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참새는 비록 작지만 오장육부는 다 갖춘 동물입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아버지인 시중쉰(광둥성 책임자)이 1978년 '참새'로 비유한 광둥성의 자치권을 덩샤오핑(鄧小平 등소평)에게 요청할 때 한 말이다. 개혁개방을 부르짖던 덩샤오핑은 당시 "먼저 부자가 되라"는 선부론을 거론하며 그의 제안을 수용했다. 광둥성 선전은 그렇게 '경제특구'가 됐다. 선전은 80년에 경제특구로 지정될 당시 '바오안'이란 이름의 작은 어촌마을이었다. 선전은 40여 년이 지난 지금 상전벽해가 무엇인지를 실증적으로 보여줬다. 인구 3만명의 어촌...
김성수 기자 sskim@jnilbo.com2022.07.14 13:37요즘 수도권에 사는 광주·전남지역 향우들로부터 자주 듣는 얘기가 있다. "호남(더불어민주당) 정치인들은 도대체 뭐하고 있느냐"라는 질타였다. 윤석열 정부가 과거로 회귀하는데도, 국회가 한달 넘게 공전중인데도, 민주당은 서로 계파싸움만 한다며, 우리지역 국회의원들이 일은 하고있냐라는 볼멘 소리다. 지난 3·9대선과 6·1지방선거에서 연달아 패한 뒤끝인데다, 광주·전남이 민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이라는 점에서 목소리는 더욱 격앙된 듯했다. 요약해 보면, "호남 정치력이 약화됐다", "지역 국회의원들이 당에서 제 목소리를 못낸다", "당이...
서울=김선욱 기자2022.06.30 14:28'풀뿌리 민주주의', 지방자치를 대표하는 용어다. 지난 1991년 재출범된 이래로 31년이 지났다. 그동안 광주에서만 9차례 지방의원을 선출했다. 지역을 위해 일하겠다며, 지역일꾼을 자처하며 나선 이들이다. 9차례에 걸쳐 선출했으니 그동안 배출된 지방의원의 숫자도 어마어마할 터다. 현실은 암담하다. 광주시민 10명 중 7명이 지방의원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현실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광주시당이 내놓은 '지방의회에 대한 광주시 유권자 인식 조사 결과'다.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엠브레인퍼블릭'이 광주 거주 18세 이상 남여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다. 조사는 지방선거가 직후인 6월2일부터 4일까지 3일 동안 이뤄졌다. '거주하고 있는 지역의 지방의원의 의정활동 내용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10명 중 7명이 '지방의회 의원 활동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했...
홍성장 기자2022.06.23 16:40소설가 김영하가 말했다. "우리가 사람을 만나고 그들과 맞추기 위해 보낸 시간을 나에게 쏟았다면 인생은 더 풍요로워지지 않았을까?" 스무살 시절엔 매일 누군가를 만나지 않으면 안됐던 의무감에 시달렸다. 돌아보건데 청춘이라 불렀던 그날들은 늘상 비 오기 전의 여름날과 비슷했다. 짙게 깔린 먹구름 아래, 곧 쏟아질 비를 예감하며 땀으로 찐득해진 티셔츠에 손바람을 넣던. 친구들과 한잔 할 때는 부족한 안주와 술, 넘치는 말들이 자리했고 그때마다 청춘은 마치 땅콩 같았다. 살짝만 밀어도 껍질이 벗겨지고, 조금만 힘을 주면 반으로 부숴질 것...
노병하 기자2022.06.02 14:41"MZ세대가 미술시장에 뛰어들면서 아트페어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어요. 아트부산에 오면 미술시장의 최신 트렌드를 한 눈에 볼 수 있습니다. MZ세대 작가나 컬렉터들에겐 아트축제의 장이죠." 필자는 최근 '아트부산 2022' 행사장을 다녀왔다. 공식 개막 전날 열린 VIP 프리뷰 현장에서 인터뷰를 했던 한 청년 아티스트에게 아트부산에 대한 견해를 묻자 이같은 답변이 돌아왔다. 화랑미술제,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와 함께 국내 3대 아트페어로 꼽히는 '제11회 아트부산'이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렸다. 주최측은 올...
