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오후 무안 망운면 무안국제공항에서 박한신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유가족협의회 대표가 이날 열린 유족 총회 결과를 브리핑하고 있다. 윤준명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발생 14일차인 지난 11일 장례를 마친 유족들은 유가족협의회 총회에 참가하기 위해 무안국제공항에 마련된 임시 쉘터로 돌아왔다.
이날 오후 12시께 공항 1층에서 진행된 총회에는 350여명의 유족이 참여했고, 외부 비공개로 진행됐다.
유가족협의회는 총회 결과 브리핑을 통해 “앞으로 날씨가 좋은 날을 기준으로 사흘간 추가 수색을 진행하고, 이 과정에서 희생자 유해나 유류품을 추가로 발견하지 못할 경우 수색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유가족을 찾지 못한 유류품은 오는 2월15일 49재 이후 추모공원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항온·항습 기능을 갖춘 장소에 임시 보관한다”며 “추가로 발견되는 유해가 있으면 영락공원에 안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총회에서는 2기 유가족협의회 대표로 박한신씨를 추대했다. 협의회는 유가족 중심의 지역별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이에 필요한 협조를 지자체에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고 생존자인 제주항공 승무원 2명도 참여 의사가 있을 경우 유가족협의회와 함께할 수 있도록 도울 방침이다. 오는 18일 오전 11시 무안국제공항에서는 정부 차원의 합동추모제를 개최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지난 11일 오후 무안 망운면 무안국제공항에서 대한적십자사 광주전남지부의 재난구호본부가 운영되고 있다. 윤준명 기자 |
참사 당일부터 유가족 쉼터, 샤워부스, 심리 상담 지원 등을 운영해 온 대한적십자사는 이날도 40여명의 인원이 모여 공항 내에서 생필품과 식사 지원 등 유가족들과 추모객들에게 도움을 제공했다.
이들은 앞으로도 유가족들을 위한 각종 지원을 지속할 계획으로 13일부터는 공항 한편에 위치한 심리 상담 지원 부스를 확대 운영, 참사로 함께 고통을 겪고 있는 망운면 일대 주민들을 찾아 심리 상담 활동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전남자원봉사센터와 센터 산하 무안자원봉사센터도 유가족과 추모객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하는 등 지역에 닥친 큰 슬픔을 함께 나누기 위한 연대의 손길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각 센터에는 연일 자원봉사 참여를 희망하는 지역민들의 전화와 익명의 구호품 기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날도 익명의 기부자가 센터에 300줄의 김밥을 싸 들고 찾아오는 등 따스한 치유의 손길을 보탰다.
광주에 거주하는 직장인 하석봉(56)씨는 “고향 무안에서 참혹한 사고가 일어났다.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에 주말을 맞아 개인봉사활동에 참여했다”며 “슬픔에 빠진 고향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함께 아픔을 나누며 고통을 덜고 싶다”고 밝혔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