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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향기·박관서> 김우진초혼예술제 @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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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향기·박관서> 김우진초혼예술제 @ 온라인

박관서 시인

게재 2020-10-20 16:24:06
박관서 시인
박관서 시인

다음 주 월요일(26일)부터 2020 김우진초혼예술제를 시작한다. 94년 전인 1926년 8월 4일 새벽에 이제 막 근대화의 걸음을 뗀 어두운 조국과 예술로 몰아치는 격랑에 맞서서 희생제의의 몸짓으로 검푸른 현해탄에 몸을 던진 한국 최초의 극작가 김우진과 최초의 소프라노 윤심덕의 기일을 맞이하여, 김우진초혼묘를 안고 있는 전남 무안의 월선리예술인마을에서 이를 기리는 초혼제를 비롯한 문화예술제를 작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이들이 이루고자 했던 한국 근대예술의 창달을 위해서 희생한 고인들의 뜻을 기림과 동시에 아직도 사실 탈근대의 언저리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는 우리 당대의 문화예술 상황을 탈피하기 위한 기미와 계기를 찾아보고자 했다. 그들이 마주했던 고통의 뿌리와 의미는 그대로 특히 우리의 지역 문화예술이 당면하고 있는 고통이자 어떻게든 벗어나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이에 문화예술인들이 모여 사는 월선리예술인마을과 힘을 합한 다도해문화예술교육원의 주관으로 전남문화재단의 후원을 받아서 준비한 행사였다. 하지만 기일인 9월 19일에 진행하려고 연초부터 준비했던 행사는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창궐로 거의 포기할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기일을 맞아서 추모제를 중심으로 하는 행사인지라 이를 연장하거나 포기하는 것은 모양새가 아니었다. 또한, 차원을 달리하는 근대의 바다를 건너오다가 추락한 선배예술인의 뜻을 기리는 행사의 취지를 고려할 때 도리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 자체가 행사의 전부일 듯싶었다. 물론 문학, 음악, 무용, 미술 등 순전히 의기투합하여 연초부터 준비해왔던 예술인들과 작품들의 발표 역시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순전히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행사를 진행하기로 하였다. 가장 먼저 행사에 참여하는 예술인들과 협의를 하였고 다음에는 주관단체는 물론 지원기관인 전남문화재단과 협의를 완료하였다.

그리하여 김우진의 기일인 9월 19일 오후 2시부터 그들의 넋을 기리는 초혼제를 시작으로 각종 행사를 진행하였다. 작년 행사를 접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가 출연을 자청해서 '한국-일본의 근대화, 충돌과 융합'에 대한 문화강연을 식전행사로 진행해 주었다. 특히 최근 들어 자꾸 커지고 있는 한일관계 갈등의 근원인 지정학 곧 지리정치학의 태동이 근대 이성의 창시자인 임마누엘 칸트에 의한 근대적 개념에서 비롯되었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평화의 지정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평화의 지정학은 정치나 경제 또는 군사적 우위 관점의 근대적 지정학이 아니라 문화와 예술을 매개로 한 공감과 다양성의 지정학이 되어야 한다는 이야기에 다름 아니었다.

월선리저수지 둑방에서 시작한 초혼제에서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근 일 년 동안 준비한 전영선 무용가의 '김우진과 윤심덕을 위한 초혼무'가 펼쳐졌다. 뒤이어 생목을 돋운 가수 가시연의 '사의 찬미'와 김우진을 기리는 창작시에 한보리 싱어송라이터가 곡을 붙인 이봉환, 유종, 손수진 시인의 시낭송과 시노래 콘서트가 진행되었다.

마침 맑은 가을 날씨인 데다 살살 부는 바람에 취해서 천연염색 민경 작가와 월선리의 도예가, 화가들이 만들고 그린 작품을 감싸고 있는 천연염색 작가 민경 선생이 <수산(水山)과 수선(水仙)의 꿈과 빛깔> 주제로 꾸민 천연염색 천들이 하늘에 이를 듯이 펄럭였다. 항상 조용했던 산골 마을에 영상 촬영을 위해서 동원된 카메라 3대와 드론까지 저수지 둑방 하늘에 띄워서 웅웅거리니 그대로 전혀 다른 형태의 마을 잔치가 진행되는 느낌이었다. 이처럼 행사를 마치고서도 근 한 달 가까이 영상편집을 마치고 드디어 다음 주 월요일부터 시월의 마지막 날일 31일까지 매일 오전 10시에 유튜브의 월선리TV와 각종 SNS 등을 통해서 전송될 예정이다.

이제, 그것이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인지 아니면 이에 대응하는 우리들의 도전적 시도와 문화적 실험 때문인지는 쉬이 구분되지도 구분할 필요도 없겠지만, 어떻든 전혀 다른 방식으로 낯설게 다가가는 김우진초혼예술제를 기대해보시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