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비용 이유로 안전 외면한 게 사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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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비용 이유로 안전 외면한 게 사실인가
제주항공 인력난 등 내부 폭로
  • 입력 : 2025. 01.06(월) 17:34
179명이 숨지는 최악의 참사를 일으킨 제주항공에서 고질적인 인력 부족과 열악한 근무 환경에 시달렸다는 내부 폭로가 나왔다. 최근 몇 년 사이 저비용 항공사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항공기 운항과 관련된 안전 조치가 제대로 이뤄져 왔는지는 늘 의문이었다. 내부 폭로 여부를 떠나 전체 항공사의 항공기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한 때다.

지난 5일 자신을 제주항공 소속 항공정비사라고 소개한 A씨의 폭로는 충격적이다. 제주항공은 코로나19 이후 숙련된 정비사들이 회사를 떠나면서 정비사 부족에 시달렸고, 정비사의 안전과 처우를 개선해 달라는 목소리가 이어졌다고 한다. 정비비 절감을 이유로 정비사들이 제대로 갖춰진 시설 없이 중장비 작업을 램프에서 수행하며 13~14시간 동안 식사와 휴식 없이 과도한 업무를 맡았다고도 한다. 비용이 드는 인력 충원과 처우 문제를 묵살하고, 대표이사와 인사팀, 정비 본부는 정비사의 요구를 불만으로 치부했다는 주장도 사실이라면 어처구니 없다.

조사가 진행중이지만 이번 참사의 원인은 만성적 항공정비사 부족이 배경의 하나로 지적된다. 전문가들도 정비사가 양성되기 까지는 5~7년이 걸리는데, 현재 항공산업내에 정비 종사자가 부족하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제주항공은 참사 하루가 지난 지난해 12월 30일, 사고기와 같은 기종이 김포공항에서 이륙한 직후 랜딩기어 이상으로 회항하는 일이 벌어졌다. 우연일 수 있지만 이런 일이 잦았다면 정비 불량이 사고와 관련됐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참사 직전 사고 항공기가 48시간 동안 13차례 운항했다는 것도 믿기 어렵다.

항공사고는 단 한 번의 실수가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는 항공사의 책임의식과 도덕성이 필요한 이유다. 관계 당국은 안타까운 참사가 재발하지 않도록 항공사의 정비사 부족부터 규정준수까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항공사의 뼈를 깎는 반성도 필요하다. 비용을 이유로 안전을 외면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