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군청 간부 폭행하고 반성문 쓰게 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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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군청 간부 폭행하고 반성문 쓰게 했다니
도내 체육회장 잇단 갑질
  • 입력 : 2020. 10.25(일) 15:44
  • 편집에디터

전남 도내 시·군 체육회장들이 공무원 폭행 등 잇단 갑질로 도마에 올랐다. 강진군 체육회장 A씨는 지난 21일 오후 5시께 체육회 사무실로 강진군 스포츠산업단장 B씨(5급 사무관)를 불러 과도 손잡이 부분으로 머리를 때리고 발로 차는 등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머리에 피를 흘리는 B씨를 1시간 동안 감금하고 그동안 자신에게 잘못한 것을 자필로 쓰도록 반성문 작성도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씨가 축구대회 뒤 군수 격려 만찬 일정을 정하면서 자신과 협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력을 휘두른 것으로 드러났다니 기가 찬다.

지난 9월11일에는 보성군 체육회장 C씨가 공개 석상에서 공무원을 상대로 "죽여버리겠다"는 등의 폭언을 해 말썽을 빚었다. 당시 C씨는 '2020년 보성군 체육회 보조금 지원 사업 자체 감사'를 위해 방문한 공무원 등에게 "나를 무시하느냐. 군수를 찾아가겠다."는 등의 발언을 하며 소란을 피웠다고 한다. 공무원노조는 당시 녹취록 등을 확보해 전남도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에 조사와 함께 징계를 요청했다.

도내 시·군 체육회장들의 공무원 폭행 등 잇단 갑질은 그들의 잘못된 특권 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들이 선거로 선출되다 보니 마치 공무원을 부하 직원으로 착각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설령 부하 직원이라고 해도 폭행이나 폭언을 해서는 안 된다. 강진군 공무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강진군 체육회장의 행태는 마치 시정잡배나 동네 깡패가 행패를 부리는 것과 다르지 않아 우리를 아연실색하게 한다. 이런 사람들은 지역사회에서 더 이상 설 자리가 없게 만들어야 한다.

이번 강진체육회장 폭행 사건에 대해 전남도체육회는 실태를 조사해 징계하기로 했다. 경찰은 A씨를 특수상해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라고 한다. 검경은 A씨를 당장 구속하고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 앞으로 각 지차단체에서 민선 체육회장을 선출할 때는 자질을 우선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것을 이번 사건은 웅변으로 말해주고 있다.

편집에디터 edit@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