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청 전경.

필리핀에서 국내로 50억원 상당의 마약을 밀반입해 판매한 총책 등 54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대전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 범죄단체조직, 특정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을 받는 총책 A(45)씨 등 조직 간부 9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일당 45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0년부터 필리핀에서 암호와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마약 판매 채널을 만들고 국내로 마약을 밀반입해 50억원 상당에 달하는 필로폰 등 약 8㎏을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중 필로폰은 무려 6㎏상당인 것으로 알려졌다.

필로폰 1회 투약량이 0.03g인 점을 고려하면 A씨가 판매한 필로폰은 2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특히 조직원들은 지난 2022년 1월부터 지난달까지 범행에 가담한 중간 판매책과 유통책 등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관리, 광고팀, 상담팀, 마약 던지기 운반책 등 체계적인 조직으로 움직인 이들은 국내에 있는 판매 조직원들을 관리하기 위해 ‘하선 기본 수칙’을 정해 놓기도 했다.

수칙에는 상선 유무 및 관계 등을 일절 언급하지 않도록 하거나 SNS광고를 꾸준히 하지 않을 경우 추방하고 1개월 300만원, 2개월 800만원 등 일정 매출이 나올 수 있도록 기준치를 정해 판매를 독려했다.

경찰은 텔레그램을 이용한 마약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수사를 벌이던 중 2022년 1월 마약 거래에 이용된 자금 흐름 분석 등을 통해 A씨를 특정했다.

필리핀에서 은밀하게 숨어 있던 A씨를 검거하기 위해 경찰은 올해 초 경찰청에서 마약공조수사계를 신설하고 필리핀 내 소재 단서를 종합, 필리핀 당국과 긴밀히 공조했다.

필리핀 당국에 A씨 집중 추적을 의뢰, 지난 6월 ‘인터폴 국외도피사범 검거 작전회의’ 참여를 계기로 한국과 필리핀 양국 사이 실무 회담을 진행하며 검거 계획 수립 후 노력한 끝에 필리핀 법집행기관과 코리안데스크가 A씨를 검거했다. 주필리핀 한국대사관을 통해 검거 2주 후인 지난 2일 A씨를 송환했다.

경찰은 범죄수익금 약 20억원에 관한 기소 전 추징을 실시했고 공범 B씨를 추적 중이며 추가적인 범행에 관해서도 확인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오는 11월까지 4개월 동안 마약류 범죄를 집중 단속하고 인터넷 마약류 및 조직적 유통 사범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며 “마약류 범죄는 투약자 개인 몸과 정신을 황폐하게 할 뿐 아니라 2차 범죄로 사회 안전까지 위협하는 중대 범죄에 해당해 목격 시 적극적으로 경찰에 신고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