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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중의 충절을 기리는 봉암서원. 변이중을 주향, 윤진 변윤중 변경윤 변덕윤 변휴 변치명을 종향으로 모시고 있다. 진주대첩, 한산도대첩과 함께 임진왜란 때 3대 전투로 행주대첩을 꼽는다. 1593년 2월 12일 권율 장군이 이끈 조선군이 행주산성에서 일본군을 크게 물리친 전투다. 부녀자들이 치마를 이용해 돌을 옮기고, 그 돌로 일본군과 투석전을 벌이며 이겼다는 싸움이다. '행주치마'라는 말이 여기서 유래했다고도 전해진다. 하지만 의문을 떨칠 수 없다. 조총으로 무장한 일본군에 맞선 투석전이 얼마나 위력을 발휘했을까? 사람이 던지는 돌팔매가 조총보다 더 효율적이었다는 말인가? 군인의 수도 일본군이 조선군보다 10배 남짓 많았다는데…. 자료에 의하면 당시 조선군은 2300여 명, 일본군은 3만여 명이었다. 행주산성은 돌로 쌓은 튼튼한 성도 아니었다. 폐허가 되다시피 한 한강변 구릉...
편집에디터2021.05.06 16:37해동문화예술촌 전경. 옛 주조장에서 문화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담양의 도시재생이 눈길을 끌고 있다. 양곡창고도, 정미소도, 주조장도, 공판장도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담빛예술창고와 해동문화예술촌이 담양의 도시재생을 대표한다. 담빛예술창고는 정부양곡 보관창고에 예술의 옷을 입혔다. 복합전시실, 문예카페, 문화체험실로 꾸며져 있다. 해동문화예술촌은 항아리에서 뽀글뽀글 술이 익어가는 소리가 들리던 술공장이었다. 오래되고 낡아서 쓰지 않던 해동주조장이 예술공간으로 부활한 것이다. 부지 6600㎡에 이른다. 전시 공간은 주(主)·조(造)·장(場) 3개 테마로 이뤄져 있다. 갤러리와 아카이브실, 교육실도 갖추고 있다. 맛이 다른 예술마을이다. 해동문화예술촌을 찾아간다. 실내전시관. 해동주조장의 역사와 우리나라의 막걸리, 역사와 문학작품 속에 나오는 막걸리와 술 이야기 등을 보여준다 ...
편집에디터2021.04.22 12:54삼학도 공원마당에 흐드러진 튤립. 형형색색으로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 봄꽃의 향연이 계속되고 있다. 주연이 산수유꽃과 매화, 벚꽃에서 배꽃, 복사꽃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꽃들은 저마다 애틋한 사연과 함께 꽃말을 지니고 있다. 샛노란 개나리는 희망, 순백의 백합은 순결, 네잎 클로버는 행운을 꽃말로 삼고 있다. 같은 꽃이라도, 색깔에 따라 꽃말이 다른 것도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튤립이다. 튤립의 꽃말은 사랑이다. 하지만 사랑도 사랑 나름이다. 빨강색 튤립의 꽃말은 당신을 사랑합니다, 사랑의 고백이다. 보라색은 영원한 사랑을 의미한다. 빨강과 보라색 튤립의 사랑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다른 색깔의 꽃말은 아니다. 노란색은 헛되거나 가망 없는 사랑을 가리킨다. 하얀색은 실연, 검정색 튤립은 짝사랑을 꽃말로 지니고 있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주는 튤립이라면 노란색과 흰색, ...
편집에디터2021.04.08 11:07관매도해수욕장. 모래가 떡처럼 단단하다고, 떡모래밭으로 불린다 . 햇살 좋은 봄날이다. 신선과 선녀도 풍경에 반해 하늘나라로 올라가는 걸 깜박했다는 곳으로 간다. 국립공원공단이 '명품마을'로, 전라남도가 '가고 싶은 섬'으로 지정한 진도 관매도다. 관매도는 풍광 빼어난 섬이다. 해안이 아름답고, 해송 숲이 울창하다. 이야기거리도 풍성하다. 하지만 세월호 사고 이후 슬픔의 섬으로 변해 버렸다. 여행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주민들의 삶이 버거워졌고, 지역경제도 활력을 잃었다. 시나브로 회복되고 있다지만, 세월호 이전으로 돌아가기엔 아직도 상처가 크기만 하다. 남도의 꽃봄이 절정을 향하는 이때, 다시 관매도로 가는 이유다. 관매도와 세월호는 떼고 생각할 수 없다. 관매도로 가는 배를 진도항(팽목항)에서 타야 한다. 관매도의 돈대산 정상에 서면, 세월호를 삼켜버린 동거차도 부근 ...
