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담양군 대전면에 위치한 잇다자유발도르프학교를 찾았다. 정상아 기자 |
잇다자유발도르프학교 상급반(9~12학년) 학생들이 인근 밭에서 농사실습을 진행하고 있다. 잇다자유발도르프학교 제공 |
지난 3일 찾은 담양 잇다자유발도르프학교. 대나무 숲을 가로지르는 좁은 길을 따라가 보니 작은 학교가 보였다. 운동장에서는 저학년 학생들이 모여 모래놀이를 하고 있었고 복도로 들어서자 곳곳에서는 학생들의 악기 연주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 학교의 교육과정은 1학년부터 12학년까지로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이 함께 생활하고 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광주에서 이곳으로 편입한 오윤진(16) 학생은 부모님의 권유로 오게 됐다. 오양은 전교생이 60여 명 정도로 작은 규모로 운영되는 이곳에서 처음 느낀 건 ‘자유로움’이라고 했다.
교과서 없는 교육이 원칙인 이곳에서는 교사들이 직접 칠판에 그림과 글을 적고 말과 행동을 통해 수업을 진행한다. 학생들은 직접 만든 공책에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기록하며 자신만의 교과서를 만들어 나가는 방식으로 공부한다.
잇다자유발도르프학교 상급반(9~12학년) 학생들이 강당에서 중국어 연극을 펼치고 있다. 잇다자유발도르프학교 제공 |
오양은 “일반 초등학교와는 교육과정이 확연히 다르다”며 “이전 학교에서는 수업 시간이 매번 지루했는데 여기에선 생활이랑 밀접한 활동 수업이 많다 보니 더 흥미를 느낀다”고 설명했다.
학력이 인정되지 않는 비인가 대안학교인 이곳은 학생들이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 저마다 고유한 개성과 자아를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학교 규정상 검정고시 준비가 금지돼 있지만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사를 찾아 대학 진학을 원할 시에는 검정고시에 응시할 수 있다.
오양은 “원래 좋아하는 게 없었지만 수업을 듣다 보니 음악에 관심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아직은 음악이라는 큰 틀만 좋아해서 악기도 배우고 광주로 보컬학원도 다니면서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는 중이다”고 했다.
이어 “졸업을 한 후 대학에 진학할지, 아니면 취업을 해서 다른 길로 갈지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지만 불안하지 않다”며 “내가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등 떠밀려 정하지 않고 여유를 가지면서 깊게 고민해 볼 수 있어 좋다”고 웃었다.
함평골프고등학교 학생들이 교내 골프 연습장에서 전문 강사에게 교육을 받고 있다. 정상아 기자 |
최근 찾은 함평골프고등학교 실내·외 골프 연습장에는 개인 코칭을 받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이날은 기온이 32도에 육박하는 무더운 날씨였지만 학생들은 인상 하나 찌푸리지 않은 채 열심히 골프채를 휘둘렀다.
아버지를 따라 중학생 때부터 취미로 골프를 배웠다는 고수민(16) 학생은 일반계 고등학교 진학을 고민했지만 자유로운 환경에서 전문 교육을 받고 싶어 함평골프고등학교로 진학을 결정했다.
이 학교에서는 골프 연습장, 쇼트 게임장, 실내·외 퍼팅장, 벙커 연습장 등 학교 곳곳에 마련된 넓은 연습장부터 전문 코치, 강사들의 1:1 교육까지 전부 누릴 수 있다.
이곳에서는 대회 경험과 프로 자격 취득 등 전문성을 요구하는 골프학과의 특성에 맞게 수업이 진행되면서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일반 교과 수업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에는 골프 연습이나 대회 출전 등이 이뤄진다.
비용 부담을 줄이고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를 교육과정 내에서 맘껏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이 학교의 가장 큰 장점이다.
프로골프 자격 취득을 준비 중인 고양은 대학 진학을 넘어 세계적인 골프 선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고양은 “일반계 고등학교에 진학해 혼자 골프 선수를 준비했더라면 시간도, 비용도 부담이 돼 힘들었을 것 같다”며 “사교육 걱정 없이 체계적인 전문 교육 과정을 통해 꿈을 키워나갈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좋아하는 분야를 배우다 보니 관심도 많고 의욕도 넘친다”며 “원하는 대학에 진학하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골프 선수가 될 때까지 꿈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정상아 기자 sanga.jeong@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