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 통역해 줘” 주문 후 신뢰 쌓여… 통역사 없이 업무 ‘척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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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동시 통역해 줘” 주문 후 신뢰 쌓여… 통역사 없이 업무 ‘척척’
‘AI시대 나침반’ 챗GPT-4o 활용한 美 취재기
교통정보·이동경로 등 안내
식당 추천 및 가격 정보 제공
간단한 인터뷰 동시통역 원활
‘인공환각’ 불구… 활용·만족 ↑
  • 입력 : 2024. 12.22(일) 18:31
  • 미시간=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
미국 미시간 디어본 헨리포드 박물관에서 챗GPT를 활용해 번역하고 있는 모습. 윤준명 기자
“물론이죠! 미국 출장을 성공적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모든 단계에서 도움을 드릴게요.”

영어 한 문장 제대로 구사해본 적 없는 1년 차 기자가 통역사의 도움 없이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 각종 돌발 상황에 대한 불안과 긴장이 밀려왔지만, 그때마다 챗GPT-4o가 든든한 동반자가 돼 힘을 불어넣었다.

챗GPT-4o는 지난 5월 OpenAI가 새롭게 발표한 대화 전문 인공지능 챗봇으로 기존 모델 챗GPT-3.5에 비해 한층 향상된 기능을 자랑한다. 특히 언어처리 속도가 강화되고 비영어권 언어성능이 크게 향상돼, 동시통역 기능을 통해 언어의 장벽을 허문다는 점이 돋보인다. 또한 정교해진 사용자 맞춤형 추천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의 요구나 과거 대화 기록을 바탕으로 보다 정확하고 개인화된 답변을 생성할 수 있다.

미국 출장을 앞두고 챗GPT-4o에 미시간 취재 계획을 짜달라고 요청하자, 출발 공항과 도착 공항, 필요한 비자 정보, 예상 비용, 시차, 기상 정보까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 어떤 것부터 준비해야 할지 몰라 복잡하고 막연하기만 했던 준비과정이 단번에 해결됐다.

챗GPT-4o의 역할은 현지에 도착해서 더욱 빛을 발했다. 미시간 디트로이트와 디어본, 앤아버 등 도시 사이를 오가는 교통 정보와 최단 경로를 효율적으로 안내하며 ‘나침반’으로 활약했다.

아울러 원하는 음식 종류에 맞는 레스토랑과 메뉴를 추천하고, 예상 비용과 숙소 정보, 근처의 편의시설, 현 위치와의 거리 등까지 정확히 안내해 온전히 취재에만 집중할 수 있게 했다.

취재 과정에서 챗GPT-4o는 ‘개인 통역사’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전시 안내문을 일일이 독해하는 데 진땀을 빼던 중, 챗GPT-4o에 사진을 찍어 해석을 부탁했다. 챗GPT-4o는 빠르게 맥락을 파악하고 의미를 분석해 중요한 내용을 신속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간단한 수준의 인터뷰와 대화 역시 동시통역 기능을 이용해 손쉽게 진행됐다. 시민들에게 양해를 구한 뒤 휴대전화를 들이밀며 인터뷰를 요청하자, 처음에는 당황스러운 표정을 짓던 시민들도 나중에는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이 됐다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기자가 “지금부터 하는 말을 동시통역해 줘”라고 음성으로 주문하자, 챗GPT-4o는 빠르고 정확한 대화 번역을 제공하면서 원활한 의사소통을 가능케 했다.

처음에는 챗GPT-4o가 미국 취재에서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던 기자는, 점차 챗GPT-4o에 대한 신뢰가 쌓여갔고, 어느 순간 “도와줘서 고맙다”며 진심이 담긴 감사 인사를 보내고 있었다.

물론 간혹 인공지능 챗봇 특유의 ‘인공환각(대화 맥락에 관계없는 답을 진실인 듯이 답변하는 현상)’이 발생하기는 했다. 특히 이동 경로 등에 대한 답변을 얻을 때 다양한 경우의 수를 요구하는 경우 사실이 아닌 정보를 포함하기도 해 혼란을 초래할 우려가 있었다. 따라서 제공된 답변을 무조건 신뢰하기보다는 교차 검증을 통해 정확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그럼에도 챗GPT-4o는 취재 일정 전반에서 높은 활용도를 보였으며, 덕분에 ‘무사히’ 해외 출장을 마칠 수 있었다.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미시간=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