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 재학생, 유니클로 광고 패러디 영상제작…유니클로 광고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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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전남대 재학생, 유니클로 광고 패러디 영상제작…유니클로 광고 중단
  • 입력 : 2019. 10.20(일) 16:42
  • 양가람 기자
광주 지역 한 대학생이 19일 오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유니클로 광고 패러디'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업로드했다. 이 동영상에는 근로정신대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89) 할머니가 출연, 최근 전범 피해자 조롱 논란으로 관심을 모은 '유니클로' 광고를 패러디하며 피해자의 시간이 지나도 여전한 아픔과 고통을 표현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게시 동영상 캡쳐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 광고가 위안부를 조롱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광주 지역 대학생이 강제징용 피해 할머니와 함께 해당 광고를 패러디한 영상을 제작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유니클로는 해당 광고 송출을 전면 중단했다.

전남대학교 사학과 4학년 윤동현(25)씨는 19일 오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유니클로 광고 패러디'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올렸다. 한국어·영어·일어 자막의 3가지 버전으로 제작된 영상에는 일제강점기 때 근로정신대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89)할머니와 윤씨가 함께 출연했다.

영상 속에서 양 할머니는 일본어로 '잊혀지지 않는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있다. 윤씨가 "그 문구 완전 좋은데요!"라고 운을 떼자, 양 할머니는 "난 상기시켜 주는 걸 좋아하거든!"이라고 대답한다. 그러면서 "누구처럼 원폭이랑 방사능 맞고 까먹지는 않아"라고 덧붙인다.

'해방 74주년'이라 적힌 화면이 지나고 윤 씨는 "제 나이 때는 얼마나 힘드셨어요?"라고 묻는다. 양 할머니는 "그 끔찍한 고통은 영원히 잊을 수 없어"라고 답한다.

20일 기준 유튜브에 게시된 해당 영상은 3만3000뷰를 돌파했고, 좋아요도 9100개를 넘게 받았다.

앞서 지난 15일부터 국내에 유니클로 '유니클로 후리스 : LOVE & FLEECE 편'이 방송됐다. 15초 분량의 이 광고에는 90대 할머니와 10대 소녀가 등장해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 영상에서 할머니는 "제 나이 때는 어떻게 입었냐"는 질문에, "그렇게 오래전 일은 기억 못 한다"(I can't remember that far back)고 답한다.

하지만 실제 대사와 달리 한국어 자막은 "맙소사, 80년도 더 된 일을 기억하냐고?"로 의역돼 있다. 이는 1930년대 후반 강제징용과 위안부 동원이 이뤄지던 80년 전을 지목해 우리나라 위안부를 조롱한 것 아니냐는 논란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유니클로는 그런 의도가 전혀 없었고, 의역은 단순히 광고 의도를 잘 전달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반박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98세와 13세 모델이 세대를 넘어 유니클로 후리스를 즐긴다는 점을 더 직관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80년'이라는 숫자를 넣은 것"이라며 "위안부 문제나 한일 관계에 대한 의도는 전혀 없었고, 생각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유니클로는 지난 18일부터 광고 송출을 중단했다.

유니클로는 20일 공식 입장문에서 "광고는 후리스 25주년을 기념한 글로벌 시리즈로, 어떠한 정치적 또는 종교적 사안, 신념, 단체와 연관 관계가 없다"면서 "하지만 많은 분이 불편함을 느낀 부분을 무겁게 받아들여 즉각 해당 광고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19일부터 디지털을 포함한 대부분 플랫폼에서 광고를 중단했다"면서 "일부 방송사는 사정에 의해 월요일(21일)부터 중단된다"고 덧붙였다.

양가람 기자 lotus@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