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대 광주시 아동·청소년의회 구성을 위한 선거가 11월4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된다. 사진은 지난 2월 광주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제3대 광주시 아동·청소년의회 개원식 장면. 광주시 아동·청소년의회 제공
학교 폭력 근절, 어린이 조기축구회 설립, 청년 아르바이트 문제, 학교밖 청소년 문제…. 청소년이 직접 자신들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논의하고, 정책을 만들어 가고 있다.
광주시 아동·청소년의회 이야기다. 벌써 3대 의회가 활동 종료를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전국 최초로 청소년 노동 문제를 전면에 내세운 정당까지 생겼다. '노동나동당'이다. 내달 4일부터 29일까지는 4대 청소년의회 구성을 위한 '청소년 총선거'도 예정돼 있다.
●3대 청소년의원 등 활동 중
광주시 아동·청소년의회는 '광주시 아동·청소년친화도시 조성 조례' 제7조를 근거로 꾸려졌다.
청소년 정책 의제에서 직접 당사자인 청소년들의 의견 수렴이 거의 없는 현실 속에서 청소년과 아동들이 의제를 직접 발굴하고 정책을 상정하기 위해 꾸려진 아동·청소년의회다.
지난 2017년 제1대 아동·청소년의회가 꾸려졌다. 올해가 벌써 3대째다.
제3대 청소년의회의 원내 정당은 8개, 원외 정당은 4개다. 각 정당들은 청소년 투표권, 불법촬영 처벌, 학교밖청소년 시설 확립 등 다양한 의제를 가지고 활동한다. 초등학생들로만 구성된 당도 있다. '티볼좋아당'은 초등학생 대상 생활체육시설 설립을 주장한다.
오는 30일에 있을 '2차 본회의'에서 각 당들은 보다 구체적인 현안들을 상정하게 된다. 청소년 진로를 위해 활동하는 두드림당은 '청소년 투표의 날 제정'을 상정할 예정이다. 두드림당은 11월 3일 학생독립운동 기념일을 청소년 투표의 날로 제정하자는 안건을 제1대 청소년의회에서부터 꾸준히 제기해 왔다. 광주에만 18만 명의 청소년 유권자들이 있지만, 투표율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작년 제3대 청소년의회 선거에 7000명 가량이 참여했다. 청소년의회는 현 청소년들의 관심사를 보여줄 수 있는 지표라는 점에서 투표율 진작에 대한 고민을 계속 하고 있다.

지난 10월8일 전국 최초의 청소년 노동정당 '노동나동당'이 창당했다. 김정빈 학생 제공
●내달 4일부터 총선거
내달 4일부터 29일까지 제4대 청소년의회를 위한 '청소년 총선거'가 진행된다. 투표는 만 9세부터 24세까지의 광주 시민을 대상으로 직접 투표 방식이다.
의회는 전국 광역시 중 최초로 직접 선거 방식을 도입했는데, 타 지역에서 광주시 청소년의회를 선진모델로 삼고 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인 만큼, 유권자들은 정당별 정책들을 보고 마음에 드는 정당에 표를 던지면 된다. 광주시 아동·청소년 의회는 3주 동안 학교나 시설, 대안학교를 찾아가 교내에서 현장투표를 진행한다. 올해는 선거관리위원회 자체구축시스템을 활용한 온라인 투표도 진행된다.
지난 8일엔 전국 최초 청소년 노동 정당인 '노동나동당'이 창단해 내년 제4대 청소년의회 원내정당 진입을 목표로 한다. '노동나동당'은 특성화고 학생들 위주로 꾸려진 정당으로, 인문계고 학생과 학교밖청소년도 포함됐다. 청소년 노동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차별적 대우를 개선하고, 노동인권교육을 정규교과과정에 포함시키는데 힘쓸 예정이다.
김정빈 노동나동당 대표(18)는 "알바를 하면서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부당 대우를 많이 받았다. 알바를 하는 주위 친구들도 (부당 대우를) 비일비재하게 받는다. 나도 그걸 겪었기에 또래 청소년들이 더이상 고통받지 않았으면 한다"며 "전국 최초 청소년노동정당이라는 타이틀이 처음엔 부담스러웠지만, 이젠 자부심이 크다.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열심히 활동하겠다"며 창당 소감을 밝혔다.
●한 달에 한 번 교육, 회의도
정당 소속 청소년들은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회의도 하고, 기초 소양교육도 받는 등 다양한 분야의 목소리를 높이고자 노력 중이다. 자발적인 활동인지라 모임은 늘 활기 넘친다. 하지만 열악한 활동비와 생활기록부 등재 불가 등 어려움도 존재한다.
의회는 회의 참여 인원에게만 5000원의 교통비를 지급하고 있다. 각 정당별 책정된 활동비 역시 연 60만원으로 전단지 제작, 캠페인 준비, 홍보 부스 마련 등에 빠듯하게 쓰인다. 무엇보다 정당 활동을 열심히해도 교외 활동으로 분류돼 생활기록부에 기록할 수 없다.
김민주 광주시 아동·청소년의회 간사는 "청소년 의원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사회를 변화시켜 보겠다는 마음으로 활동 중이다. 의원들이 '내가 대표성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라는 자부심이 들게끔 활동이 보장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교육청과 학교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