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호남정치 자존심 언제까지 구길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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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호남정치 자존심 언제까지 구길텐가
민주당 전대 최고위 입성 무산
  • 입력 : 2024. 08.19(월) 17:17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서 광주지역구인 민형배 후보가 고배를 마셨다. 호남권 단일주자란 상징성에도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호남정치 복원’이란 꿈이 또다시 좌절되면서 호남 정치력이 갈수록 악화되는 모양새다. 민 후보는 지난 1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제1회 정기 전국당원대회 최고위원 경선에서 7위로 마감하며 낙선했다.

8명의 후보 중 5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은 김민석 후보가 최종 합계 18.23%로 1위, 전현희(15.88%), 한준호(14.14%), 김병주(13.08%), 이언주(12.30%) 후보가 2~5위를 차지하며 지도부에 입성했다. 이번 전대에서 호남출신의 ‘이재명 지도부 시즌 2’ 탄생에 기대감이 컸다. 민 후보는 호남의 대표적인 친명계이자 유일한 비수도권 후보, 광주 유일의 재선 의원으로 지방의 목소리를 대변할 후보임을 자청했다. 그는 21대 국회에서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 입법을 위해 탈당했다가 복당으로 전국적 이슈를 탄 바 있다. 그럼에도 민 후보가 고전한 것은 인지도 부족과 수도권 중심 정치의 한계가 커 보인다.

과거 호남권에서는 민주당 지도부 입성이 번번이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 2021년 치러진 민주당 전대 최고위원 선거에서 서삼석 의원(11.11%)이 고배를 마셨다. 2022년엔 송갑석 의원도 득표율 10.81%로 6위에 그쳤다. 벌써 4번째 무산이다. 호남출신 선출직 최고위원을 배출하지 못하면서 호남 정치권이 입은 충격도 크다. ‘민주당 심장부’라는 말을 하기도 무색할 정도다. 임명직으로 자리를 채우는 웃지 못할 상황이다.

‘호남 정치’ 복원이 절실하다. 호남과 지방을 대변할 정치인을 키우는 것도 급선무다. 정치의 주도권이 수도권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지방’ 의원이라는 한계도 핑계에 불과하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당 지도부에 눈치만 보는 지역정치권의 꼴사나운 모습이 근절돼야 한다. 호남정치권이 정치력과 존재감을 높이려는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