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과열' 남도의병 역사공원 공모 잠정 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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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행정
'경쟁 과열' 남도의병 역사공원 공모 잠정 중단
13개 시군 경쟁…입지 선정 몰두로 콘텐츠 미흡 지적||전남도 "국비 확보 진척 사항 본 뒤 공모 진행"
  • 입력 : 2019. 08.18(일) 16:34
  • 최동환 기자
보성군 벌교읍 이장단 협의회와 기관단체장 협의회 등이 최근 홍암나철기념관 앞에서 '남도의병 역사공원 보성군 유치'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보성군 제공
전남도가 추진하는 '남도의병 역사공원' 조성사업 공모가 잠정 중단됐다.

용역이 역사공원 입지 선정에 몰두하면서 정작 공원 콘텐츠는 충실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예산 규모가 당초보다 2배 이상 늘어 국비 확보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6일 전남도에 따르면 남도의병 역사공원 조성을 위한 입지 선정을 위해 도내 22개 시군을 대상으로 오는 23일까지 공모 접수할 예정이었으나 콘텐츠 부족과 국비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공모를 무기연기했다.

남도의병 역사공원은 임진왜란에서부터 3·1운동까지 호남지역 의병의 구국 충혼을 기리고 이 지역 의병 역사를 정립해 정의로운 역사를 일궈 온 도민들의 영예와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추진되고 있다.

오는 2022년까지 총사업비 480억원을 들여 33만㎡ 부지에 1만6500㎡ 내외의 건물을 지을 계획이다. 역사공원에는 기념관, 전시실, 테마파크, 상징조형물, 학예실, 교육관, 편의와 놀이시설 등이 들어서고 남도역사 북카페, 미니어처 전시실, 어린이 전용 체험관 등도 갖춘다.

역사 시설이라는 무거운 이미지를 탈피해, 보고 듣고 체험하며 쉴 수 있는 친근한 공간으로 꾸민다는 게 전남도의 구상이다.

나주와 보성, 함평, 장흥 등 도내 13개 지자체는 남도의병 역사공원 조성을 통해 교육·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역사관광 거점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치열한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당초 전남도는 오는 23일 도내 시군 지자체들로부터 유치 신청서를 접수해 심사를 거친 후 이달 29일 입지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역사공원에 들어설 기념관 구성과 전시 계획 등에 대한 구체적이고 명확한 개념을 세우지 않았다는 내부 평가에 따라 이를 보완하도록 하고 공모를 늦추기로 했다.

특히 광주전남연구원이 맡은 용역이 시군 대상 공모를 위한 선정 평가 기준 마련에 집중하면서 공원 조성 자체에는 용역의 역량을 집중하지 못해 콘텐츠 구상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초 구상에서 2배 이상 늘어난 예산 확보도 사업 추진의 중단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전남도가 구상한 사업 규모는 200억원이었으나 올해 들어 480억원으로 늘어나면서 사업비의 절반 이상을 국비로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 큰 부담이다.

전남도는 국비 확보에 실패하거나 액수가 적을 경우 전남도의 재정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전남도는 이 같은 우려를 고려해 용역을 통해 역사공원 콘텐츠를 좀 더 충실하게 보완하고 예산 확보에 주력한 뒤 입지 선정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전남도 관계자는 "예산확보와 콘텐츠를 마련하는데 집중한 뒤 공모 시기를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최동환 기자 cdstone@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