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 에이스 모드 찾아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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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양현종, 에이스 모드 찾아가나
11일 잠실 LG전서 6이닝 1실점 8K 부활투||1900이닝ㆍ1600탈삼진 대기록도 동시 작성||직구 구속 살아나니 변화구 위력도 증가
  • 입력 : 2020. 08.12(수) 18:31
  • 최동환 기자
KIA 양현종이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제공
KIA 타이거즈 양현종(32)이 특급 에이스로서의 귀환을 알리는 청신호를 밝혔다. 최고 구속 150㎞의 힘있는 강속구가 살아나면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양현종은 지난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경기에 시즌 17번째 선발로 등판해 6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시즌 7승째(6패)를 수확했다.

이날 양현종의 투구는 올시즌 17번의 등판 가운데 가장 위력적인 모습이었다. 직구,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고루 섞어 던지며 LG 타자들을 요리했다.

무엇보다 최고구속 150㎞를 찍은 직구가 힘이 있었다. 이전까지 양현종의 직구는 평균 140㎞ 초중반대에 머무는 데다 볼끝도 밋밋해 난타당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이날의 직구는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를 헛돌게 할 정도로 강했다. 1회 투구수 12개 가운데 7개의 직구를 던져 세 타자 모두 삼진으로 처리했다. 특히 2사 후 채은성을 상대로 한 삼구 삼진은 모두 직구였다. 1구를 스트라이크로 잡았고 2구도 직구를 던져 파울을 유도했다. 3구는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4회와 6회 라모스와의 승부에서도 강한 직구로 요리했다. 4회에는 148㎞의 직구를 결정구로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았고, 6회에도 146㎞의 직구로 헛방망이질을 유도하며 삼진 아웃시켰다.

힘있는 채은성과 라모스를 상대로 직구 승부로 이겨냈다는 것은 그만큼 구위가 위력적이었다는 반증이다. 양현종은 이날 6회까지 던진 92개의 공 가운데 46개를 직구로 승부했다.

변화구도 이전과는 다르게 제구가 좋았다. 이전 경기에서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이 대부분 높게 들어가면서 상대타자들이 치기 쉬운 공이였다. 하지만 이날 던진 18개의 슬라이더와 22개의 체인지업, 6개의 커브의 제구가 좋아 LG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는 데 효과적이었다.

양현종은 이날 의미 있는 기록도 2개나 작성했다. 2-1로 앞선 3회 1사 1루에서 홍창기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개인통산 1900이닝을 달성하며 역대 9번째 기록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렸다. 이는 현역 투수들 가운데 두산 장원준(1917.2이닝), 삼성 윤성환(1908.1이닝), 양현종 등 3명만이 보유한 기록이다.

또 4회 2사 후 라모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개인통산 1600탈삼진 기록도 세웠다. KBO리그 역대 5번째이자 KIA 선수로는 역대 3번째다. 양현종에 앞서 1600탈삼진을 돌파한 투수는 송진우(2128개), 이강철(1749개), 선동열(1698개), 정민철(1661개)이다.

양현종은 올 시즌 유독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5월에는 5경기서 3승 2패 평균자책점 4.85, 6월에도 5경기에서 2승 2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냈다. 7월 역시 5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8.63으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 번도 무실점 투구가 없고, 개인 한 경기 최다 실점(8점) 타이기록을 두 번이나 쓰는 등 5점 이상 대량 실점은 5차례나 된다.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1위의 양현종에겐 어울리지 않는 성적표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이며 에이스로서의 부활을 알리는 계기를 만들었다.

양현종은 경기 후 "생각을 많이 비우고 강하게 던지자고 한 게 좋은 결과가 됐다. 직구가 살아나니까 변화구도 통했다"며 "올해는 내가 등판할 때 팬들이 노심초사하면서 게임을 보는 것 같아 죄송하다. 오늘을 계기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