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출신 최고위원 또 불발…‘호남정치’ 위상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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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지역출신 최고위원 또 불발…‘호남정치’ 위상 추락
서삼석·송갑석·민형배 3연속 좌절
친명 세력 확대·지역 정치력 약화
전남선 “중진급도 출마 안해” 지적
“호남민심에만 호소…한계 드러나”
  • 입력 : 2024. 08.18(일) 18:52
  • 오지현·정성현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등 대표 후보들과 김민석 등 최고위원 후보들이 18일 서울 송파구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정기전국당원대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8·1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 호남 대표 후보 민형배(광주 광산을) 의원이 낙선하면서 지역 곳곳에서 달라진 호남 정치 위상을 반영한 결과라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민 의원의 낙선은 지난 21대 국회 최고위원서 낙선한 서삼석·송갑석 의원에 이은 3연속 실패로, 호남 정치 위기가 심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18일 약 한달 간 진행된 당권 레이스의 대미를 장식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김민석, 전현희, 한준호, 김병주, 이언주가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이 중 “호남 정치 복원”을 외치며 출마에 나선 민 의원은 지금까지 치러진 경선에서 호남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 지역에서 모두 최하위권에 머무르면서 호남 정치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 광주·전남 중진 의원들 또한 민 의원을 향한 지지를 표명하며 합심에 총력을 다했으나, 최고위원에 당선에는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실제 민 의원은 전북·광주·전남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 전까지 누적 투표율 5.99%로 최하위권에 머물렀으나, 지난 4일 광주에서 2만1767표, 전남 2만9784표를 얻으며 8위에서 5위로 무려 3계단 상승하며 반등을 노렸다.

그러나 10일 이어진 경기 전당대회서 1만4526표(득표율 7.46%), 11일 대전 1408표(7.59%), 세종 414표(6.78%), 17일 서울 1만1619표(7.48%), 재외국민 126표(8.62%)등 한자릿수 득표율에 그치며 다시 7위로 내려앉았다.

민 의원의 낙선으로 호남이 또 다시 지역 출신 최고위원 배출에 실패하면서 일각에서는 달라진 호남 정치의 위상이 이번 전당대회에서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호남 순회경선 현장에서 만난 모 당원은 “호남 출신 최고위원이 배출돼야 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하나, 민 의원의 발언에서 호남 당원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것 말고 지역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겠다는 의지나 다짐은 보이지 않았다”며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개인적 정치적 세 불리기를 떠나 지역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지역 국회의원이 있는지는 솔직히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광주 한 기초의원은 “민 의원이 검찰·이재명으로 일부 인지도는 있으나, 한 방이 부족하다. 당 집행부 입성은 ‘전국적 아이콘’이 있어야 하는데 (민 의원은)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고 꼬집으며 지역 정치인들의 역량 한계를 지적했다.

전남에서는 민 의원의 낙선 여부를 떠나, 전남에 중진급 이상 의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위원 출마자가 없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전남 지역정가 관계자는 “최고위원 선거에는 입지가 있는 재선급 이상이 도전하는 만큼, 개인적으로는 초선 의원이 많이 당선된 광주보다는 중앙과 지역을 연결할 수 있는 오랜 정치 역량을 가진 전남 당선인들이 나서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민 의원이 광주서 ‘민주당의 뿌리인 광주·전남에서 시작해서 수도권으로 부는 대역전의 태풍을 만들어주실 것을 믿는다’고 발언했는데, 호남의 압도적인 당원 수로 수도권에 영향을 주겠다는 발언은 실망스러웠다”며 “호남 지역의 민주당 지지세가 높다고 해서 민심에만 호소하는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지역뿐만 아니라 정국 현안을 주도하며 정치인으로서의 역량 강화에도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지현·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