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 대한 작은 관심이 아이들을 지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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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이웃에 대한 작은 관심이 아이들을 지킵니다"
11월19일 ‘아동 학대 예방의 날’
부모에 의한 폭력·부부갈등 원인
광주·전남 연간 2500건 이상 발생
가정 내 방임·정서학대 발견 어려워
‘학대 의심’ 즉시 신고 주변인 중요
  • 입력 : 2024. 11.18(월) 18:16
  •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
문인 광주 북구청장과 북구청어린이집, 북부경찰서 관계자 등이 18일 광주 북구청 로비에서 열린 아동학대 예방의 중요성 인식개선을 위한 2024년 아동학대예방 캠페인에서 풍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나건호 기자
#매일같이 부친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박소은(가명)양은 이웃주민의 신고로 도움을 받았다. 박양의 부친은 퇴거 및 접근금지 조치를 받았고, 관련 치료 처분이 내려졌다. 경찰과 아동보호전문기관, 아동학대 업무 전담공무원의 개입으로 박양의 가정은 안정을 되찾았다. 특히 도움을 준 여성 경찰관을 보며 경찰의 꿈을 키운 박양은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의 지원으로 학업을 이어가며 올해 수능을 무사히 치를 수 있었다.

#한 빌라에서 매일 부부싸움 소리와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오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이웃 이지영(가명)씨는 적극적으로 관계기관에 신고했다. 아동학대 조사 결과, 당시 만 2세와 돌이 안 된 두 자녀를 둔 부모는 부부 갈등으로 이혼하고, 양육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법원의 상담 처분으로 부모는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부모교육을 받으며 2년간 지원을 받았다. 이를 통해 양육법을 익히고 자신감을 회복했으며, 관계를 개선하고 근로활동을 시작했다. 부모간의 싸움으로 인한 아동의 정서학대 문제도 함께 해결되며 사례는 종결됐다.

아동 학대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국내에서 지난 2007년부터 기념일로 지정된 ‘아동 학대 예방의 날’이 19일로 18년째를 맞았다. 정부기관과 아동단체 등은 매년 11월19일부터 25일까지 ‘아동학대 예방주간’을 운영하며 다양한 캠페인과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적 관심을 유도하고, 아동 보호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아동 학대 예방의 날’이 시행된 지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지역사회에서 정신·신체적 학대와 방임 등 아동학대 사례가 끊이지 않고 발견되고 있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은 아동에 대한 학대 등이 의심될 때 즉시 신고하고 관심을 기울이는 등 주변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아동학대 주요통계’ 등에 따르면, 지난 3년간 광주·전남지역에서 신고 접수된 아동학대 건수는 광주의 경우 △2021년 1038건 △2022년 798건 △2023년 842건, 전남은 △2021년 2481건 △2022년 1945건 △2023년 1922건 등에 달한다. 광주·전남의 신고 건수가 인구 규모와 타 광역자치단체 대비 높은 편은 아니지만, 일각에서는 발생건수에 비해 발견율이 낮은 탓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아동학대의 경우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잦아 발견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전국 아동학대 신고 사례 2만5739건 중 85.9%에 해당하는 2만2106건이 부모로부터 피해가 발생했다. 신고자는 30.5%의 부모(비가해자)에 이어 아동 본인이 24.9%로 2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비해 이웃과 지인, 친인척에 의한 신고는 8.2%에 불과하다. 아울러 아동학대 사례 중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정서학대의 경우, 외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예방과 함께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지역사회와 주변인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광주 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아동·청소년 중 우울증과 불안증세를 겪었다거나, 부모로부터 방임과 정서학대를 받았다는 응답자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라며 “다음 세대의 주인공인 아동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모든 이웃과 주변인들의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준명 기자 junmyung.yoo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