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홍남순 생가, '인권·민주' 상징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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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홍남순 생가, '인권·민주' 상징 기대된다
7년만에 복원 공사 시작돼
  • 입력 : 2025. 02.13(목) 17:40
‘인권변호사’인 故 홍남순 변호사의 생가 복원 공사가 우여곡절 끝에 7년만에 이뤄지고 있다. 홍 변호사의 생가는 광주 궁동 15번지에 위치해 있다. 홍 변호사의 생가는 인근 주민들에게 ‘은행나무 집’이라고 불렸다. 가옥 마당에 10m 가량의 커다란 은행나무가 자리잡고 있어서다.

하지만 홍 변호사 가족들의 경제 사정으로 가옥이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고, 매입 협의와 신축 계획이 보수·보강 공사로 바뀌는 등 행정절차가 길어지면서 올해 1월부터 홍 변호사 생가 복원 공사가 착수됐다. ‘민주화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홍 변호사는 군부 독재 시대 양심수와 민주인사들을 위한 무료 변론 등에 헌신한 인권 변호사다. 홍 변호사의 사무실이자 생가였던 궁동 15번지 가옥은 민주·인권 운동의 사랑방이자 산실이었다. 이곳에서는 재야의 민주 인사들과 민주화운동 관계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뤘다고 한다.

당시 민주·인권 활동의 논의와 각종 성명서 발표도 이곳에서 이뤄졌다. 기념관을 이곳에 세우는 이유다. 주변에는 구 전남도청과 구 상무관, 녹두서점 옛터, 광주 YMCA 옛터 등 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공간들이 한데 모여 있어 ‘민주·인권’의 상징적인 장소로도 기릴 가치는 충분하다. 광주시는 홍 변호사의 생가에 시비 10억원을 들여 홍 변호사의 생애와 활동, 당시의 생활상이 담긴 체험형 기념관을 만들 계획이다. 홍 변호사가 업무를 봤던 공간과 유물을 활용해 시대상을 보여주고, 대한민국 시국 사건과 민주화운동까지 다룰 계획이다.

지난 연말 계엄 사태로 나라가 어수선하다. 헌법 수호를 외쳤던 윤석열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국가를 혼돈에 빠트려 권력을 유지하려 했다. 하지만 5월 광주가 꽃피운 민주주의는 굳건했다. 국회의 계엄 철회로 2시간 만의 그의 야욕은 무산됐다. 국가 대혼란 속에 홍남순 변호사 생가 복원 사업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크다. 생가 복원과 기념관 추진으로 민주주의에 평생을 바쳤던 홍남순의 발자취가 많은 이들에 귀감이 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