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의 속도는 안단테 |
김형석의 음악은 따뜻하면서도 서글프다. 그는 밝은 감정보다 어둡고 연약한 감정이 사람을 더 자주 지배한다고 믿으며, 슬픈 음악이 더 깊은 위로를 준다고 말한다. 그의 대표곡들이 유독 가슴을 울리는 이유다. 실패와 좌절 속에서도 꾸준히 작곡해 세상에 나온 그의 곡들은 결국 시대를 대표하는 명곡들로 널리 울려 퍼졌다.
그가 작곡가로서 겪은 성공과 실패의 경험 역시 책 속에 담겼다. “완벽한 작곡, 완벽한 음악은 허상에 가깝다”는 고백에서 그가 얼마나 인간적인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쳐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지 엿볼 수 있다.
카세트테이프 시절부터 인공지능(AI) 작곡 시대까지, 음악계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도 김형석은 멈추지 않았다. 신인 발굴을 위한 실용음악학원과 기획사를 운영하고, 메타버스 시대에는 버추얼 밴드 ‘사공이호’를 제작하는 등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왔다.
하지만 중심은 늘 ‘사람’과 ‘음악’이었다고 그는 말한다. 가수와의 협업, 젊은 멘토에게 배우는 자세, 인간관계 속에서 곡을 완성해 나가는 태도는 김형석만의 음악 철학이다. 다양한 인연과의 이야기들을 이번 에세이 곳곳에 담은 이유이기도 하다.
책에는 김형석 작곡가가 이번 신간을 위해 직접 작곡한 연주곡도 수록됐다.
박찬 기자 chan.park@j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