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일칼럼> 광주의 꿈, 광주의 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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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칼럼> 광주의 꿈, 광주의 리더
이용규 논설실장
  • 입력 : 2022. 04.21(목) 17:51
  • 이용규 기자
오는 6월1일 민선 8기 광주광역시장을 뽑는 대진표가 속속 채워지고 있다. 국민의힘, 정의당, 진보당 등에서 출전 선수를 확정한 가운데 본선같은 예선을 치르는 민주당의 빈칸만 남겨놓고 있다. 오는 27일 이용섭 강기정 예비후보중 누구의 이름이 기록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공천=당선'인 지역 정치 지형상 이 두 명 중 한 명이 민선 8기 광주호의 선장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예상대로 박빙세다. 4년만의 리턴매치에 나서는 두 사람의 대결을 놓고 0.73%p로 끝난 20대 대통령선거판의 재판이라고 부르는 이도 있다. 각종 언론기관 여론조사에 거의 깻잎 한 장 차이일 정도 오차 범위내 접전인 경우가 많아 각 진영 주변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구도는 4년전과 비슷하나 상황 요건은 천양지차다. 최순실(최서원)국정농단을 단죄하는 촛불혁명에 의해 세워진 민주정부가 5년만에 정권을 내준터라 광주시장은 야당 소속 단체장이어서 행정력과 리더십에 대한 능력이 선택지를 고민하게 하는 것이다.

광주시장 후보 경선 후보자들의 프로필은 손색이 없다. 이용섭 후보는 김대중정부에서 문재인정부까지 다양한 국정경험을 한 정통 행정가이고, 강기정후보는 586 운동권 출신의 3선 국회의원에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했다. 두 후보 모두 언필칭 중앙 정부와 국회 등 폭넓은 네트워킹의 적임임을 내세우는 토대이다.

두 후보 지지층은 거의 'BTS급'이다. 두 후보를 지지하는 수많은 카톡 단톡방과 페이스북, 유튜브 등에서 홍보전은 달포전 끝난 대통령선거의 열기가 그대로 드러난다. 알지도 모르는 누구에 의해 초청된 수많은 카톡 단체방에서 동트기전부터 늦은 밤시간까지 소식을 퍼나르는 이들의 열정과 응원이 후보들을 버티게 하는 에너지원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상대 비방 내용과 지지 후보의 유리한 자료나 여론 조사 결과를 상황에 맞게 일사분란하게 제작 유포하는 시스템을 보면 고도의 정치 기획사의 직원들처럼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각종 언론사 여론조사 수치에 따라 각 진영은 하루에도 냉탕과 온탕을 왔다갔다는 것은 당연지사다.

이용섭 후보는 '더 크고 더 강한 광주를 '모토로 인공 지능 선도도시와 광주형 일자리 시즌 2 등 광주형 브랜드 현안 사업의 연속성과 규모를 키우는 것에 집중, 그동안 보여준 행정력과 실력으로 윤석열 정부를 상대할 적임자로서 3선 불출마 선언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강기정 후보는 '강하게 당당하게 새로운 광주'라는 슬로건에서 도전자의 전투성이 전해진다. 청와대 정무수석을 역임하면서 대한민국 전체를 볼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현 시정에 대해 틈을 파고드는 강후보의 공세에 각종 자료와 통계를 인용해 반박하는 이 후보도 물러섬이 없는 불꽃튀는 창과 방패의 대결이다. 대선 패배로 지역민들의 상실감이 큰 상황에서 국정에 참여한 86그룹 정치인이 시장 선거에 등판하는 것이 무책임하다는 날선 신경전도 이어진다.

그러나 선거판의 공약 메뉴는 그리 새로운 것이 보이지 않는다. 두 후보의 캠페인의 방점은 광주 경제의 그릇을 키워 지속가능한 발전과 재밌고 사회 복지 안전망 강화 등에 맞춰져 있다. 거의 대동소이하나 각론에 미세한 차이가 있을 뿐 변별력이 없다. TV토론회에서도 새로운 정책 추진에 대한 이슈보다 광주형일자리 , 인공지능 선도사업 등 민선 7기 '광주형 브랜드 사업에 대한 공헌도를 내세우는 묘한 신경전과 함께 이들 사업의 연속성과 세부 업그레이드를 주장하는 내용이 주조이다. 강 후보는 주로 정책의 내용보다 네이밍에 신경을 쓴 면이 강하다. 대선 과정에서 이슈가 된 재미없는 도시탈출에 대한 강박증도 보인다.

광주는 정치의 도시다. 이 말에는 정치의 도시인 광주도 변해야 한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 당연히 정보화시대에 걸맞는 미래 먹거리를 빈틈없이 준비한 튼튼하고 실한 경제적 토대위에서 광주가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인권도 더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광주는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에 의해 제기된 복합쇼핑몰 이슈에서 보듯 약자와 함께하는 상생과 공동체 정신을 소중하게 지켜왔다. 그동안 대형 유통시설 유치가 보이지않는 정치권의 입김에 의해 무산된 것에 대해 정치적 해석으로 곡해되기도 했으나 상생과 공동체정신은 바로 광주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 침공으로 또 다시 유랑의 고통을 겪고있는 우리 동포 고려인을 탈출시켜 광주고려인마을에 정착시키는 활동은 광주만의 마음 따듯함을 전세계에 보여주는 또 다른 광주의 브랜드다. 행정이 모두가 잘살 수있게할 수는 없어도 모두를 감싸는 도시, 내실있는 경제적 토대위에서 광주가 앞으로도 지켜 나아갈 지향점이다.

광역단체장, 특히 광주시장은 150만 시민들에게 일거수 일투족이 노출되고 시민들은 각종 민원해결을 위해 시청앞 광장으로 몰려가 피켓을 흔들어댄다. 단체장의 덕목은 첨예한 이해관계속에서 갈등 조정 능력이 최우선 순위다. 행정력을 담보로한 공익성과 투명성이 뒤따라야하기에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인들에 철저하게 재단되는 각종 민원이 초반부터 쾌도난마식의 해결은 기대난이다. 당사자뿐만 아니라 다수의 시민 이익이 우선돼야 하기에 접점을 찾기 까지는 시끄러울 수밖에 없다. 중앙 정부 장관,청와대, 국회의원 출신 단체장도 중앙집중형 업무 프로세스와 달리 민생과 직접 관련있는 현안과 맞닥뜨리는 현실에서는 갈등 조정이 녹록지 않음을 목격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내달 출범할 새로운 정부에서 광주는 야당 소속 단체장이 된다는 것으로 광야에 내몰리지 않고 중단없이 지역발전을 도모해야 한다는 명제다.

두 후보의 정책 검증은 TV 토론회를 놓고 단순 비교하기는 쉽지 않다. 오로지 시민들의 평가에 달려있다. 23일부터 26일까지 민주당 권리당원과 시민이 참여하는 국민참여 경선 여론조사에 모든 이목이 쏠린다. 글을 쓰는 이 시간에도 초청된 카톡방에서 이용섭, 강기정 후보 지지층들의 경선여론조사 참여 안내와 지지 문자들이 쉴새없이 전달되고 있다.

'더 크고 더 강한 광주'냐 '강하게 당당하게'냐, 선택의 시간이다.

이용규 기자 yonggyu.le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