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 유통경험 살려 새싹삼 재배…후배 농가 지속 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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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수축협·산림조합
의류 유통경험 살려 새싹삼 재배…후배 농가 지속 배출
7년째 새싹삼 재배 ‘담양 아이니새싹삼’
크기·굵기 분류 세분화 음식점 납품
담양·영광군 등 후배 농가 10명 지도
  • 입력 : 2024. 08.05(월) 11:54
  • 글·사진=조진용 기자
담양군 대전면 갑향리 223 일원에서 7년째 새싹삼을 재배하고 있는 ‘아이니새싹삼’
담양의 딸기, 샤인머스켓 등 일반적이고 보편화된 지역 전략 육성 작물에 도전하지 않고 7년째 새싹삼을 재배하고 있는 농가가 있다.

아이니새싹삼(대표 이선호)은 담양군 대전면 일원 150평 비닐하우스에서 스마트팜방식으로 새싹삼을 생산해내고 있다.

패션 의류업계에서 유통 업무 경험을 살려 유통 판로 개척으로 연매출 9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아이니새싹삼은 새싹삼 재배에 도전하는 후배 농가들을 지속 배출해낼 방침이다.

●고향 귀농 새싹삼 재배

이선호 아이니새싹삼 대표가 새싹삼을 출하 하고 있다
담양군 대전면 갑향리 223-11. 왕복 1차선 도로 논두렁 한편에 ‘아이니새싹삼’이라고 쓰인 이정표가 눈에 띈다. 이정표를 따라 비닐하우스로 들어가 보니 이선호 대표가 새싹삼을 솎아내 상자에 가지런히 새싹삼들을 담느라 분주하다.

이 대표는 아버지가 물려준 땅 150평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해 스마트팜 방식으로 새싹삼을 재배하고 있다. 스마트팜 방식이기 때문에 온도, 습도, 물조절만 관리하면 큰 병충해 없이 키울 수 있다.

지난 2017년 이 대표는 아버지가 돌아가신후 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30년만에 고향 담양으로 귀향했다.

이 대표는 “처음에는 시골로 귀농할 생각이 없었으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 혼자 시골에 사시는게 마음에 걸렸다”며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150평 땅을 명의이전해 주셨고 어머니도 아들이 농사를 짓기 위해 올지도 모른다며 전답을 팔지 않으셔서 어머니를 모시며 농사를 지어야겠다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싹삼의 품질은 묘삼이 결정한다. 묘삼은 갑삼과 을삼, 파상 등으로 구분되며 품질이 가장 좋은 갑삼이 가장 비싸다. 이 대표는 다른 묘삼보다 2~3배 더 비싼 갑삼을 구매해 새싹삼으로 키웠다.

이 대표는 업무가 바빠도 시장 주문이 들어오면 수확만큼은 자신이 직접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새싹삼 한뿌리씩 품질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나서 제품상자에 담는다”며 “혹시 제품에 문제가 생겨 소비자로부터 항의가 들어오면 언제든지 바로 응대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대표의 새싹삼은 굵기, 길이 등에 따라 7가지 등급으로 구분돼 100주 기준 1만8500원부터 10만원까지 가격이 책정된다.

새싹삼은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 25%, 관내 보자기농가맛집, 광주 북구 섬진강추어탕 등 음식점 300여개소에서 75% 소비가 이뤄져 지난해 연매출 9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유통영업 경험 살려

이선호 아이니새싹삼 대표는 패션 의류업계에서 유통 업무 경험을 살려 새싹삼 판로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이 대표는 부모님의 배려에 힘입어 무슨 농사를 지을 것인지를 놓고 고민했다. 당시 담양군이 설향, 죽향 등 딸기 품종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하고 광주 인근이라는 지리적 특성으로 판로까지 뒷받침되면서 딸기 농가들이 늘어나며 딸기 주산지로 입지를 굳히고 있었다.

이 대표는 “이미 공급 포화상태나 마찬가지인 딸기, 샤인머스캣, 포도 등의 작물로는 승부를 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새싹삼은 1년 이상 키운 묘삼을 구입해 20~25일 정도 키우면 새싹삼으로 판매가 가능하고 1년에 12회 이상 대량 판매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새싹삼 선도 농가를 찾아 재배법을 전수받으려 했으나 쉽지 않아 독학으로 재배법을 학습했다. 새싹삼 한 주당 500원 이하로 저렴해 새싹삼으로 작물을 선택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독학으로 새싹삼재배법을 익혀 본격적인 새싹삼 재배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쉽지만은 않았다. 새싹삼이 과도하게 자라면 상품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1개월 주기로 30만주를 시장에 팔아야 했던 것.

당초 이 대표는 패션 의류업계에서 25년간 영업 업무를 수행했다. 영업 업무를 통해 터득한 노하우를 새싹삼에 대입했다.

이 대표는 “국내와 해외 주재원 생활을 하면서 의류 판매를 해본 경험이 있다”며 “시장에서 새싹삼이 필요한 수요자를 찾기 위해 SNS와 쇼핑몰 플랫폼 등을 활용했다. 수요시장에서 어떠한점이 필요한지 찾아내고 요구사항을 즉각적으로 조치하며 새싹삼 소비 고객들과의 연대를 이어나갔다”고 말했다.

●새싹삼 후배 농가 지속 양성

고의로 악의적인 제품 평가를 남기는 나쁜 소비자를 뜻하는 ‘블랙컨슈머’도 있었지만 굴하지 않고 장기적인 고객이 됐다.

이 대표는 “겨울철 새싹삼을 택배로 보냈더니 새싹삼미 얼었다고 반품을 요구하는 고객에게 반품을 받지 않고 새로운 새싹삼을 다시 보내줬다. 새싹삼이 신선하지 않다며 볼멘소리를 내는 고객도 이유를 묻지 않고 기존 주문량과 똑같이 새로운 새싹삼을 보내줬다”며 “새싹삼에 이상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소비자의 항의에 반문하지 않고 대체할 새싹삼을 보내줬다. 이러한 경영방식을 지속하자 항의했던 소비자들이 마음을 돌려 장기고객으로 전환되며 주위 소비자들에게 추천으로 자연스레 소비증대 보탬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새싹삼 재배에 도전하는 후배 농업인들을 양성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선호 아이니새싹삼 대표는 “새싹삼 재배법부터 관리 방법 등 도제식 교육으로 관내 5명, 영광군 1명 등 총 10여명의 새싹삼 후배 농가를 양성했다”며 “새싹삼 재배에 도전하는 후배 농가들을 지속적으로 키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조진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