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채솟값 급등… 올 설 차례상 비용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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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과일·채솟값 급등… 올 설 차례상 비용 '역대 최대'
전통시장 30만원·대형마트 40만원
이상기후에 배·무 등 가격 2배 올라
정부, 16대 성수품 1.5배 확대 공급
"물가대책 적극 활용 비용 절감을"
  • 입력 : 2025. 01.12(일) 18:08
  •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
설 명절을 앞두고 과일·채소류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이 역대 최대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광주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설 명절을 앞두고 과일·채소류 가격이 고공행진하면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설 차례상 비용이 역대 최대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가 내놓은 역대 최대 규모의 ‘설 명절 대책’이 물가 부담을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2일 전문가격조사기관인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설 명절을 앞두고 전통시장과 대형마트의 차례상 비용을 조사한 결과, 올해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은 전통시장 30만2500원, 대형마트 40만951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6.7%·7.2% 상승한 가격이다. 누적된 고물가 탓에 설 차례상 비용이 매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이상기후로 인해 과일·채소류 가격이 급등하면서 올해 설 차례상 체감물가는 더 크게 다가올 것으로 전망됐다.

과일 중에서는 특히 배가 차례상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전통시장 기준 지난해(2024년 1월19일)에는 1만3500원이었던 배 3개 가격은 지난 8일 2만7000원으로 2배 상승했다. 실제 과일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악천후로 가격이 올랐는데, 지난해 가격 상승의 주범이 사과였다면 올해는 배다. 전년 대비 비교적 작황을 회복한 사과와 달리, 배는 지난여름 폭염 및 집중호우로 인한 일소, 낙과 등의 피해가 커 생산량 감소와 상품성 저하로 저장량이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 기준 배 가격 역시 1만7970원에서 3만4960원으로 94.55% 상승했다.

채소류도 최근 들이닥친 강력한 한파로 가격이 크게 올랐다.

먼저 전통시장 기준 무 1개 가격은 지난해(2024년 1월19일) 2000원에서 지난 8일 4000원으로 두배 상승했고, 배추 1포기는 4000원에서 7500원으로 75% 급등했다. 대형마트 역시 같은 기간 무 1개는 2440원에서 4500원으로 84.43%, 배추 1포기는 3890원에서 6800원으로 74.81% 상승했다. 무와 배추는 지난해 여름 생육 부진으로 생산량이 줄어든 데다, 김장철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조기 출하가 많이 이뤄진 상황 속에서 한파로 인한 공급량 부족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수산물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다수 품목이 전년 대비 가격 변동이 없으나, 수입 물량과 단가 영향을 받는 수입산이 많아 최근 급등한 환율에 추후 가격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축산물류는 고물가와 최근 사회 분위기로 소비 활동이 위축돼 올해 큰 변동이 없었으나, 유가와 환율 변동에 따른 사룟값, 축사 관리 및 유통비 등 생산 비용 증가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닭고기 역시 향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에 따른 공급 상황에 맞춰 가격 추이가 달라질 전망이다. 실제 축산물의 경우 소고기·돼지고기·달걀 가격은 큰 차이가 없었으나 제수용 닭고기(1.5㎏) 값은 전통시장 기준 지난해 1월 8000원에서 지난 8일 9000원으로 12.5% 올랐다. 같은 기간 대형마트 제수용 닭고기(1.5㎏) 가격은 9890원에서 1만1980원으로 21.13% 상승했다. 이외에도 돼지고기(육전용 앞다리살, 600g), 달걀 10개 등의 가격이 각각 6.33%, 9.77% 올랐다.

다만 물가정보가 조사한 설 차례상 비용은 정부가 지난 9일 내놓은 ‘설 물가안정 대책’이 미반영된 가격으로, 물가대책 등을 활용하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차례상을 준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번 설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기 위해 16대 설 성수품을 평소보다 1.5배 늘려 공급하고, 농·축·수산물을 최대 반값에 살 수 있도록 역대 최대 규모인 900억원을 투입한다.

농축산물은 정부 할인지원(20%)과 생산자·유통업체 할인(20%)을 포함해 최대 4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수산물은 정부 할인지원(20%)과 유통업체 할인(최대 30%)을 더해 최대 50% 할인가에 살 수 있다.

온누리상품권으로 농축산물 혹은 수산물을 각각 3만4000∼6만7000원 구매하면 1만원 상품권을, 6만7000원 이상 구매하면 2만원 상품권을 각각 환급받는다.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할인율도 10%에서 15%로 올렸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각각 오는 15일과 20일에 정부·유통업체 할인과 온누리상품권 사용까지 반영한 차례상 장보기 비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물가정보는 “평년보다 빠른 설과 최근 한파 영향으로 가격대가 높게 형성돼 있는 품목이 있다”며 “좋은 품질의 재료를 비교적 저렴하게 구매하려면 저장 기간이 비교적 긴 품목은 미리, 변동이 잦은 채소류와 같은 품목은 기후 변화에 맞춰 준비하는 것이 좋다. 발표 가격은 정부의 설 물가 안정 대책이 미반영된 가격이니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도 현명한 소비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다운 기자 dawoon.na@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