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 탄소중립선언 1년 – 우리는 제대로 가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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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환경이야기·임낙평> 탄소중립선언 1년 – 우리는 제대로 가고 있을까
임낙평 광주환경운동연합 전 의장
  • 입력 : 2021. 09.12(일) 14:52
  • 편집에디터
2050탄소중립 선언이 나온 지 1년. 정부를 비롯해 대다수 지방정부들 금세기 중엽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광주는 중앙정부보다 빨리 2045년에 그것을 달성하겠다고 했다. 탄소중립은 온실가스인 탄소를 거의 배출하지 않고, 다소 배출하더라고 숲가꾸기 등 흡수원을 통해서 0(제로)으로 만들겠다는 뜻, 순제로(Net-Zero) 배출이라고도 한다. 화석에너지 의존하는 지금의 경제사회구조를 100% 바꾸겠다는 것이다. 실로 야심차고 획기적인 목표라 아니할 수 없다.

지난 1~2년 사이 우리뿐만 아니라, 세계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2050탄소중립을 선언했다. 미국 영국이나 EU(유럽연합), 캐나다 일본 등 주요선진국들과 세계 최대 배출국 중국(목표연도 2060)도 여기에 동참했다.

2050탄소중립은 기후위기로부터 지구와 인류를 구하는 해법으로 2015년 유엔 기후총회(COP21) 약속이다. 지난 8월, 유엔 산하 IPCC(기후변화 범정부기구)의 '6차 기후평가보고서'에서도 위기를 피하려면 '2030년 50% 감축과 2050 탄소중립'으로 가야 한다고 다시 확인했다. 아무튼 2050탄소중립은 국제사회의 거대한 조류이다. 세계가 코로나19의 고통 속에서도 기후위기의 대응과 탄소중립을 강조하는 것은 인류가 그만큼 절박한 상황에 직면해 있음을 뜻한다.

2050탄소중립은 결코 쉬운 일이 않다. 현재의 화석에너지 위주의 경제사회구조, 생산소비구조, 일상생활에서 화석에너지를 지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제 전력이나 교통수송, 기업경영, 건축물 유지 등에서 화석에너지를 버리고 재생에너지나 수소 등 신에너지로 대체해야 한다.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 전환이 필수적이다. 2040년대쯤이면 RE100(100%재생에너지)이 주류가 되어야 한다.

탄소중립 선언 1년, 우리는 탄소중립의 길, 즉 제로경주(Race To Zero)의 궤도를 타고 있을까. 실질적으로 탄소감축이 이뤄지고 있을까. 곰곰이 따져볼 일이다. 광주의 온실가스 배출은 2018년, 936만 톤이고 일인당 6.4톤이다. 2045 탄소중립은 2045년 순제로 배출하고, 중간목표인 2030년 45-50%, 963만 톤의 반을 감축해야 한다. 매년 40-50만 톤 이상 감축해야만 목표를 이룰 수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지구가 탄소중립을 이루려면 세계적으로 매년 7% 내외로 감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탄소중립선언 이후 광주 혹은 국가적 차원에서 얼마만큼 감축이 이뤄졌을까.

지금도 광주의 도시개발은 가속화되고 있다. 도시 이곳저곳에서 대규모 택지개발, 재개발이 진행 중이고, 상업용 빌딩도 올라가고 있으며, 도시외곽의 산업단지가 확충되고 있다. 자동차증가, 도로의 확충 등 교통량도 증가하고 있다. 건축이나 산업, 교통 등 분야에서 에너지수요가 꾸준히 증가추세인 듯하다. 1만대 이상 자동차가 증가하는데, 대부분 석유에 의존하는 내연기관 자동차일 것이다. 도시가 탄소중립을 선언했지만 오히려 탄소가 더 배출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새로운 에너지 수요를 감당할 만큼 대폭적인 재생에너지가 도입되고, 전기차 수소차가 크게 늘고 있다는 증거는 아직 없다. 우리가 제대로 가고 있는지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선언을 하고 원년을 선포했다면 그해부터 시민들이 변화를 느껴야 한다. 도시의 에너지, 산업, 건축, 교통, 도시계획 등 영역에서 탄소를 빼는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 각 분야별 정책과 제도의 변화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온실가스 배출억제, 재생에너지 확충, 에너지효율성 제고 등 정책의 실행과정에서 시민들이 몸으로 느낄 만큼 변화와 혁신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가을 들녘에서 추수하듯 탄소감축의 성과가 있어야 한다.

실질적으로 탄소감축이 실행되지 않으면 탄소중립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금년 감축의 성과를 이루지 못하면 내년 감축의 짐은 훨씬 더 무거워지게 된다. 10년 후, 30년 후 어느 날 갑자기 대폭적인 탄소감축 혹은 제로배출이 될 수는 없다. 지금 당장 행동하고, 그 성과을 공유해야 한다. 기후위기로부터 지구와 인류를 구하는 탄소중립의 길은 반드시 인류가 가야할 길이다. 탄소중립 선언으로부터 지난 1년, 우리는 제대로 가고 있을까. 차분하게 되돌아보며 성찰해 볼 때이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