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출신 리암길릭, 광주서 30년간 작업 총망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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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英 출신 리암길릭, 광주서 30년간 작업 총망라
광주시립미술관, 25일부터 '워크 라이프 이펙트'||디지털·전염병이 가속화 한 일상 공간 통해 제공||베니스비엔날레·구겐하임 출품작들도 선보여
  • 입력 : 2021. 02.23(화) 16:37
  • 박상지 기자

리암길릭 작 'Factories in the Snow'

영국 출신 관계미학의 거장 리암 길릭이 광주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연다. 오는 25일부터 6월27일까지 광주시립미술관에서는 제13회 광주비엔날레 특별전으로 리암 길릭의 '워크 라이프 이펙트'를 선보인다. 아시아 미술관에서 열리는 최초 전시라는 점과 함께 이번 전시는 지난 30년간 리암 길릭이 진전시켜 온 주요 주제들을 한데 모았다는 데에서 의미를 더한다. 특히 2003년 베니스비엔날레와 구겐하임미술관에 출품됐던 작품들도 대거 전시될 예정이라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전시는 리암 길릭이 지금까지 탐구해 왔던 주제, 즉 생산과 관련된 문제들에 대한 관심과 일의 다양한 양태들 및 동시대적 추상에 대한 끝없는 탐색을 이어간다. 이번 전시 '워크 라이프 이펙트'에서도 그는 디지털 시대와 전염병의 전세계적 확산이라는 상황에서 일과 삶의 점진적 합류의 가속화가 가져오는 영향들을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제공한다. 단지 현재의 양태들을 직접적으로 제시하는데 그치지않고, 우리가 새로운 환경에 놓여졌을때 인지하고 경험하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것을 빛 등 여러형태를 통해 보여주고 있다.

전시는 미술관 내·외부 공간에 마련된다. 미술관에 설치된 두개의 커다란 건축적 공간은 리암 길릭의 작업이 가지는, '사회적 삶' '경험, 갈등'이라는 두개의 역설적인 측면을 보여준다. 두 공간은 각각 '워크 라이프 이펙트 스트럭처 A, B'로 명명 돼 있으며 '스트럭처 A'에서는 추상적 형태의 신작 시리즈를 감상할 수 있다. '스트럭처 B'에는 지난 2007년 디지털 피아노와 스토우머신으로 작업한 'Factories in the Snow (Il Tempo Postino)'가 전시된다. 작가가 제공한 미디 파일을 자동으로 연주하는 피아노는 군사정부에 대항하는 1974년 포르투갈혁명의 시작을 알리는 데 쓰였던 민중가요의 완벽한 재연을 시도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미술관 로비와 북 라운지까지도 확장된다. 낮은 탁자들과 등받이·팔걸이가 없는 의자들을 비치해 비공식적 모임이나 공부 및 연구를 위한 실용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제공되는 작품들은 리암길릭이 지난 2003년 베니스비엔날레와 구겐하임 미술관 전시에 출품됐던 작품들을 광주만의 특색으로 재해석됐다.

한편 리암길릭은 1980년대 후반 이후 영국 현대미술의 부흥기를 주도했던 영국 작가를 일컫는 'yBa(young British artists)' 소속이다. 데미안 허스트, 사라 루카스 등과 교류하며 영국의 현대미술을 이끌었던 리암 길릭은 예술이 일상에 개입하는 순간이나 공간을 조정하는 일, 이러한 환경이 사람들의 행동이나 환경에 미치는 상호작용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왔다. 미술 뿐 아니라 출판, 디자인, 전시기획 등 다방면에 걸쳐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그는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 독일관을 대표하는 작가로 선정된 바 있으며 1997년 카셀도큐멘타 등에 참여하며 실력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선 삼성리움미술관에서도 상설 전시를 하고있으며, 지난 2016년 서울 아라리오뮤지엄에서도 작품을 전시해 뜨거운 호응을 받은바 있다. 당시 오래된 건물을 가벼운 유리 캐노피, 시각적인 흥미를 돋우는 복잡한 파사드 디자인, 색색의 유리 진열창, 사인물 등으로 변화시킨 이 작업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리암길릭 작 'Moderation Toolbox _ Gwangju Stool'

리암길릭 작 'Delivered Horizon'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The Work Life Effect Structure A.

광주시립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여는 리암길릭.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