편집에디터2021.03.25 11:09오지호기념관과 독상마을-면소재지 들녘에서 본 풍경이다. 화순 동복으로 가는 길, 날씨가 좋다. 겨우내 앙상하던 나뭇가지가 봄물을 가득 머금었다. 새순이 돋아나는 나무도 보인다. 다사로운 봄햇살에 봄꽃도 여기저기서 벙글어진다. 꽃이 만든 그림자가 짙고 깊다. 빛깔도 저마다 다르다. 마치 오지호(1905∼1982)의 그림을 보는 것 같다. 오지호는 기존의 풍경화에다 빛과 그림자를 더했다. 나아가 빛과 그림자를 그림의 중심으로 이끌었다. 여수 출신의 김홍식(1897∼1966), 신안 출신 김환기(1913∼1974)와 함께 한국 서양화단의 1세대로 통한다. '회화는 광(光)의 예술이다. 태양에서 난(生) 예술이다. 회화는 태양과 생명과의 관계요, 태양과 생명과의 융합이다. 그것은 광을 통하여 온 생명이요, 광에 의하여 약동하는 생명의 자태다. …(중간생략)… 회화는 환희의 예술...
편집에디터2021.03.11 11:03옛 장좌리 당제-마을 주민들이 당산나무 주변을 돌며 당산제를 지내고 있다 정월대보름이다. 예전엔 정월대보름이 정말 큰 행사였다. 세시풍속도 많았다. 우리나라 전체 세시풍속의 4분의 1이 정월대보름과 연관된다. 우리 조상들이 얼마나 정월대보름을 중요하게 여겼는지 알 수 있다. 정월대보름이 되면 여러 가지 나물에 오곡밥을 먹었다. 아이들은 쥐불을 놓고, 불깡통을 돌리고, 연을 날렸다. 달집태우기를 하고, 당제를 지내는 것도 이때였다. 지금은 달집태우기와 당제만 일부에서 행해질 뿐, 모두 추억 속의 풍경이 됐다. 정월대보름날 가장 큰 당제가 열린 곳이 완도였다. 완도의 당제는 해상왕 장보고가 설치한 '청해진'으로 알려진 장좌리에서 행해졌다. 풍물놀이로 새벽을 깨우고 동이 틀 무렵 당제를 지냈다. 우물굿과 당산굿, 지신밟기도 했다. 갯제도 지냈다. 장좌리 당제는 길굿을 하며, ...
편집에디터2021.02.25 13:12철암산에서 내려다 본 엄길마을 전경 매향비(埋香碑)는 대개 바닷가에서 나타난다. 다음 세상에서 미륵불의 세계에 태어날 것을 바라면서 향나무를 바닷가 갯벌에 묻고 세웠다. 어지러운 세상을 구원할 미륵의 탄생을 바라던 민중의식이었다. 하지만 이 마을은 달랐다. 바위에 새겼다. 기록으로 봤을 때 1344년(충목왕 원년)에 세웠다. 조성연대와 목적, 장소, 매향을 한 집단과 발원자 등이 적혀 있다. 글씨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새겨진 점도 별나다. 서호보건지소에서 연결되는 철암산(120m) 중턱의 바위 한쪽에 새겨져 있다. 마을사람들은 글자가 새겨져 있다고 '글자바위'라 불렀다. 전해지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옛날에 보물을 묻어두고, 그 장소를 바위에 적어뒀다. 하지만 나중에 해독할 수가 없었다. 글을 해독하지 못하는 사람이 보물을 캐면, 액이 끼어 화를 당한다고 했다. 보물을 찾...
