굽이굽이 삶의 자락으로 펼쳐지다, 화폭으로 찍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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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굽이굽이 삶의 자락으로 펼쳐지다, 화폭으로 찍어내다
광주시립미술관, 김천일, 김억 실경산수 한자리||'Re-Play 남도견문록' 18일까지 오프라인 전시||남도풍광 담아 온 한국화가, 판화가의 콜라보
  • 입력 : 2020. 10.04(일) 16:08
  • 박상지 기자

김천일 작 '월남리' 광주시립미술관 제공

한국화가 김천일은 전통을 바탕으로 한 산수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작업을 시도해왔다. 본격적인 작업에 앞서 그는 그리고자 하는 지역의 모든 부분을 면밀하게 관찰한다. 인간 시각의 한계로 인해 생기는 사각지대와 눈속임을 피하기 위해서다. 오랜시간 한 지역에 머무르며 장소에 대한 특징을 탐구해 작업에 반영한다. 판화가 김억은 남도 풍경의 자연과 역사, 생활모습을 조각칼로 세밀하게 새겨낸다. 그 역시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며 그 풍경을 기행문으로 기록한다. 그의 작품에는 남도의 산맥과 바다를 개발해 만든 도시와 시골의 활력 등 자연과 어울려 위치하거나 터전에 맞게 변용된 지역의 다양한 모습이 나타난다.

각각 다른 장르에서 남도의 풍광을 담아낸 두 작가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비교감상 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광주시립미술관은 그간 코로나19로 인한 휴관으로 공개하지 못했던 2020 중진작가초대전 'Re-Play 남도견문록'을 오는 18일까지 오프라인으로 공개한다.

'Re-Play 남도견문록'전은 풍요로운 자연환경과 풍부한 물산, 역사적인 서사로 더해진 남도땅을 기행하면서 그 아름다움과 감동의 기록을 담아온 김천일, 김억 작가의 실경산수를 한자리에 모은 전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남도 땅이 너른 들과 산, 강과 바다로 이어지고, 굽이굽이마다 삶의 자락으로 펼쳐지는 모습을 바로 눈앞 풍광처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이번 전시에는 김천일 작가의 대표작인 '월남리' 시리즈, '월비마을', '대흥사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 등이 출품됐다. 월출산 월남리를 반복 작업한 '월남리' 연작을 통해 작가가 추구하는 한 지역에 대한 치밀한 사생과정을 살펴 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소장품 '월비마을'은 수묵화로 표현한 월출산과 월비마을의 정밀한 묘사가 8폭 병풍에 표현된 대형작품이다. '대흥사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은 초기 인물화로 활동한 작가의 관심이 반영되었으며 불상의 입체감을 색채효과로 표현한 작품이다.

김억 작가는 조각칼로 세밀하게 새겨낸 남도 풍경의 자연, 역사, 생활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그는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국토를 돌아다니며 그 풍경을 기행문으로 기록한다. 그의 작품에는 남도의 산맥과 바다를 개발하여 만든 도시와 시골의 활력 등 자연과 어울려 위치하거나 터전에 맞게 변용된 지역의 다양한 모습이 나타난다.

전시에는 김억 작가의 대표작 '남도풍색', '해남 우수영 울돌목', '일어서는 땅 운주사'등이 출품됐다. 9m가 넘는 파노라마와 12점 연작으로 표현한 '남도풍색'은 해남부터 보길도까지 답사를 다녀온 작가의 기행문을 기반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우리의 시선을 압도한다. 임진왜란 명량해전의 격전을 그린 '해남 우수영, 울돌목'은 진도대교와 어업 중인 어선들 아래 명량해전 장면을 동시에 담아 역사와 현재가 공존하는 장면을 표현하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또한 '일어서는 땅 운주사'는 천불천탑과 와불로 유명한 운주사의 전경을 통해 민중의 강인한 생명력을 표현한다.

전시와 더불어 작가 소개와 작품 제작배경 등을 설명하는 인터뷰 영상도 병행하고 있어 영상을 통해 두 작가의 작업세계를 깊이 있게 살펴 볼 수 있다.

전승보 광주시립미술관장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지역의 새로운 면을 발견하거나, 옛 추억을 다시 떠올릴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어, 남도문화의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미술관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전시영상과 인터뷰영상으로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김억 작 '해남 우수영, 울돌목'

박상지 기자 sangji.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