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홍규>도심 집중호우, 반복되는 위험에서 나를 지키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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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김홍규>도심 집중호우, 반복되는 위험에서 나를 지키는 법
김홍규 광주 북부소방 119구조대 소방장
  • 입력 : 2025. 07.17(목) 15:35
김홍규 광주 북부소방 119구조대 소방장
매년 여름이 되면 예외 없이 반복되는 것이 있다. 바로 ‘도심 집중호우’로 인한 사고다. 최근 5년 동안 서울, 대전, 부산, 청주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급격한 강우로 인해 인도 침수, 맨홀 실종, 차량 고립, 반지하 주택 침수 등의 사고가 반복됐다. 특히 2023년 충북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는 14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앗아가며 우리 사회에 깊은 경각심을 안겼다.

도시라는 공간은 구조적으로 많은 지하 시설과 좁은 배수 체계를 품고 있어 강수량이 단기간 집중될 경우 더욱 위험하다. 문제는 이러한 사고가 ‘특이한 상황’이 아니라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과 수도권, 부산 등에서는 폭우 시 열린 맨홀에 빠져 실종되거나, 인도에 있던 시민이 물살에 휩쓸리는 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왔다. 특히 물에 잠긴 맨홀은 외관상 전혀 구분되지 않으며, 강한 유속이 형성될 경우 보행자가 균형을 잃게 되어 맨홀 구멍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야간에는 우산 대신 우비를 착용해 시야를 확보하고 침수된 인도나 도로는 무리하게 건너지 않아야 한다. 만약 물에 잠긴 길을 건너야 한다면 지팡이나 우산으로 지면을 확인하면서, 가급적 2인 이상 함께 이동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는 보호자의 도움 없이 침수 구역에 접근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2022년 서울 관악구 반지하 주택 침수, 2023년 오송 지하차도 참사, 2024년 군산 차량 급류 사고 등은 도심 내 지하공간에서의 침수 고립사고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잘 보여준다. 집중호우는 단 몇 분 사이 지하공간을 잠기게 하고, 차량은 순식간에 물에 잠긴다. “차량 안이 더 안전하다”라는 생각은 오히려 더 위험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호우 예보나 경보가 있을 경우, 지하차도·지하주차장·반지하 공간 진입을 자제한다. 그리고 차량은 미리 고지대로 옮겨 주차하고 지하차도 및 지하주차장에서 이동 중 차량 바퀴의 절반이 잠기게 되면 배기구가 잠기게 되며 물로 의해 엔진이 멈추고 수압으로 인해 문을 열기가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에 차에서 내려 신속히 탈출해야 한다.

그리고 반지하 주택 거주자는 침수 조짐이 보이면 즉시 전기 차단 후 집에 물이 들어오면 신속히 대피해야 한다. 현관문 앞 발목(30㎝)이상 물이 들어차게 되면 문을 열기 어려워지며 무릎(50㎝) 이상 물높이가 되면 수압으로 인해 탈출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재난은 예고 없지만, 대비는 할 수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해 도시 집중호우는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위험은 반복되지만, 피해는 반복되지 않도록 막을 수 있다. 시민 각자의 경각심, 이웃 간의 관심, 그리고 지자체의 사전 통제 조치가 함께 이루어질 때 우리는 같은 사고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

도시 속 집중호우, 내가 있는 곳이 안전하다는 보장은 없다. 사고를 막는 첫 단추는 ‘관심’과 ‘준비’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