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타이거즈가 키움히어로즈와 신인 지명권 및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투수 조상우를 영입했다. 조상우가 지난 2021년 8월7일 일본 가나가와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동메달 결정전 6회초 2사 만루에서 위기를 막아낸 뒤 포효하고 있다. 뉴시스 |
KIA타이거즈는 키움히어로즈와 신인 지명권 및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투수 조상우를 영입했다고 19일 밝혔다. 이에 따라 KIA는 키움에 2026 KBO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및 4라운드 지명권과 현금 10억원을 양도했다.
조상우는 명실상부한 키움의 마무리 투수이자 국가대표 필승조로 활약했다. 인천서화초-상인천중-대전고를 거친 그는 2013 프로야구 신인선수 지명회의에서 전체 1순위(1라운드 1순위)로 넥센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줄곧 히어로즈의 원클럽맨으로 활약한 조상우는 프로 통산 9시즌 동안 343경기에 나서 419.1이닝을 소화하며 33승 25패 54홀드 88세이브와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했다.
특히 그는 넥센의 마지막 시즌이었던 2018년부터 올해까지 사회 복무에 임한 2022년과 2023년을 제외하고 줄곧 마무리를 책임져 왔고, 2020년에는 세이브왕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조상우의 존재감은 KBO 리그에 국한되지 않았다. 조상우는 2015년과 2019년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 12 7경기에서 7.2이닝을 소화하며 단 1실점만 내주는 위력을 과시했고 2021년 도쿄 올림픽 6경기에서는 8이닝을 책임지며 역시 1실점만 허용하며 국가대표 필승조로 맹위를 떨쳤다.
KIA는 조상우의 영입을 통해 비시즌 최대 고민을 완벽히 털게 됐다. 앞서 FA 자격을 취득한 장현식이 LG트윈스로 이적을 택하며 KIA는 필승조에 공백을 안고 있는 상황이었다.
필승조 재편 역시 완료된 모양새다. KIA는 올해 곽도규와 최지민, 장현식, 전상현, 정해영으로 필승조를 꾸렸다. 내년에는 장현식의 빈자리에 조상우를 투입할 수 있게 됐다. 7회부터 9회까지 ‘JJJ 트리오’로 불리던 장현식과 전상현, 정해영의 라인업도 전상현과 조상우, 정해영으로 유지된다.
심재학 단장 역시 이 부분을 고려해 트레이드를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불펜 보강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며 시장에 뛰어든 것.
KIA 관계자는 “최근 전력 보강과 관련돼 자주 소통이 있었다. 올해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에 팬들의 기대치가 높아진 상황이고 전력 구성에 대한 중요성이 컸다”며 “불펜이 가장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모이면서 트레이드를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주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양 팀 단장의 만남이 1차로 성사됐고 논의가 시작됐다”며 “이번 주 실행위원회 워크샵에서 구체적인 논의로 이어지면서 트레이드가 급진전됐다”고 덧붙였다.
이범호 감독으로서는 구단의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행복한 고민을 안게 됐다. KBO 리그 정상급 클로저인 정해영과 조상우를 동시에 보유하게 되면서 두 선수의 등판 시점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해졌다. 내년에는 두 선수가 8회와 9회를 분담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구단으로서는 신규 과제도 생겼다. 첫째는 조상우의 건강 관리다. 조상우는 올해 어깨 부상으로 두 차례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투수에게는 치명적인 부위인 만큼 부상이 재발하지 않도록 관리가 필요하다.
둘째는 조상우와 동행이다. 조상우는 내년 정규시즌을 정상적으로 소화한다면 FA 자격을 얻는다. 구단이 비FA 다년 계약 협상에 나설 수 있지만 조상우가 시장 평가를 택한다면 동행이 까다로워질 수 있다. 조상우가 올해까지도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스스로 밝혀온 점도 변수다.
한규빈 기자 gyubin.han@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