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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하는 목민관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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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하는 목민관에 박수를

게재 2022-06-28 16:31:19
이용규 논설실장
이용규 논설실장

민선 8기 지방 목민관들의 '교승(交承)' 작업이 한창이다. 이른바 단체장 임무 교대이다. 주도권을 쥔 후임의 시간이어서 전임의 입장에선 불편할 수 밖에 없다. 목민관의 교체 이유로 다산 정약용은 20가지를 거론했는데, 6·1 지방선거에서는 3선 연임 제한에 의한 자동 퇴진과 낙선 등으로 광주·전남교육청을 비롯해 20곳에서 단체장 교대 절차들이 진행되고 있다. 12년간 광주교육을 책임진 장휘국 교육감과 광주의 베드타운으로 인식되던 담양을 생태와 지역문화 자원을 활용, 대한민국 최고의 생태문화도시로 일군 최형식 담양군수는 3선 연임 제한으로 자리를 넘겼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당후보 경선에 실패해 4년간의 목민관을 마치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2전 3기만에 민선 7기 광주시 수장을 맡았던 이용섭 시장은 일복이 많았다. 많은 장·차관 경력으로 지역발전과 난제 해결에 기대감도 컸다. 재선 도전에는 실패했지만 시민들이 평가한 시정 성적표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60%이상 높은 평점을 받았다.

시민 초청 취임식을 취소하고 북상하는 태풍 쁘라삐룬 대비 현장 점검을 시작으로 달려온 그의 4년은 세계수영대회 준비, 국가적 위기 상황에서의 코로나19 방역 전쟁 등 한시도 마음놓을 수 없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그는 실력과 전문성을 살려 광주에 경제도시 인프라를 구축했다. 광주형일자리 GGM완공, 지하철 2호선 건설 착수, 인공지능 기반 선도적 육성의 자신감으로 윤석열 정부의 화두인 반도체를 광주에서 당당히 말할 수 있었다. 전국 최초로 중증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과 국제사회의 나그네인 고려인 동포를 껴안아 환대의 도시 광주를 전세계에 알렸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크다. 지역의 묵은 숙제들을 명쾌하게 가르마를 타지 못한 채 민선 8기에서 다시 시간과의 전쟁에 돌입해서다. 중앙정부 기획 행정과는 달리 갈등 조정이 중심인 광역 행정에서, 첨예한 이해관계자들이 시청앞으로 몰려와 쏟아내는 수많은 민원 폭탄은 행정의 달인에게도 합법적으로 풀어낼 여지는 없었다. 공공성과 수익성이 조화인 이들 사업은 돌파구를 마련치 못해 답답함으로 비쳐졌고, 이해 당사자들이 쏟아내는 무수한 비판과 비난의 화살은 그에게 향했다. 전혀 예기치 못한 재난도 그가 떠안아야 할 몫이었다. 2번의 대형 사고는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무한 책임져야할 시장으로서는 마음의 빚이었고, 현장에서 숙식을 하며 진심을 다해 수습에 매달린 이유다.

이용섭 시장은 29일 퇴임을 앞두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혁신 시장'으로서 기억되길 희망했다. 이 시장이 보여준 광주 시정의 혁신은 시 공무직과 산하 기관 통합 채용을 들 수 있다. 광역자치단체 산하기관 통합 채용시스템은 광주시가 최초는 아니나 표를 먹고사는 선출직 입장에서는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선거 과정에서 도움을 받은 이들의 자녀나 친척 일자리 민원을 차단했으니 비난과 원망은 불보듯 뻔했다.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식으로 손해를 감수하고 광주 공공기관 채용에 있어 새길을 연 것이다.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시민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이용섭 시장은 향후 행보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어디서든 광주발전을 위해 시민으로서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다산은 그의 역저 목민심서 해관편에서 '목민관의 직책은 반드시 교체되기 마련이다. 해임돼도, 벼슬을 잃어도 놀라지 않고 연연해하지 않으면 백성들이 존경할 것이다'고 일갈했다. 후임자에게도 '전임자가 흠이 있으면 그것을 가려주고 떠벌이지 않으며, 전임자가 죄가 있으면 그것을 고치고 더하지 말아야한다'고 지적했다.

민선 8기 전임과 후임간 비판과 공격이 아닌 서로 배려하는 교승의 의리를 주문한다. 목민관님들, 지역발전을 위해 수고 많으셨습니다. 이용규 논설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