편집에디터2021.02.04 12:47영산포등대-영산강의 수위를 측정하고, 배의 앞길까지 밝혔다 . 영산강이 품은 바다라고 '영산내해(榮山內海)'라 했다. 영산강이 바닷길과 통하던 시절의 얘기다. 그때 영산강은 자체로 바다였다. 그 바다를 통해 문물이 오가고, 다른 세계와 교류를 했다. 고려 때부터는 조창(漕倉)을 통해 물산이 한양으로 올라갔다. 일제강점기엔 나주평야의 쌀을 일본으로 빼앗기는 창구였다. 그곳이 영산포다. 지금의 나주시 영산동이다. 바닷길로 연결된 당시 영산포는 큰 포구였다. 일제가 나주와 인근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수탈해 가려고 목포, 군산과 함께 전략적으로 개발했다. 하루 수십 척의 배가 드나들었다. 자연스레 돈이 오가고 선창도 북적거렸다. 창고와 금융기관, 관공서, 요릿집이 즐비했다. 1972년 시작된 영산강유역 개발사업이 문제였다. 상류에 댐이 하나씩 생기면서 유량이 줄었다. 배가...
편집에디터2021.01.21 11:05땅끝 표지석과 땅끝전망대 '이곳은 우리나라 맨 끝의 땅/ 갈두리 사자봉 땅 끝에 서서/ 길손이여/ 땅끝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게 …(중략)… 수천 년 지켜온 땅 끝에 서서/ 수만 년 지켜갈 땅 끝에 서서/ 꽃밭에 바람 일 듯 손을 흔들게/ 마음에 묻힌 생각/ 하늘에 바람에 띄워 보내게' 손광은이 쓴 '땅끝탑비'의 일부분이다. 땅끝. 한반도의 최남단, 국토의 끝(土末)을 가리킨다. 북위 34도 17분, 동경 126도 30분에 좌표가 찍힌다. 행정구역은 전라남도 해남군 송지면 갈두리에 속한다. 생각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곳, 땅끝이다. 땅끝은 새로운 시작점이기도 하다. 국토를 종단하려는 사람들이 출발점으로 삼는 이유다. 무언가 큰일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땅끝을 찾는 것도 매한가지다. 연말연시에 해넘이와 해맞이를 하려는 사람들도 줄을 잇는다. 땅끝에서는 한 자리에서 해넘이와 해...
편집에디터2021.01.07 11:21가내마을-전경 코로나19가 발길의 방향을 자주 바꾼다. 이번에도 산간 기슭이다. 외지인의 발길이 아주 드문 외딴 마을이다. 망일봉이 둘러싸고, 맑은 내가 흐르는 마을이다. 산속 마을이지만, 선각자가 많이 났다. 근현대에 27명의 박사가 나왔다. '박사마을'로 불린다. 전라남도 보성군 문덕면 용암리 가내마을이다. 독립신문을 펴낸 송재 서재필의 생가가 여기에 있다. 한말 의병장 이교문도 여기서 났다. 성주 이씨가 모여 살고 있다. '다정가(多情歌)'로 우리한테 익숙한 이조년(1269~1343)의 후손들이다. '이화(梨花)에 월백(月白)하고 은한(銀漢)이 삼경(三更)인 제/ 일지춘심(一枝春心)을 자규(子規)야 아라마난/ 다정(多情)도 병(病)인 냥 하여 잠 못 드러 하노라' 하얀 배꽃에 달이 밝게 비치고 은하수가 흐르는 깊은 밤에/ 꽃가지에 깃든 봄의 정서를 두견새가 알고 저리 ...
편집에디터2020.12.17 11:17금당도 전경-하늘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지평선이나 수평선에 빗대서 '양평선'이다. 사방이 온통 양식장이다. 그 끝이 보이지 않는다. 크고 작은 부표가 떠 있는 모습에서 미역과 다시마 양식장임을 직감한다. 간간이 김 양식장도 보인다. 배가 양식장 사이로 빠져나간다. 뱃길만 빼고 모두 양식장이다. 양식장이 섬을 둘러싸고 있다. 섬이 양식장에 둘러싸여 있다. 가까이서 본 섬의 지형은 주상절리다. 섬이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과 모진 비바람을 견뎌낸 해송으로 덮여 있다. 해금강에 견줄만하다. 풍경이 예술작품이다. 신이 빚고 자연이 다듬은 걸작이다. 보는 각도에 따라 모습도 달리한다. 바다 위의 미술관이다. 완도 금당도다. 완도가 품은 250여 개 섬 가운데 하나다. 풍광은 완도를 대표한다. 전라남도의 '2021 가고 싶은 섬' 가꾸기 대상으로 선정됐다. 금당도에는 내년부터 10억 ...
