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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은 당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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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은 당신을 기다린다

김해나 사회부 기자

게재 2021-03-18 13:48:02
김해나 사회부 기자
김해나 사회부 기자

"어떤 말로도 씻을 수 없는 아픔을 드려 죄송합니다."

지난 16일 5·18민주화운동 당시 진압 작전에 참여한 계엄군이 5·18 유족을 찾아 사죄했다. 그는 자신의 사격으로 무고한 시민이 사망한 사실을 인정했다.

가해자가 자신의 발포로 특정인을 사망케 했다고 고백하며 유족에게 직접 사과한 것은 41년 만에 처음이다.

5·18 가해자들의 사죄는 단순히 무릎만 꿇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아니다. 5·18 진상규명에 힘을 보태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고백은 '사죄'의 개념을 뛰어넘어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1980년 5월 당시 계엄군의 총기 사용은 자위권 차원이었다'는 신군부의 주장이 거짓임을 뒷받침하는 확실한 '증거'인 것이다.

당시 계엄군이 불특정 다수에게 가했던 폭력에 대한 목격담·증언 등은 있었지만, 특정 피해자에게 직접 사죄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만큼 진상규명을 향해 한 발 더 내디뎠다.

여태껏 5·18 진상규명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있었다. 하지만 피해자들의 증언만으로는 진상규명에 다가서기에 한계가 있다. 가해자였지만, 현재의 피해자이기도 한 그들의 양심 고백은 진상규명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다.

당시 명령을 받고 움직인 계엄군 중 다수가 트라우마를 앓고, 알코올에 중독돼 살아간다고 한다. 이들을 치료하는 것 또한 오월이 해야 할 일이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는 앞으로도 계엄군과 희생자 또는 유족이 서로 원한다면, 사죄·화해의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사과와 용서를 통해 서로의 아픈 과거를 치유하고 국민 통합을 이루는 첫걸음이다.

당시의 가해자들은 진상규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5·18민주화운동의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밟기 위해서는 그들이 필요하다.

조각이 모여 퍼즐이 맞춰지듯 가해자의 증언이 있어야지만 5·18 진상규명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다.

이번 사죄가 망설이고 있는 그들의 고백에 기폭제 역할을 하기 바란다.

오월은 당신들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