서 총 18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할 예정이다.
![]() 광주시 기능경기대회 의상디자인 부문에 출전한 곽승우(전남고 3)군이 9일 광주공업고등학교에서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발휘하고 있다. 곽군은 이번 대회에서 1등인 금메달을 수상해 오는 9월 광주에서 열릴 전국대회 출전이 확정됐다. 김양배 기자 |
정유철 기자 yoocheol.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