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 하나된 南北… '통일 발걸음' 멈춰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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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행정
20년전 하나된 南北… '통일 발걸음' 멈춰선 안된다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2000년 김대중·김정일 두 정상 역사적 만남 ||적대 종식·화해협력 시대 개막… 다시 암운 ||반목과 불신 극복한 ‘6·15 정신’ 되새길 때
  • 입력 : 2020. 06.14(일) 18:53
  •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앞두고 북한은 우리 정부를 비난하며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철거와 무력도발 가능성을 예고했다. 경기 파주시 도라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개성공단. 뉴시스
 2000년 6월13일, 평양 순안공항에서 손을 맞잡은 남과 북의 두 정상은 오랜 적대 종식과 화해·협력의 새로운 한반도 시대 개막을 전 세계에 알렸다. 한반도는 환호와 열광의 도가니였고, 가슴벅찬 함성과 갈채가 쏟아졌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역사적인 만남은 '우리도 통일을 이룰 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와 설렘을 전국민에게 안겼다. 그때 우리는 진정한 하나였다.



 두 정상은 단순한 만남에 그치지 않고, 2박3일간 심도깊은 논의를 통해 6월15일 '남북공동선언'을 발표했다. 6·15 남북공동선언문에는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 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를 포함해 경제·사회·문화·체육·보건·환경 등 제반 사항 협력과 교류 등의 내용이 담겼다.



 남북 정상 간의 극적인 만남과 뒤이어 이어진 6·15 선언은 남과 북이 '결심'하면 어떤 역사적 돌파구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6·15 남북공동선언 이후 20년, 남북관계는 한발 나아가는 듯하다가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안타까운 상황을 반복하고 있다.



 6·15 선언 후속조치로 금강산 관광이 본격화되고 개성공단이 가동됐으며 2007년 10월에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 사이에 2차 남북정상회담도 성사됐다. 화해와 협력의 남북관계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무르익었다.

 남북관계는 북한의 핵개발을 둘러싼 대립으로 급변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7월에는 박왕자씨 피살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고, 천안함 폭침과 북한의 잇따른 핵실험·미사일 도발이 맞물리되면서 남북관계는 최악의 국면으로 빠져들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 2018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3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되면서 남북관계 개선 기대감이 다시 커졌지만, 북한은 최근 대북 전단 살포 문제를 계기로 남북 연락 채널을 모두 끊고, 남한을 '적'으로 규정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경색국면의 남북관계 속에 올해 6·15남북 공동행사는 성사되지 못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각종 6·15 기념행사도 축소되거나 변경됐다. 우울한 스무살 생일을 맞았지만, 6·15 남북공동선언은 남과 북이 머리를 맞대면 불가능해보였던 그 어떤 일도 성사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준 결과물로서 의미가 크다.

 2000년 6월 김대중 대통령의 평양방문을 수행한 김한정 민주당 6·15 특위 위원장은 "6·15 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이한 지금 한반도 정세는 엄중하다. 무력대결로 갈 수 없고, 불신과 대결의 남북 관계를 화해와 협력의 관계로 전환시킨 6·15 정신으로 모두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jnilbo.com sungwo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