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용계마을 옥과하천 인근에 위치한 수령 200년 보호수 |
마을주민들은 변경안으로 추진될 경우 수령 200년 내외의 느티나무들이 잘려나가고 휴식공간인 마을 정자 통행에도 불편을 초래할 것이라며 원안대로 추진할 것을 호소하고 있다. 전남도는 지역민들의 여론을 바탕으로 보호수를 존치하고 주민생활에 보탬이 되는 방안으로 공사를 이행해 나갈 방침이다.
30일 곡성군 옥과면 조양리 용계마을 주민들에 따르면 옥과천 하천재해 예방사업은 집중호우 등 자연현상으로 인한 하천재해를 예방하고, 경감하기 위해 지난 2012년 사업계획이 수립됐다.
하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추진이 미뤄져 오다 2년 전 성덕저수지 댐 높이 공사가 진행되면서 하천재해가 우려되자 공사 개시를 앞두고 전남도가 지난해 주민설명회에서 원안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들어 구체적인 설명도 없이 변경안이 제시되자 용계마을 주민들이 크게 반발하며 변경안 추진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변경안이 추진될 경우 보호수를 벌채 또는 옮겨 심어야하는 위기에 처해있어 보호수를 보호하면서 옥과천 하천재해 예방사업이 진행돼야 한다는 게 마을주민들의 의견이다.
용계마을은 함양여씨 200년 집성촌으로 마을 앞 옥과천에는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수십그루가 심어져 있으며 이 가운데에는 보호수도 들어 있다.
한말의 선비였던 여창현 선생을 기리는 삼구정과 종가 등이 보존되고 있는 전통마을로 삼구정에는 선비들이 삼구정기를 비롯 제자들이 스승을 기리기 위해 쓴 글들이 편액으로 걸려 있는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마을주민들은 최근 곡성군청을 항의 방문해 주민들의 뜻을 전달했고, 변경안이 시행될 경우 공사현장에서 연좌시위를 벌일 방침이다.
이에 곡성군 관계자는 “주민 80%가 연대 서명해 제출한 변경 불가 의견서를 전남도에 제출했다”며 “전남도의 확정안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도는 곡성군으로부터 제출받은 보호수를 존치하면서 옥과천 하천 재해예방사업을 이행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8월·곡성군 오산면사무소, 9월·용계마을회관에서 주민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전남도 자연재난과 관계자는 “주민설명회에 이어 곡성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의견서제출을 지난달 24일 곡성군에 요청했고 10월10일과 14일 2회에 걸쳐 보호수 등을 보호하며 재해예방을 시행하는 당초 계획 이행을 요청하는 종합의견을 최종 접수받았다”며 “건설기술심의위원회를 거쳐 보호수를 옮겨심거나 자르는 등 훼손 없이 보호해 나가며 옥과천하천재해예방사업을 시행중이다”고 말했다.
최동환 ·곡성=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