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365일 공사중…주변 상권 매출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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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광주는 365일 공사중…주변 상권 매출 '직격탄'
지하철·아파트 등 도심 곳곳 공사
건축자재·차량 등 인도·도로 점령
주민 통행 불편… 사고 발생 우려
유동인구 줄어 상인들 피해 호소
  • 입력 : 2024. 08.19(월) 18:37
  • 정상아·나다운·윤준명 기자
지하철 공사 현장이 가게 앞을 점령해 통행에 불편을 느낀 시민들의 발길이 줄어들면서 상무지구 등 주요 상권이 매출에 직격탄을 맞고 있다. 나다운 기자
19일 오후 광주 북구 운암동 한 아파트 공사현장 인근 보행로에 공사 차량이 드나들고 건축 자재가 쌓여 있어 시민들의 통행에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윤준명 기자
광주지역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각종 공사장의 주변 인도와 도로를 건축자재와 공사 차량이 점령하면서 교통체증 및 보행 불편은 물론 시민들의 안전까지 위협하고 있다.

특히 광주 도심에서는 도시철도 2호선 공사가 수년째 이어지면서 유동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등 상권 침체로 상인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19일 오후 광주 북구 운암동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인근에 공사 차량들이 무단으로 도로를 점령한 채 주차돼 있다. 윤준명 기자
19일 오후 2시께 광주 북구 운암동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 인도와 차도에는 각종 철판과 목재 등 건축자재가 곳곳에 쌓여 있었고 건설기계가 수시로 드나들고 있었다. 길게 늘어선 공사장 고깔(라바콘)이 일부 차로를 통제해 교통체증이 발생하기도 했다.

차로가 줄어들면서 교통정체가 빚어지자 일부 차량은 급하게 차선을 변경하거나 추월하는 아찔한 상황도 빈번하게 발생했다.

보행로 역시 마구잡이로 쌓인 공사 자재들에 가로막혀 통행이 불편한 상황이었다. 시민들은 멀리 돌아가거나 차도까지 넘어와 위태롭게 길을 건넜다.

주민 강해든(23)씨는 “이곳을 지날 때마다 인도 위의 공사 자재와 각종 적치물로 통행에 불편을 겪는다. 대형 공사 차량이 도로 일부를 점유하고 있는 경우도 잦아 각종 사고에 대한 우려도 크다”며 “최근 남구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크레인 연결고리가 50m 높이에서 추락했다는 뉴스를 접한 뒤로는 안전에 대한 불안도 커져 공사 현장 인근 도로를 우회해서 지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운천저수지 밑 지하철 2호선 공사를 위해 저수지의 물을 전부 빼고 일부 구간의 산책로와 시설물을 통제하면서 저수지의 경관이 망가지고 방문객이 줄어들어 운천저수지 인근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나다운 기자
끝이 보이지 않는 광주도시철도 2호선 공사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상인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도시철도 2호선 1단계 구간은 당초 2023년 개통 예정이었으나 2026년으로 개통 시기가 연기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착공한 2단계 구간도 현 상태라면 2029년 개통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나들이 명소로 알려져 시민들의 발길이 끊기지 않았던 운천저수지는 지하철 공사가 시작된 후 도심 속 ‘방치된 공원’이 됐다. 도시철도건설본부가 지난 2020년 운천저수지 밑 지하철 2호선 공사를 위해 저수지의 물을 모두 빼고 일부 구간의 산책로와 시설물을 통제한 탓이다. 운천저수지 인근 자영업자들은 지하철 공사로 인해 저수지의 경관이 망가지고 방문객이 줄어들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운천저수지 인근에서 10년 넘게 레스토랑을 운영했다는 문환식(43)씨는 “공사가 시작된 이후 지난 봄철에 ‘벚꽃 특수’를 누리지 못했다. 평소 매출도 많게는 50%가량 줄어든 것 같다”며 “운천저수지를 찾는 사람 자체가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인 듯하다”고 말했다.

문씨는 “공사를 계속 해야 한다면 관리라도 잘 해줘야 하는데 제초 등 공원 관리 빈도가 확연히 줄었다. 출입 통제 펜스도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보이니 펜스를 꾸며주든지 미관상 개선을 해줬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지하철 공사 현장이 가게 앞을 점령해 매출에 직격탄을 입은 건 상무지구 등 주요 상권도 마찬가지였다.

상무지구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이미선(61)씨는 “통행이 불편해 왕래하는 사람들이 줄어드니 매출이 40%가량 하락했다”며 “이 근방을 보면 임대를 내놓은 상가가 많은데 최근에는 새로 입점하는 상인을 본 적이 없다. 공사라도 빨리 진행해 줘야 하는데 완공은 기약도 없고 피해보상은 해줄 수 없다고 하니 답답할 뿐이다”고 울상을 지었다.

서구 금호동에서 분식집을 하는 이계윤(48)씨는 “지하철 공사로 인해 차선이 한 개로 줄어들면서 가게 앞에 잠깐 차를 세워두고 음식을 포장해 가는 손님이 사라졌다.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영세상인에게는 그마저도 매우 크다”고 호소했다.

도시철도 2호선 공사 장기화와 신축 아파트 공사가 겹치면서 안전 및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 마련이 절실한 가운데 광주시는 안전관리를 강화하고 공사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현재 진행 중인 아파트 공사현장은 40여곳이다”며 “공사에 대한 민원이 들어오거나 신고가 접수되면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각 지자체나 관계 부서에 전달해 현장 단속을 하고 있다. 현장 계도를 통해 불편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광주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토지보상법 시행규칙 제 64조에 따라 공사로 인해 진출입로가 완전히 단절되지 않는 이상 상가 매출 감소 및 영업 부진에 대한 피해 보상이 어렵다”며 “1단계 구간 토목 공사는 올해, 2단계 구간 토목공사는 2028년 마무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민 불편 사항을 꾸준히 검토하며 빠르게 공사가 완료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상아·나다운·윤준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