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킨 숙제를 하지 않고 게임했다는 이유로 10대 조카를 체벌해 1심에서 유죄를 인정받은 40대 이모부가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김성흠)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00만원 형의 선고 유예를 받은 A(44)씨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0년 2월께 완도군 자택에서 자신의 조카 B군이 수학 문제집을 풀어 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릎을 꿇게 시킨 뒤 플라스틱 소재 파리채로 발바닥을 5번 때려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조카가 수학 문제집을 풀어오지 않고 게임만 했다는 이유로 이같은 일을 저질렀다. A씨는 발바닥을 때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B군의 어머니가 체벌을 승낙했고, 교육 차원에서 훈육한 것으로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플라스틱 파리채의 손잡이 부분으로 발바닥을 때린 행위는 피해 아동의 신체의 건강·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 행위에 해당된다”며 수단이나 방법 등에 비춰 사회 통념상 허용될 만한 정도의 상당성 있는 행위라고 볼 수 없다“며 유죄로 봤다.

그러면서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범행 경위 등을 참작해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하며 선처했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제한된 형식으로 체벌을 한 것일 뿐 스스로의 감정을 못 이겨 무차별적으로 피해아동을 구타한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해아동도 당시 자신의 잘못된 행동으로 인해 벌을 받았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이는 점, 체벌 횟수가 1회인 점 등을 고려할 때 발바닥을 파리채로 5회 때렸다는 것만으로는 아동의 신체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위험이나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