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열폭주’ 배터리 화재, 안전 시스템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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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열폭주’ 배터리 화재, 안전 시스템 갖춰야
시·도 관련업체 57곳 안전점검
  • 입력 : 2024. 06.26(수) 17:28
지난 24일 경기도 화성의 일차전지 제조공장 화재로 20여 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참사가 발생했다. 불은 리튬 배터리 완제품 검수와 포장 작업을 하는 공장 건물 2층에서 시작돼 연쇄 폭발과 함께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이곳에는 3만 5000개가 넘는 리튬 배터리를 보관 중이었다.

리튬 배터리에서 불이 나면 온도가 순식간에 1000도 이상으로 치솟는 ‘열폭주 현상’이 일어난다고 한다. 다량의 불산 가스도 발생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이 닿으면 수소 가스가 생겨 2차 폭발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방식으로 진화하기도 어렵다. 불이 꺼진 것처럼 보여도 내부에서 열이 계속 발생해 언제든 불꽃과 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 이 때문에 내부에서 근무 중이던 직원들도 불길이 거세 대피하지 못하고 인명 피해가 컸던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번 사고로 인해 광주시와 전남도는 배터리 등 관련 기업 57곳에 대한 안전점검에 나서고 있다. 광주시는 26일 해당 업체를 비롯해 4개 업체에 대한 안전점검을 펼치는 등 광주지역 28개 업체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에 나설 예정이다. 또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피요령과 화재안전수칙 등 안전교육도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전남도는 ‘화재취약시설 현장점검반’을 구성해 7월 5일까지 목포시 등 8개 시·군의 리튬과 석유화학 공장 29개소에 대해 민·관 합동점검을 실시한다.

이번 사고처럼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화학공장은 일단 화재가 발생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배터리 업체 특성상 폭염과 연관성이 없는지 조사하고, 배터리 관련 업체들은 화재 사고에 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총체적 안전점검을 통해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배터리 화재는 새로운 재난상황이라는 점에서 안전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최악의 참사로 기록될 이번 배터리 화재를 계기로 위험 물질인 리튬 배터리를 다루는 작업장의 안전관리 규정이 충분했는지, 관련 규정이 제대로 준수됐는지 철저한 확인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