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쏠림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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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쏠림 심화
변동보다 싸고 한도도 많아 유리
당국 압박·시장 금리 역전 영향도
광주·전남도 고정금리 비중 우세
  • 입력 : 2025. 06.02(월) 07:31
  •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
은행 대출 창구. 연합뉴스
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 비중이 다시 90%에 육박하며 변동금리를 크게 앞섰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4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4월 신규취급액 기준 고정금리 주담대 비중은 89.5%로, 지난해 11월(81.4%) 이후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금리가 인하 중임에도 고정금리가 선호되는 배경엔 현재 시중금리 구조와 규제 요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고정금리 주담대는 3.375.52% 수준으로, 변동금리(3.885.53%)보다 하단이 0.51%포인트 낮고 상단도 소폭 유리한 수준이다. 여기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계산 시 고정금리가 유리하게 적용돼 대출 한도도 더 많이 나오는 구조다.

금융감독원의 ‘고정금리 확대’ 행정지도도 쏠림 현상을 가속화했다. 당국은 은행권에 자체 고정금리 목표치를 30% 이상 유지할 것을 권고했고, 이는 상품 설계와 고객 유도에 반영됐다. 특히 주기형·혼합형 고정상품이 대출심사 시 더 낮은 스트레스 금리(DSR 반영금리)를 적용받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가 유력한 상황에서도 고정금리 선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총재는 “향후 경기 둔화 속도가 가팔라질 경우 인하 폭이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으며, 시장은 연내 두 차례 이상 인하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선 금리와 한도 측면에서 고정형 대출이 유리하며, 향후 시장금리가 충분히 내려간 뒤 조건이 개선되면 변동형으로 갈아타는 전략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한다. 김혜미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요즘 고정형 상품이 금리도 낮고 중도상환수수료 부담도 적어졌기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고 말했다.

광주·전남 지역의 주요 시중은행 지점들에서도 최근 주담대 신규 신청자의 약 80~85%가 고정금리를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주기형 금리 상품에 대한 문의가 많고, 실수요자 위주로 한도 최대화 수단으로 고정금리를 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노병하 기자 byeongha.no@jnilbo.com