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규 센터장 |
귀촌해서 가장 많은 실수를 하는 경우가 바로 농약살포의 과정에서 일어나는 것임을 보여주는 안타까운 사례이다. 이렇듯 농촌에서는 귀촌하여 시행착오를 겪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계절에 맞게 씨앗을 파종해야 되는데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고 적기에 영양제를 주어야 하는데 시기를 넘기는 때도 발생한다. 수확을 해야 할 때를 놓쳐서 과일과 곡식의 알맹이가 손실되거나 천수답의 경우 물을 확보하지 못해 농작물을 포기해야 하는 사례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일이 생길 수 있다. 필자도 귀촌하여 작물을 파종해서 수확할 때까지 마을 사람에게 묻고 또 물어가면서 작업했지만 가을에 거두어드릴 때는 원하는 결실을 볼 수 없어 속상해하던 때가 많았다. 지금은 지난 날의 실패를 거울삼아 기본적인 수확을 올리고 있으니 농사도 그만큼 경험이 필요한 일이라고 볼 수 있다. 귀촌해서 농사를 시작할 때는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면적으로 시작해야 하는데 많은 경우 욕심을 부려 규모가 큰 면적을 경작하기를 원한다. 그러다 보면 한해 농사일이 끝나기도 전에 일이 벅차서 흥미를 잃게 되기 십상이다. 따라서 본인의 능력보다 여유를 갖고 느슨하게 농사일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요즘은 농촌도 벼농사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특수작물에 관심을 갖고 도전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필자가 살고 있는 해남의 경우에도 벌써 아열대기후에 적합한 농작물을 재배하기 시작한다. 바나나 농사를 짓는 농가가 생겨나고 애플망고와 올리브나무를 심어 매출을 올리는 농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밤호박의 경우에는 경지면적이 늘어나 생산량이 증가하면서도 그만큼 소비자의 수요가 늘어나 농가 소득에 도움을 주고 있다. 한편 농촌의 여름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그동안 소홀했던 본의의 여가생활을 할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준다. 봄에 심은 밤호박이나 하지감자 등의 농작물은 대부분 수확하여 판매가 마무리 되고 논에는 모내기가 끝나 물관리에만 신경쓰면 된다. 밭작물 중에서는 포도농사가 조금은 바쁘지만 고구마, 고추, 참깨, 콩, 옥수수 등의 작물은 여름에 한창 자라나는 시기이기 때문에 관리만 잘 하면 되는 계절이다. 한 동안은 급한 일정이 없기 때문에 유두와 초복을 맞이한 농촌은 마을마다 동네사람들이 회관에 모여 보양식을 먹으면서 한 해의 풍년을 기약한다. 남도의 여름이 깊어 갈수록 올해 농작물도 풍작을 이룰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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