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따, 3년만에 다시 하니 겁나게 좋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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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3년만에 다시 하니 겁나게 좋소!"
●광주 5·18 42주년 전야제 이모저모||3년여 만에 '인원제한' 없이 진행||문화예술 공연 다채… '뜨거운 열기'||"님을 위한 행진곡 제창, 기분 남달라"||시민·사회 단체·정치인 등 방문도
  • 입력 : 2022. 05.17(화) 22:39
  • 김혜인 기자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오월, 진실의 힘으로! 시대의 빛으로!' 42주년 5·18 민주화운동 전야행사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

"무려 3년만이네요. 많은 시민들이 함께 모여 '광주 정신'을 되새길 수 있어 뜻 깊었습니다."

5·18민주화운동 제42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광주 동구 금남로 일원에서 열린 '오월 진실의 힘으로 시대의 빛으로'라는 주제로 열린 5·18전야제가 오후 9시30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대확산 이후 3년 만에 인원 제한 없이 치러지면서, 유가족·시민, 정계 인사 등 주최 추산 5000여 명이 그날을 함께 되새겼다.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오월, 진실의 힘으로! 시대의 빛으로!' 42주년 5·18 민주화운동 전야행사에서 한 시민이 춤을 추고 있다.

●총 3부로 이어진 전야제

오후 7시30분부터 시작된 이날 전야제는 △1부 다시, 오월 △2부 진실의 힘으로 △3부 시대의 빛으로 등으로 진행됐다. 행사 진행은 시사풍자 연극인 지정남씨와 백금렬 전교조 교사가 맡았다.

선두에 풍물패를 세운 시민들은 수창초교부터 금남로 거리까지 '민주대행진' 퍼레이드를 열었고, 오후 7시 전야제 1부 행사가 시작됐다.

1부 무대는 연극 공연으로 시작했다. 리어카에 '계엄령을 해제하라'를 적은 아주머니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 그는 80년 당시 "전두환은 물러가라"라는 가사로 불렸던 이른 바 '훌라송'을 "오월 진실 밝혀내라 훌라훌라"로 개사해 불렀다. 시민들도 함께 큰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했다.

2부는 80년 당시 남편이나 자식을 잃은 '오월 어머니'들의 노래로 시작했다. 뒤이어 김원중과 느티나무 밴드의 '직녀에게' 연주가 이어졌다.

3부는 한국 역사 속 민주화의 연결 고리를 완성하자는 의미를 담아 미래 세대에게 넘겨진 5·18 과제를 묘사한 공연들이 펼쳐졌다. 오월의 댄스와 어린이합창단의 노래로 구성했다.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오월, 진실의 힘으로! 시대의 빛으로!'를 주제로 42주년 5·18 민주화운동 전야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제야 광주 오월 같네요"

전야제 무대를 관람한 김모(29) 씨는 "대학생때부터 전야제를 한 번씩 오곤 했는데, 코로나19 이후 다시 와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불과 42년전만 하더라도 이 곳에서 전쟁같은 상황이 벌어졌다는게 믿기지않는다. 아직 밝혀지지 못한 진실들이 많지만, 분명한 것은 광주시민들은 당시 하나가 되어 움직였다는 것"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초등학생 자녀들과 함께 풍물놀이 행진을 보던 이현(37) 씨는 "아이들에게 5·18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싶어 같이 데리고 나왔다"며 "코로나 이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모인 것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이제야 '광주의 오월'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I LOVE 광주'가 적힌 파란 마스크를 쓰고 이곳을 찾은 이학기(63) 씨는 "5·18을 겪었던 사람으로서, 님을 위한 행진곡의 의미가 굉장히 깊다"며 "그러나 코로나로 그동안 (5·18행사가) 열리지 않아 부를 기회가 많이 없었지 않나. 정권이 바뀐 뒤 다시 맞이한 5·18전야제에서 수 많은 사람들과 함께 부르니 기분이 남달랐다"고 소회를 밝혔다.

●생생한 역사 교육의 현장

전야제는 청소년들에게 생생한 역사 교육의 현장이 되기도 했다.

학생들과 함께 전야제에 참여한 지혜학교 교사 최지은(29) 씨는 "수업이 끝났음에도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전야제에 오고 싶다고 말해 같이 왔다"며 "오늘 전야제를 보니 아이들이 교과서에서 배운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을 밝혔다.

함께 있던 지혜학교 학생 황지율(15) 군은 "이 거리에서 5·18이 일어났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앞으로는 (이 거리에) 즐거운 일들만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장애인, 정치인 모두 한자리에

전국여성단체연합과 장애인차별연대, 세월호상주모임, 리멤버 0416 등 시민·사회단체들도 금남로를 찾았다.

박경석 장애인차별철폐연대표는 "지난 42년 전 이곳에서 참으로 가슴아픈 일이 있었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오늘날 장애인들의 민주주의 발전은 너무 더디다. 그래서 오늘, 장애인들의 이동권·교육권을 호소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한편, 전야제에는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였던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민주당 이형석 국회의원, 정의당 강은미 국회의원, 무소속 민형배 국회의원, 민주당 강기정 광주시장 후보, 국민의힘 주기환 광주시장 후보,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등 여·야 인사들도 참석했다.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오월, 진실의 힘으로! 시대의 빛으로!'를 주제로 42주년 5·18 민주화운동 전야행사가 열리고 있다.

김혜인 기자 khi@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