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 유전자·윤승태> 해양학자의 환경일기 '다섯 번째 기록-국내 해양학계의 미래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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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타적 유전자·윤승태> 해양학자의 환경일기 '다섯 번째 기록-국내 해양학계의 미래를 생각하며'
윤승태 경북대 지구시스템과학부 해양학전공 조교수
  • 입력 : 2021. 08.25(수) 14:06
  • 편집에디터
통계청의 2020년 인구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역사상 최초로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시작됐다고 한다. 즉, 2020년 기점으로 대한민국 인구가 자연히 감소하고 있다는 의미다. 사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출산율인데 2018년 출산율 1이 무너진 이후로 계속해서 감소하여 현재 대한민국의 출산율은 세계에서 꼴찌를 다투는(?) 수준이라고 한다. 중고등학교 시절 우리나라의 과거 산아제한정책에 관해 배우면서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라는 표어를 봤던 기억, 실제 1960년 합계 출산율이 6명대였던 것을 되새겨보면 불과 한 세대 정도만에 너무 안 낳는 저출산의 시대가 된 것이다.

최근 급격해진 우리나라 인구 및 출산율의 감소는 자연스럽게 학령인구의 감소로도 이어지고 있다. 많은 독자들이 언론을 통해서 지역의 다수 대학들이 정원 미달로 추가모집을 진행했다는 뉴스를 접해봤을 것이다. 물론 이 현상이 오직 학령인구 감소 때문에 발생한 문제는 아니겠지만, 지금의 추세대로 학령인구가 계속해서 감소하게 된다면 가까운 미래에는 대학들이 공부를 가르칠 학생들이 없어 문을 닫게 되었다는 기사를 심심찮게 보게 될 것이다. 교육계에 몸 담은지 얼마 되지 않은 필자에게도 학령인구 감소 현상은 위기감을 느끼게 한다.

필자의 전공인 해양학 분야로 시야를 좁혀보면 학령인구 감소는 더 큰 위기감을 불러온다. 실제로 국내에 해양학 관련 학과가 있는 대학교의 수는 다른 자연과학 분야들에 비해 적으며, 해양을 활용해야 한다는 분야의 특성상 대부분의 해양 학과들이 수도권보다는 지방거점국립대학교에 위치하고 있다. 이는 지역에서의 해양학 교육 및 인재 발굴이 국내 해양학 후속 세대 양성에 많은 기여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이유로, 지방의 학령인구 감소와 지방의 학생들이 수도권으로 몰리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국내 해양학계를 이끌어나갈 젊은 세대들이 감소하여 해양 학계가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될 것임이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앞서 칼럼들에서 언급했듯이, 현재 우리는 기후변화 시대에 살고 있다. 지구온난화와 이상 기후 현상들이 발생하여 세계 도처에서 큰 피해를 입고 있으며 인류 역사상 유례없는 기후 난민이라는 사회문제도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우리가 당면한 기후 위기를 예측하고 이상 기후 현상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지구의 '기후조절자', 해양을 연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해양 연구를 수행할 해양학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이 인류가 수행해야 할 시대적 사명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므로, 해양학 분야 후학의 감소는 국내 해양학 분야의 발전을 저해할 뿐 아니라 이와 같은 기후 변화 시대 속에서 국가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필자는 인구 및 출산율 감소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가는 아니다. 다만, 인구 및 출산율 감소가 학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과 결과가 분명하기 때문에 우리가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학령인구 감소는 이제 현실로 다가왔고 해양학 분야 역시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어느 순간 국내의 해양 분야를 짊어질 젊은 세대들이 사라지는 비극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필자는 현재 해양학 분야에서 학업을 진행 중인 그리고 앞으로 해양학 분야로의 진학을 원하는 학생들이 최대한 좋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고 또 취업 등과 연계된 다양한 혜택을 제공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학령인구 감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교수들 또한 스스로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적극적인 해양학과 홍보를 통한 학생 유치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국가와 민간 차원에서도 학령인구 감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다방면으로 모색하길 바라며, 지역 대학들에 대한 투자와 지원도 아끼지 않기를 희망한다. 필자가 대학을 다닐 때 들었던 얘기가 '해양학은 블루오션(기회가 많은) 분야다'였는데 이 얘기가 현재와 미래 젊은 세대들에게도 전해질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경쟁력 강화를 위해 더욱 힘써야겠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