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12 첫 조기 탈락한 '류중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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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일반
프리미어12 첫 조기 탈락한 '류중일호'
오프닝 라운드 최종전서
호주에 5-2 승… 3승 2패
일본·대만 이어 B조 3위
3회 연속 결승 진출 무산
  • 입력 : 2024. 11.18(월) 17:37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이 지난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2024 WBSC 프리미어12 출전을 앞두고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초대 대회 우승과 2회 대회 준우승 등 두 차례 프리미어12 출전에서 모두 결승 진출의 성과를 이뤘던 한국 야구가 3회 대회에서는 조기 탈락하는 수모를 겪으며 자존심을 구겼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8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 야구장에서 열린 호주와 2024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오프닝 라운드 B조 최종전(5차전)에서 5-2로 이겼다.

그러나 한국은 전날 일본과 쿠바, 대만과 호주의 맞대결 결과에 따라 잔여 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슈퍼 라운드 진출이 무산된 상황이었다. 그저 이번 대회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는 데서 의미를 둘 뿐이었다.

류중일호의 이번 대회 최종 성적은 3승 2패(승률 0.600)다. 각 조 상위 2개 팀에 슈퍼 라운드 티켓이 주어지는 오프닝 라운드에서 B조 3위에 그치면서 일본과 대만의 환호를 지켜봐야만 했다.

한국이 슈퍼 라운드에 오르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5년 1회 대회에서 김인식 감독 체제로 우승, 2019년 2회 대회에서 김경문 감독 체제로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류 감독은 오프닝 라운드에서 탈락한 유일한 사령탑으로 이름을 남겼다.

이번 대회로 전임 감독 임기를 모두 마친 류 감독의 재계약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류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2026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과 2028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을 대비한 세대교체를 위해 20대의 젊은 피들로 엔트리를 꾸리며 슈퍼 라운드 진출로 목표를 축소 설정했다.

하지만 대형 변수가 터졌다. 예비 명단 발표 직후 투수 문동주와 내야수 노시환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고, 포스트시즌 기간에는 투수 손주영과 원태인, 외야수 구자욱, 김지찬이 다쳤다. 개막 직전에도 내야수 김영웅이 이탈했다.

이에 더해 투수 박세웅과 내야수 김혜성, 강백호, 외야수 최지훈은 기초 군사 훈련으로 소집이 불가능했고 투수 이의리와 신민혁도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올 시즌을 일찌감치 마감한 상황이었다.

류 감독은 이 변수를 극복하기 위한 복안으로 ‘벌떼 마운드’를 택했다.

고영표와 곽빈, 최승용, 임찬규로 선발진을 꾸리면서 정해영과 최지민, 곽도규, 김서현, 김택연, 박영현, 유영찬, 조병현 등 정상급 필승조를 총출동시켰다. 4선발을 택하며 최종 엔트리에서 엄상백을 과감히 제외했다.

하지만 류 감독이 택한 4선발 체제는 사실상 실패였다. 네 명의 선발진은 다섯 경기에서 14.1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고 무려 9실점을 내줬다. 4이닝 이상을 소화한 투수는 쿠바와 2차전 당시 곽빈이 유일했다.

선발진이 붕괴되면서 불펜 과부하도 피할 수 없었다. 최지민은 대만과 1차전에서 2.2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켜야 했고 곽도규는 대만과 1차전, 쿠바와 2차전, 일본과 3차전까지 3연투를 소화했다. 이영하와 김서현은 연투에 멀티 이닝까지 수행했다.

중심 타선 문제도 한국의 부진을 부채질했다. 3번 타자로는 김도영이 부동의 주전으로 기용됐지만 4번 타자와 5번 타자로는 윤동희와 박동원, 문보경, 나승엽, 송성문 모두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며 돌림판 기용에 그쳤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