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FC 엄지성(왼쪽)이 지난 7월5일 광주시청 로비에서 열린 EFL 챔피언십 스완지 시티 AFC 이적 환송식에서 구단주인 강기정 광주시장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광주FC 제공 |
규정에 따르면 구단이 연간 실제 지출한 선수 비용은 해당 회계 기간 감사 보고서에 나타난 총 수익의 70%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 또 당기 표준 예산과 전기 표준 손익 계산서 등을 제출해 당기 예산을 심사 받고 선수 비용의 상한선을 지정받아야 한다.
광주FC는 이 규정을 충족하지 못한 최초의 구단이 됐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예산 심사가 부결된 것인데 연맹 재무위원회에 따르면 광주 사무처의 예상 수입이 과도하게 계상됐다.
광주는 한 번의 기회를 받았다. 규정에 따라 겨울 이적 시장에서부터 선수 등록이 금지되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이미 다수와 계약이 완료된 상황이었고, 연맹은 선수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등록이 가능하도록 배려하며 개막 이후 합류한 브루노 올리베이라까지 극적으로 엔트리에 합류했다.
타개책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벌었지만 광주에게는 의미가 없었다. 추가 예산 심사를 위해 연맹이 현실적인 예산안을 요구했으나 수정안 역시 부결됐고, 당초 제출했던 예상 수입 역시 달성하지 못했다. 결국 광주는 여름 이적 시장에서 선수 영입을 진행할 수 없었다.
여름 이적 시장은 활용 폭이 넓지는 않지만 팀에 꼭 필요한 자원을 영입할 수 있는 기회다. 광주는 지난해 여름 이적 시장에서는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계약을 해지한 산드로 리마의 대체 자원으로 베카 미켈타제를 영입하며 활로를 모색하기도 했다.
올해 여름 이적 시장 역시 광주에게는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는 기회였다. 실제로 몇몇 선수들을 두고 타 구단의 관심이 이어졌고 광주는 트레이드 또는 이적을 검토하며 전력 보강을 노리고 있었다.
광주가 여름 이적 시장이 열리기 전인 17라운드까지 6위로 파이널A와 파이널B의 기로에 서있었기에 보강은 필수적이었다. 최전방 공격수와 수비형 미드필더의 보강도 필요했고 일부 외국인 선수의 교체도 필요한 시점이었다.
특히 이 시기 주축 자원이었던 엄지성이 EFL 챔피언십(잉글랜드 2부리그) 스완지 시티 AFC로 이적하며 여름 이적 시장에서의 보강은 더욱 절실했다. 광주는 박한빈, 최준혁과도 계약을 해지했고 알렉스 포포비치는 호주 A리그 시드니 FC로 임대를 보내 지출을 줄였다.
하지만 영입 금지 조치로 광주는 새 얼굴을 찾을 수 없었다. 트레이드는 물론 임대도 불가능했고, 군대에서 돌아올 선수는 없었다. 김포FC로 임대를 보낸 조성권도 섣불리 복귀시킬 수 없었다.
이때 보강이 유일하게 가능한 방법이 준프로 계약이었다. 광주는 금호고 소속의 김윤호와 준프로 계약을 맺었지만 고등학생인 그가 위기의 광주를 일으키기에는 짐이 너무 무거웠고, 결국 1경기 출장에 그치며 힘을 싣지 못했다.
결국 광주는 변화를 주는데 실패하며 파이널B로 떨어져 잔류 전쟁을 치러야 했다. 여름 이적 시장이 열리기 직전까지 7승 1무 9패(승점 22)를 기록했던 광주는 이후 7승 4무 10패(승점 25)에 그쳤다.
그럼에도 광주는 최종 순위 9위로 잔류에 성공했지만 내년에도 적극적 투자가 어렵다는 점은 위험 요소다. 광주는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연맹이 설정하는 비용 상한선에 맞춰 선수를 구성해야 하는데 현재 확보된 광주시 보조금 약 110억원과 광주은행 후원금 10억원으로 계산하면 70~80억원 선이 될 전망이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