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이슈 129-4>‘타이거즈 레전드’이자 ‘정해영 아버지’의 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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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타이거즈
일주이슈 129-4>‘타이거즈 레전드’이자 ‘정해영 아버지’의 응원
●정회열 동원대 야구부 감독
한국시리즈 3차례 우승 견인 포수
KBO 첫 父子가 같은 팀 1차 지명
선배·스승·아버지로서 격려 메시지
“아들, V12 확정 후 포수와 포옹하길”
  • 입력 : 2024. 10.20(일) 18:35
  •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
정회열(오른쪽) 동원대 야구부 감독이 지난 2019년 9월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년 신인선수 입단 환영식에서 아들인 정해영으로부터 프로 첫 유니폼을 전달받은 뒤 악수를 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타이거즈는 한국시리즈에 11번 올라가서 모두 이긴 팀이다. 후배들에게도, 제자들에게도, 아들에게도 믿는다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해태타이거즈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활약하며 세 차례 우승을 일궈낸 정회열 동원대 야구부 감독이 후배들에게 전하는 격려 메시지다. 그는 KIA타이거즈 선수들의 선배로서, 스승으로서, 아버지로서 삼성라이온즈와 맞대결로 펼쳐지는 이번 한국시리즈를 기다리고 있다.

정 감독은 1990시즌부터 1997시즌까지 해태의 안방을 책임진 뒤 삼성으로 적을 옮겨 1999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KIA가 해태를 인수한 뒤에는 전력분석원과 스카우트 팀장, 배터리 코치, 수석 코치, 퓨처스 감독 등을 두루 지내며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정 감독은 전남일보와 인터뷰에서 “승부이기에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해태 사정이 열악했기 때문에 우승 보너스로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자는 절박함도 있었다”고 회상하면서도 “과학적으로는 질 확률도 있지만 11번을 올라가서 다 이겼으니까 올해 역시 선수들이 자신감 있을 거고 진다는 생각을 안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1991년과 1993년, 1996년 해태의 우승 멤버로 활약했다. 특히 31년 전 삼성과 맞붙은 마지막 한국시리즈에서는 선동열에게 달려가 안기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당시 해태는 먼저 승리를 거둔 후 2연패(무승부 포함)에 빠지며 1승 1무 2패로 불리한 상황에 놓였으나 5차전부터 3연승을 거두며 대권을 거머쥐었다.

정 감독은 “1993년에는 5차전을 치르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상대 안방이 약점이었기 때문에 이종범이나 홍현우가 계속 흔들었고, 투수들도 세 경기에서 5점 밖에 주지 않았다”며 “삼성이 타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KIA 타자들은 훨씬 더 강하다. KIA 투수들이 힘들겠지만 삼성 투수들은 더 힘들 것”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의 제자들이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활약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이준영은 스카우트 팀장 시절 지명했고 이범호 감독과 김규성, 김선빈, 양현종, 이창진, 전상현, 최원준, 최형우, 한승택 등이 퓨처스 감독과 수석 코치 시절 함께 했다.

정 감독은 “2017년에 퓨처스 감독을 하고 2018년에 수석 코치를 하면서 ‘부잣집이 망해도 3년은 간다’는 생각을 했었다. 여러 팀을 보면서 느낀 것이 우승을 하면 더욱 보강을 잘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KIA가 지난해부터 선수를 잘 꾸렸다. 올해는 이범호 감독이 정말 좋은 팀을 만들었고, 우직하고 지혜롭게 야구를 했다”고 평가했다.

선배로서, 스승으로서 바라보는 타이거즈에 대한 자부심도 대단하지만 아버지로서의 역할에도 충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 감독의 차남인 정해영은 KBO 리그 사상 최초로 같은 팀에서 부자가 1차 지명을 받은 뒤 현재는 KIA의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그는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되고 해영이가 한국시리즈 때 긴장이 많이 되냐고 묻길래 여러 솔직한 얘기를 해주면서도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하고 있을 것이고 충분히 잘해낼 것이라고 했다”며 “자식이 잘 되면 당연히 부모로서는 행복한 일이다. 요즘 지도자로서, 아버지로서의 인생이 모두 감사하고 행복할 따름”이라며 미소 지었다.

팬들은 우승 포수로서 마운드를 향해 달려갔던 정 감독의 모습이 정해영에게서 재현되길 바라고 있다. 정해영이 ‘V12’를 확정 짓는 아웃 카운트를 잡아낸 뒤 포수와 진한 포옹을 나누는 모습을 그리는 것.

정 감독은 “저 역시 그런 상상을 해봤다. 그 그림이 나와야 타이거즈가 우승을 했다는 것”이라며 “다른 선수가 마무리로 나올 수도 있는 것이고 다른 장면으로 우승이 확정될 수도 있지만 아들을 믿기 때문에 좋은 생각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회열(오른쪽) 동원대 야구부 감독이 지난 2019년 9월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년 신인 선수 입단 환영식에서 아들인 정해영으로부터 프로 첫 유니폼을 전달받은 뒤 착용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