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전당대회 본격화… 호남정치 부활 신호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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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여야 전당대회 본격화… 호남정치 부활 신호탄 될까
민주, ‘이재명 대세’ 최고위원 치열
지역출신 민형배·박병규 도전 ‘관심’
국힘 당권 주자들 “호남 현안 해결”
혁신, 조국 대항마 없어 흥행 한계
  • 입력 : 2024. 07.07(일) 18:43
  • 오지현·정성현 기자
이춘석(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준비위원장과 위원들이 지난달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준비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참석자 소개를 받으며 박수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조국혁신당 등 각 당이 전당대회 일정을 확정하면서 차기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된 가운데 호남의 정치적 위상이 되살아날 지 관심을 모은다.

특히 민주당의 텃밭이자 심장으로 일컬어지는 광주·전남에서는 지도부 배출을 통해 침체된 호남정치의 부활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7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민주당은 오는 8월 18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난달 27일 열린 ‘제1차 전국당원대회준비위원회 회의’에서 위원장에 이춘석 의원(익산갑), 선거관리위원장에 이개호 의원(담양·함평·영광·장성)을 선임했다.

이번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호남 출신 의원들이 지도부 선출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면서 5명을 뽑는 최고위원 선거에 지역민의 관심도 높아졌다.

최고위원 선거에는 10여명에 달하는 원내·외 인사들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어느정도 윤곽을 드러낸 모양새다.

원내에서는 김민석 의원(4선)과 이언주 의원(3선), 강선우·김병주·민형배·한준호 의원(재선), 이성윤(초선) 의원이, 원외에서는 김지호 부대변인, 박완희 청주시의원, 정봉주 전 의원, 최대호 경기 안양시장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현희 의원(3선), 박승원 광명시장(2선), 박병규 광산구청장(초선)도 조만간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인다. 최고위원 선거의 경우 후보자가 9명 이상일 경우 오는 14일 예비경선을 통해 8명으로 추린다.

특히 지역 출신으로는 ‘친명’으로 분류되는 민 의원과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편승’을 거부하고 나선 박 구청장의 격돌이 점쳐지고 있다. 박 구청장은 7일 열린 자신의 출판기념회에서 정확한 출마의사를 표명하지는 않았으나 10분간 이어진 참석자 간담회에서 민생·경제 등 책 내용을 강조하며 최고위원 출마를 시사했다.

그러나 민 의원과 박 구청장 둘 다 같은 지역구인만큼, 전국 순회 선거운동으로 인한 지역현안 공백 및 호남 지지세 분산도 우려된다.

광산구 민주당 지역위 한 관계자는 “박 청장의 아킬레스건은 구청장 선거 당시 무투표 당선으로 인해 정치세력이 약하다는 것이다. 최고위원에 출마한다면 이는 2년 후 지방선거를 노린 ‘세 결집 용도’가 아닐까 싶다”며 “(박 청장이) 과거 기아차 노조 지부장을 역임한 이력이 있어 차별화된 공약이 기대되나, 두 후보 모두 광산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어 ‘지역 소홀’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예상된다. 호남 표가 나뉘어 두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당 대표의 경우 이재명 대표의 연임이 유력하지만, 김두관 전 의원이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재명 일극체제’ 판도를 흔들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민주당은 다음달 4일 김대중컨벤션센터와 나주다목적체육관에서 광주시·전남도당 합동연설회 및 시도당대회를 열 예정이다.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7·23 전당대회에는 윤상현, 나경원, 한동훈, 원희룡 후보가 출마해 연일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지역민을 겨냥한 공약들이 눈에 띈다.

윤상현 후보는 “호남 등 취약지역 약진을 위한 ‘국민의힘 제2당사’를 광주에 설치하고 전국정당 특별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혁신하는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공언했다.

나경원 후보 또한 지난 6일 광주를 찾아 “당 대표가 되면 당선권 비례대표에 호남 인사들을 30% 공천하겠다”고 약속하며 “지구당을 부활시켜 호남 당세를 확장하고, 국회의원실과의 파트너십 제도를 만들어 호남 현안 해결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8일 오후 2시 김대중컨벤션센터 다목적홀 2홀에서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 광주·전북·전남·제주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오는 17일까지 전국을 순회할 예정이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22대 총선때 호남에서 비례대표 득표율 ‘1위’를 기록했지만, 당 대표에 도전한 조국 의원 외에 대항마가 없어 흥행에 한계를 노출한 모습이다. 최고위원 후보로는 김선민, 정도상, 황명필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으나 선출직 최고위원이 2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낙선자는 단 한 명에 그친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모두 당 대표가 사실상 정해져 있다는 사실은 동일하나, 조국혁신당의 경우 최고위원 선정 다양성에 있어 한계에 봉착했다는 점이 극명하게 드러난다”며 “조국 대표의 사법리스크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전당대회를 통한 지지율 반등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서는 지난 총선때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비례는 조국혁신당)’ 돌풍이 일었던 만큼, 호남지역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민주당 전남도당 한 관계자는 “조국혁신당 열풍은 ‘3년은 너무 길다’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 슬로건 때문이었고 이는 아직 유효한 상황”이라며 “조국당의 근간은 결국 민주당이다. 지민비조라는 말이 괜히 나온게 아니다. 안정된 호남 지지세를 받고 있는 만큼, 이번 전당대회는 흥행보다 조직 체계 구성에 우선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조국혁신당은 오는13일 오후 6시 광주음악산업진흥센터피크홀에서 ‘제4차 당대표·최고위원 후보자 합동간담회 및 온라인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오지현·정성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