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보수 언론·유튜브, 5·18 가짜뉴스 집중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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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보수 언론·유튜브, 5·18 가짜뉴스 집중 생산
전체 왜곡 영상 중 절반 올해 업로드… 국회 망언 등 계기||강제성 없는 방심위 시정명령… 제지 0건 '솜방망이 처벌'
  • 입력 : 2019. 12.04(수) 17:50
  • 오선우 기자
4일 옛 전남도청 별관 1층 회의실에서 열린 '5·18 왜곡 언론·방송 및 유튜브 모니터링 결과보고회'에서 조선희 서울민주언론시민연합 활동가가 발표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폄훼하는 가짜뉴스가 특정 보수 언론과 유튜브 채널에 의해 집중적으로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망언 등 각종 논란이 일은 올해 가짜뉴스 유포가 유독 심했으나, 방심위의 시정명령에도 관련 영상들에 대해 전혀 제재가 가해지지 않고 있다.

5·18기념재단 등은 4일 오후 2시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별관 1층 회의실에서 '2019년 5·18민주화운동 관련 왜곡 언론·방송 및 유튜브 모니터링 결과보고회'를 개최했다.

이번 보고회는 5·18기념재단이 서울민주언론시민연합, 광주전남민주언론시민연합과 함께 올해 3월부터 10월까지 8개월간 진행한 '5·18 왜곡 언론 및 유튜브 모니터링 프로젝트'의 결과를 발표하는 자리다.

●여전히 5·18 부정하는 보수언론

서울민언련이 집중적으로 모니터링 대상은 일간지 5개(한겨레, 경향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경제지 2개(한국경제, 서울경제), 지상파 및 종편 4사, 보도전문채널의 보도·시사프로그램 등이다.

올해 3, 4월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망언으로 촉발된 5·18 논쟁 당시 보수성향의 신문사들은 5·18진상규명과 망언 의원 징계 등에 대해 의도적으로 축소하거나 아예 보도하지 않았다. 칼럼을 통해 진보와 보수 간 충돌을 일으키거나 왜곡·폄훼를 정당화시키기도 했다.

종편에서는 망언 의원 관련 보도에서 여전히 5·18민주화운동을 부정하고 '북한군 개입', '가짜 유공자' 등을 거론하며 근거 없는 말을 사실인 양 사용한 정황도 확인됐다. 진상규명에 대해서는 전혀 방송하지 않으면서도 '전두환 재판', '황교안 기념식 참석' 등은 빼놓지 않고 보도하며 여론을 조성했다.

5·18기념식에 모인 시민들의 진상규명 요구를 '혼란', '아수라장'으로 표현하거나, 전두환·자유한국당의 입장만 편파적으로 보도한 사실도 밝혀졌다.

●유튜브에도 가짜 뉴스 수두룩

광주전남민언련은 유튜브에 올라온 5·18 가짜뉴스 영상을 집중 모니터링했다. 그 결과 200편(일부 중복 포함)의 영상에서 왜곡 정황이 파악됐다. 특히 올해에만 절반 가까운 98편의 영상이 게시됐다.

모니터링 결과 총 46개의 채널에서 가짜뉴스가 생산되고 있었으며, 그 중 대표적인 4개 채널(참깨방송, 지만원TV, 조갑제TV, 뉴스타운TV)에서 주도적으로 콘텐츠가 생산됐다.

주로 '북한군', '유공자', '폭동', '간첩' 등의 주제를 통해 왜곡 영상이 생산됐으며, 지만원TV나 조갑제TV 등 대표적인 가짜뉴스 원천 생산 채널을 통해 하위 유튜버들이 확대재생산하는 구조의 고착화 현상이 드러났다. 주로 관련성을 확인할 수 없는 증언자·목격자들의 일방적 주장이나 극우·보수 계열의 영향력 있는 자들의 말에 의존하는 등 물증 없이 왜곡을 일삼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5·18민주화운동 북한군 개입설 등을 방송한 유튜브 영상 110건에 대해 삭제 및 접속차단 결정을 내렸지만, 실제 시정된 건수는 0건이었다.

한은영 5·18기념재단연구소 박사는 "고용 불안 등 경제적으로 힘들어하는 청년들이 말도 안 되는 5·18 가짜뉴스에 무방비하게 노출돼 현혹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철우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현재 왜곡 영상 200편에 대해 법적으로 대항하기 위해 민변과 함께 법률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검토를 마쳐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왜곡처벌 특별법 등 5·18을 깎아내리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이들을 실질적으로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앞으로도 서울민언련, 광주·전남민언련과 함께 5·18 관련 왜곡·폄훼 콘텐츠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 적극적으로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선우 기자 sunwoo.oh@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