편집에디터2020.12.03 13:00현천마을 전경-견두산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모습이다 . 소설(小雪)이 다가왔다. 첫눈이 내린다는 절기다. 뒷모습을 보인 가을과도 이제 작별을 준비해야 할 때다. 하지만 가을의 뒤태는 여전히 현란하다. 마지막 정열을 불태우며 가는 세월을 아쉬워하고 있다. 하얀 손 흔드는 억새와 바람에 춤을 추는 갈대도 매한가지다. 곶감이 주홍빛 단내를 머금어가는 산골의 풍경도 멋스럽다. 산수유도 늦가을 햇살에 꼬들꼬들 말라간다. 지리산 기슭을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였던, 그 열매다. 산수유 수확도 거의 끝나가고 있다. 산수유가 지천인 전라남도 구례군 산동면 현천마을이다. 마을을 둘러싼 견두산의 모양이 '현(玄)'자를 닮았고, 옥녀가 빨래하던 계곡물이 흐른다고 '현천'으로 이름 붙었다. 검은내, 거무내, 개미내 등으로도 불렸다. 70∼80년대까지만 해도 100여 가구가 오순도순 살았다. 지금은 ...
편집에디터2020.11.19 12:47방촌마을-천관산 자락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 날씨가 쌀쌀해졌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곳, 우리의 전통과 민속이 살아있는 곳으로 간다. 우리 민족문화의 원형을 이루는 뿌리였던 종가가 모여 있는 곳이다. 우리의 건축사는 물론 옛사람들의 생활사까지 엿볼 수 있는 전통의 장흥 방촌마을이다. 길게 흥한다는 장흥은 많은 문인과 학자를 배출한 고을이다. 기행가사의 효시로 통하는 을 지은 기봉 백광홍(1522∼1556)이 장흥에 살았다. 임금이 중심을 잡고 잘못된 정치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내용의 '만언봉사'를 정조한테 건의한 존재 위백규(1727∼1798)도 장흥사람이었다. 소설가 이청준, 한승원, 송기숙의 태 자리도 장흥이다. 장흥을 '문향'이라 부르는 이유다. 방촌은 장흥을 대표하는 인물 존재 위백규가 나고 자란 마을이다. 수백 년 동안 씨 내림을 해온 장흥 위씨의 ...
편집에디터2020.11.05 13:32함평향교-배향공간을 앞에, 강학공간을 뒤에 두고 있다. 팽나무와 개서어나무, 느티나무가 우람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수백 년을 산 노거수다. 아름드리 곰솔도 있다. 몸통의 절반을 인공 수피로 채우고, 지지대에 기대 비스듬히 서 있다. 세월의 더께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나중에 심은 후계목과도 잘 어우러진다. 한눈에 봐도 예사롭지 않다. 그것도 수십 그루가 줄을 맞춰 서 있다. 나무의 위엄은 용틀임하듯 뻗은 줄기와 가지에서도 묻어난다. 탄성이 절로 나온다. 고산봉을 병풍으로 삼고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있는 마을과도 잘 어우러진다. 마을과 함께 수백 년을 살아 온 마을숲이다. 전라남도 함평군 대동면 향교리에 있는 숲이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향교숲'으로 통한다. 숲의 면적이 3만7193㎡에 달한다. 1962년 국가지정문화재 천연기념물 제108호로 지정됐다. 산림청과 유한킴벌리 등이...
편집에디터2020.10.22 13:06선학동과 메밀꽃밭. 파란 가을하늘과 푸른 바다, 누런 들판이 한데 어우러져 동화 속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남녘에 하얀 눈(?)이라도 내린 듯, 눈꽃처럼 하얀 메밀꽃이 활짝 피었다. 키가 작아서 '앉은뱅이 들풀'로 불리는 메밀꽃의 생김새가 눈꽃과 소금꽃을 닮았다. 이쁘다. 하얀 꽃과 초록 이파리와의 만남도 환상적이다. 하얀 꽃의 배경이 된 바다도 짙푸르다. 누렇게 물든 황금빛 들판과도 어우러진다. 동화 속 풍경 같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으로 알려진 강원도 봉평보다도, 속이 더 아름다운 선학동이다. 선학동(仙鶴洞)은 장흥군 회진면에 속한다. 남도사람들의 웅숭깊은 한과 소리를 풀어낸 소설가 이청준이 나고 자란 고을이다. 이청준은 〈당신들의 천국〉 〈서편제〉 〈눈길〉 〈축제〉 〈선학동나그네〉 등을 남겼다. 지난 2008년 유명을 달리했다. 선학동은 영화 '천년학'의 촬영...
편집에디터2020.10.07 11: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