최권범 기자2022.05.26 13:06"달콤 상큼, 노랗고 투명한 빛깔이 예쁘고 석류 콜라겐보다 더 부드러우면서도 식감이 좋네요." 최근 우연한 기회에 전남도농업기술원이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전남지역 업체가 생산한 몇몇 제품을 맛보는 행운을 얻었다. 그 중 몇개를 지인에게 선물했는데 고맙게도 맛있게 잘 먹었다며 품평을 보내 준 문자다. 이 제품은 고흥 두원농협에서 출시한 '두힐고흥 유자C 콜라겐' 이다. 유자 과즙이 많이 들어 있어 식감이 좋았던 모양이다. 그동안 유자 원물이나 유자차, 유자청 판매 정도로 그쳤던 유자가 일약 변신 하는데 성공한 셈이다. 진도 특산물 강...
박간재 기자2022.05.19 13:29"공약을 발굴하고 예산반영 등 실현단계까지 적어도 4~5년은 걸립니다. 새 정부 출범 시기에 성장 동력을 찾는데 소홀하다면 10년 뒤 광주의 미래는 없습니다." 5년마다 정권 이양기에 지역현안이 새 정부 공약으로 반영되도록 '공약 세일즈'에 올인하는 광주시 공무원들의 간절한 속내이다. 지역에 현안들은 넘치고 넘쳐나지만 새 정부 공약으로 채택되는 건 기껏 열 손가락 내외다. 그것도 정치 지형도에 따라 어느 한쪽은 전폭적 지원을 그렇지 못하면 '홀대'라는 낙인이 5년 내내 따라 붙는다. 여기에다 수도권과 멀어 접근성은 떨어지고 경제성만...
김성수 기자 sskim@jnilbo.com2022.05.05 13:55울릉도에는 없는 게 3가지 있다고 한다. 공해와 뱀, 도둑이다. 여기에 한 가지가 더 있다. 군과 의회에 더불어민주당이 없다. 무소속 기초의원 1명을 빼면, 군수와 지방의원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보니, 오랜동안 국민의힘의 '안방'이 되어왔다. 반대로 광주와 전남은 국민의힘 소속 단체장과 지방의원이 없다. 시도와 지방의회의 안주인은 파란색의 더불어민주당 일색이다. 풀뿌리 지방자치에 견제와 균형이 사라지면 기득권층은 더 공고해지고, 위기가 온다. 일당 독식의 위험성이다. 광주·전남의 위기는 '정치적 섬'이...
서울=김선욱 기자2022.04.21 13:14민주당, 새정치국민회의, 새천년민주당, 새정치민주연합, 더불어민주당…. 소위 민주당이 걸어온 역사다. 민주당은 광주를 비롯해 전남·북 등 호남을 기반으로 탄생한 정당이다. 지금껏 세 차례 대통령도 배출한 '명문' 정당이기도 하다. 강력한 야당으로서 면모를 보일 때는 '진보'의 아이콘처럼 여겨졌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광주와 전남에서는 보수색이 짙은 '여당'의 이미지가 강했다. 지금껏 대부분의 지방 권력은 민주당의 몫이었고, '민주당 공천=당선'은 여전히 유효한 공식이다. 그동안의 지방 권력 지형도가 좋은 예다. 광주지역 광역의원은 민주당 일색이다.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부터 최근 7회 선거까지 선출직으로 민주당 이외에 시민의 직접 선택으로 당선된 사례는 단 한 차례뿐이었다. 2010년 6월 2일 치러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광주 서구 제4선거구에서 옛 민주노동당 후보...
홍성장 기자2022.04.14 15:484월이다. 뭘 했는지 알 수 없지만 벌써 그렇게 됐다. 지난 3월은 춥고도 뜨거웠다. 대통령선거가 치러졌고, 결과는 윤석열 후보의 당선이었다. 1%도 안 되는 차이였다. 당선은 됐지만 출발부터 부담을 안은 셈이다. 광주와 전남은 예상대로 한쪽 후보에 몰표에 가까운 선택을 했다. 그럼에도 윤 당선인은 광주에서 10%대의 득표율을 얻었다. 별거 아닌 이야기지만 더불어민주당으로서는 사실 '무서운 이야기'다. 철옹성이 깨지고 있기 때문이다. 거대한 댐도 작은 구멍 하나로 무너지는 법이다. 10%대 지지는 작은 구멍이라고 부르기엔 상당히 커...
