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개의 바람이 되어… 우리 마음속의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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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천개의 바람이 되어… 우리 마음속의 세월호"
세월호 참사 7주기 광주‧전남 추모 열기||17일까지 5·18광장에 분향소||다양한 추모식으로 애도 계속||백운광장 조형물 건립 등도
  • 입력 : 2021. 04.15(목) 17:25
  • 김해나 기자

세월호 참사 7주기를 맞아 15일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서 시민들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노란리본을 메달고 있다. 김양배 기자

"앞으로도 매년 그들을 기억하고 싶어요."

세월호 7주기를 맞아 광주 시민들의 추모 물결이 커지고 있다. 5·18민주광장에는 시민 분향소가 조성됐고 도시 곳곳엔 추모 문화제가 개최됐다. 상당수의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세월호를 마음에 간직하고 살고 있었던 것이다.

15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4·16재단과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한 시민 분향소에 따뜻한 바람이 휘날렸다.

책상 위 라디오에는 '천개의 바람이 되어' 등 세월호 참사를 기리는 노래들이 이어졌다. 이따금 희생자 304명의 이름으로 만들어진 노래가 가슴 아픈 멜로디로 5·18민주광장을 채웠다.

분향소에 붙은 희생자 사진에 가까이 와서 말없이 한참을 바라보다 가는 시민도 있었다.

곁눈질로 분향소를 살피던 한 시민이 쭈뼛쭈뼛 다가와 조형물에 리본을 매달았고, 리본은 바람을 맞고 나부꼈다. 그 소리가 마치 '고맙다'는 말처럼 들렸다.

최권호 비인가대안학교 다온 교사는 "개인주의 성향이 많은 요즘 아이들도 이 세월호 참사만큼은 추모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학생들을 데리고 진도항, 팽목항에도 다녀와 추모했다"며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다"고 말했다.

분향소 지킴이로 나온 청년들도 눈에 띄었다.

박지수(21) 씨는 "세월호 참사를 생각하면 아직도 마음이 아프다"며 "시간이 되면 주말까지 분향소를 지킬 예정이다. 희생자들이 외롭지 않게 많은 광주시민이 추모에 동참해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다른 지킴이 성모(20) 씨는 "당시 비극을 당한 많은 이들이 지금까지 살아있다면 좋고 좋은 푸른 시간을 보내고 있지 않겠냐. 그래서인지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매년 세월호 참사가 우리 마음속에서 잊히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 예전만큼 SNS에 추모 콘텐츠가 없는 거 같아 속상하다"고 말했다.

이날 세월호분향소에는 당시 희생자들 중 대부분이었던 안산 단원고 학생들과 비슷한 연령대 아이들의 발걸음도 이어졌다.

광주여고 송현지·배명진(19) 학생은 "희생자 대부분이 내 나이와 비슷한 단원고 학생들이라는 점이 가장 마음이 아프다"며 "세월호 참사 당일 초등학생이었는데도 '전원구조'라는 가슴 아픈 오보가 생각난다"고 말했다.

강동규(26) 씨는 "가까운 후배였던 친구가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났다. 당시 서울에서 학교에 다녔는데 자주 만남을 가져서 남일 같지 않다"며 "성격도 쾌활하고 밝은 친구였다. 매년 그 친구 생각이 나서 분향소를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황인호(23) 씨는 "유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분향소를 찾게 됐다"며 "당시 형 누나들이 참사를 겪었다고 생각하니 더 슬퍼졌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 빨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이뤄져 유족들의 마음이 조금이라도 편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5·18민주광장에 마련된 시민 분향소는 오는 17일까지 운영된다. 학생들이 직접 그린 추모엽서에 희생자들을 기릴 수 있는 글귀를 적거나 노란 리본을 조형물에 매달아 추모할 수 있다.

한편, 같은 날 오후 5시에는 세월호남구푸른길촛불모임 주최로 백운광장 세월호기억공원(가제)에서는 추모문화제가 진행됐다. 이날 고래 모양의 조형물이 공개됐다. 추모문화제에서는 △4·16가족협의회 인사말 △추모시 낭송 △추모곡 △세월호추모극 '기억의길' 순서로 진행됐다.

4·16재단과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마련한 시민 분향소에 학생들이 직접 그린 추모엽서와 노란 리본이 놓여져 있다. 시민 분향소는 오는 17일까지 운영된다.

김해나 기자 min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