노병하 기자2022.03.31 13:32지난해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친 국민들의 마음에 따뜻한 위로를 안겨준 것은 다름아닌 'K-컬처'였다. 영화 '미나리'의 윤여정이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거머쥔 것을 시작으로,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전 세계적 신드롬, BTS의 눈부신 활약 등 한류로 대표되는 'K-콘텐츠'가 유례없는 성공을 거두면서 국민들은 우리 문화의 위대함에 감동했다. 문화로 먹고 살고, 또 나라의 국격도 높아지는 시대가 오면서 '문화강국' 도약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대한민국 문화수도를 자처하는 광주 역시 'K-컬처'의 성장을 바라보는 기대치가 높다. ...
최권범 기자2022.03.17 11:47"트럼프 한명이려니 하고 잠시 웃고 지나 갔는데 이게 이제는 전세계 트렌드가 돼 가는 건 아닌 지 우려됩니다." 최근 한 지인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제20대 대선에 관해 얘기를 나누다 꺼낸 말이다. 그의 말처럼 지구촌 정세가 정말 '거꾸로 가는 글로벌 시대'가 되가는 듯한 기분이 드는 건 필자 뿐일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도 그렇고 트럼프의 미국이 그랬듯이 새로운 민족주의 시대로 회귀하는 듯 해 걱정스럽다. 예전의 연대, 공정, 비전, 아젠다, 철학을 최고의 가치로 표방하던 지도자들 역시 사라지고 있는건 아닌지 우려된다. 범...
박간재 기자2022.03.10 13:38복합쇼핑몰 하나 없는 광주가 대선 이슈로 떠올랐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지난 16일 광주 송정매일시장에서 복합쇼핑몰 유치 공약을 발표한 게 발단이다. 앞서 지난 2015년 신세계그룹은 광주에 대형 복합쇼핑몰과 특급호텔 조성사업을 추진하다 지역 상인회와 시민단체의 반발에 부딪혀 약 3년 만에 이를 백지화한 바 있다. 윤 후보는 이날 거리 유세에서 "광주시민들이 복합쇼핑몰을 아주 간절히 바란다. 왜 광주에만 (복합쇼핑몰이) 없나"라며 "이 유치를 누가 반대하나. 민주당이 반대해오지 않았나. 민주당 독점 정치가 지역민을 위해 한 ...
김성수 기자 sskim@jnilbo.com2022.02.24 16:09'RE100'이 뭐죠? 지난 3일 열린 첫 대선후보 4자 TV 토론회 생중계 현장.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질문에 이렇게 되물었다. 이 후보는 "재생에너지 100%"라고 설명했다. 이 장면은 토론회가 끝난 후 정치공방으로 비화됐다. 민주당은 '함량 미달'이라고 비판했고, 국민의힘은 '트집' 잡는다고 반박했다. 정치권 밖에서도 "그 정도도 모르냐", "기후위기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 "장학퀴즈냐"며 때아닌 공방이 벌어졌다. 어쨌든 이번 기회에 전국민이 'RE100'(Renewable Energy 100%...
서울=김선욱 기자2022.02.10 13:16전태일, 박종철, 이한열, 강경대, 박승희…. 수없이 많은 이들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쓰러져 갔다. 현재 그들에게 국가가 부여한 지위는 '민주화운동 관련자'다.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심의·의결된 이들이다. 모두 9844명이다. 민주화운동은 1964년 한일회담반대운동, 1969년 삼선개헌반대운동, 1979년 부마항쟁, 1987년 민주화운동, 1989년 전교조 해직사건 등이다. 법은 2000년 1월 제정됐다. 법에 따라 보상도 이뤄졌고, 명예회복이 '민주화운동 관련자'라는 호칭 부여다. 그런데 부족해도 한참 부족한 명예회복이다. 법안 역시 국가의 '자발적' 제정은 아니었다. 1998년 전국민족민주유가족협의회가 국회 앞에서 422일간 농성 끝에 얻어낸 결과물이다. '애매한' 명예회복에 대한 비판이 적잖다. 지난해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민주...
홍성장 기자2022.01.20 1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